울먹이며 사죄
민주정의당과 국보위 활동도 사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전임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때도 일부 구성원들의 5.18 망언 문제에 대해 사과를 했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를 찾아 작년 초 일부 당원들의 5.18 관련 막말에 대해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서 무릎을 꿇고 참배했다. 

무릎을 꿇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광주에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발언과 행동에 저희 당이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 했다. 그동안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죄를 드린다”며 “(과거 자신이 신군부가 설치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재무분과 위원으로 참여했던 것에 대해) 그동안 여러 번 용서를 구했지만 결과적으로 상심에 빠진 광주시민과 군사정권에 반대한 국민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1981년부터 1988년까지 내란학살범 전두환씨가 창당한 민주정의당 소속이었고 세 차례나 공천을 받아 출마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원고를 읽다가 울먹이는 김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역사적 화해는 가해자의 통렬한 반성과 고백을 통해 이상적으로 완성될 수 있지만 권력자의 진심 어린 성찰을 마냥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가 대표해서 이렇게 무릎을 꿇는다”고 표현했다.

그러자 현장에 있던 NL 성향의 대진연(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학생들은 피켓을 들고 “미래통합당 망언 의원부터 제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고함을 질렀다.

김 위원장은 민주묘지의 상징인 ‘민주의 문’ 앞에서 미리 준비한 원고를 낭독하다가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고 손을 떨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5·18민중항쟁추모탑으로 이동해서 헌화와 분향을 했고 탑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김 위원장은 일어나면서 살짝 휘청거렸고 주변의 부축을 받았다. 그 다음에는 묘역으로 갔다. 김 위원장은 영혼결혼식과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인 故 박기순·윤상원 열사 및 행방불명자 묘역으로 가서 헌화하고 묵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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