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의제로 코로나 극복
여야 논의 결론이 나올만큼 성숙해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도대체 영수 회담을 하겠다는 것인지 아닌지 청와대와 미래통합당 간의 밀당이 지속되고 있다. 청와대는 최대한 만나보자고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통합당은 보여주기식 회동이 아닌 무엇을 논의할지 의제를 명확히 하고 실질적인 성과가 담보돼야 한다면서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오전 광주광역시 일정을 수행한 뒤 김대중컨벤션센터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면한 현안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어떻게 슬기롭게 잘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라며 “코로나가 함께 가져오고 있는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도 난제다. 이 모두가 정부 재정과 연결이 돼 있기 때문에 이것을 끌어가기 위해서는 현장의 민심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회동의 결론을 낼 수 있을만한 조건이 성숙돼야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제1야당 대표가 대통령과 만날 기회가 있다면 통상 정책 의제를 논하기도 하겠지만 여권의 실정을 몰아붙이기 위한 기회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일반 의제로 회동 조건을 설정했는데 물밑에서는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주호영 원내대표와 상의해서 △법사위원장(법제사법위원회) 문제에 대한 해법 △상임위원장 18개 중 일부 양보 △부동산 3법+임대차 3법의 일방 처리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 △부동산 정책 실패에 책임지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 △노영민 비서실장의 사표 수리 등의 요구조건을 내세울 수도 있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회동 관련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데 4선 국회의원 출신인 최 수석이 통합당 당 지도부와 합의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야당 대표와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국민이 가장 관심 있고 아픈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명분이 있을 때 의미가 있다. 형식적으로 모양만 갖추는 만남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 꼭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야당이 그것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기 때문에 만나서 협의하면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 성숙했을 때 만남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게 모두 갖춰졌을 때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만남이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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