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벌쏘임 환자 6만9890명..50대 가장 많아
벌집 건드렸을 경우 팔 휘두르지 않아야
땅에 엎드리면 더 위험...20m 이상 도피

말벌의 모습 (
장수말벌의 모습 (사진=국립공원공단)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입추를 지나 추석을 앞두고 해마다 이맘쯤이면 벌 쏘임 사고가 급증한다. 특히 올해는 사상 최장을 기록한 장마가 끝나고  높아진 기온에 벌들의 활동이 왕성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0일 행정안전부(장관 진영)는 긴 장마가 끝나고 야외활동이 늘 것이 예상된다며  벌 쏘임 사고 예방에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15~2019년) 동안 벌 쏘임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총 6만9890명이다. 이 중 절반이 넘는 55.8%(3만8970명)가 8월(27.6%)과 9월(28.2%)에 발생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27.5%(1만9247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가 21.2%(1만4838명), 40대가 16.9%(1만1810명) 순으로 나타났다. 70세 이상 환자도 13.2%(9229명)나 발생했다.

(자료=국립공원단)
최근 5년간(‘15~’19년) 벌쏘임 환자 현황(자료=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지난 13일 전국에 벌 쏘임 사고 주의보를 발령한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벌 쏘임 사고로 119구급대가 이송한 환자는 2017년 7552명, 2018년 6118명, 2019년 3081명으로 3년간 연평균 5584명을 이송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3258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경북 1941명, 경남 1751명, 강원 1744명, 전남 1739명, 충북 1271명 순으로 나타났다. 월별로는 전체 1만6751명 중 7월부터 9월까지가 1만2683명으로 76%가 발생했다.

이에 소방청은 “7월 말에서 9월 중순까지가 가장 조심해야 할 시기로 판단된다.”며 “이 시기 야외활동 시 가급적 벌을 자극하는 향수, 화장품, 스프레이 종류 등을 자제하고 흰색계열의 옷 착용, 소매가 긴 옷을 입어 팔․다리 노출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벌 종류는 말벌, 땅벌 등이 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외래종인 등검은말벌은 지붕의 처마 아래 집을 짓는 등 도심에서도 자주 나타나 사람은 물론 꿀벌, 땅벌 등을 공격하는 등 공격성이 커 매우 위험하다.

국립생물자원관 변혜우 연구관은 "말벌은 꿀벌과 달리 침이 일자형으로 피부에 박히지 않고 독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여러 번 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벌의 독 속에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많이 들어 있어, 벌에 쏘이면 통증과 가려움, 두드러기가 생길 수 있고, 증상이 심해지면 과민성 증상으로 인한 심장발작, 호흡곤란 등이 올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국립공원공단이 장수말벌의 공격성에 관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땅속에 집을 짓는 장수말벌과 땅벌 등은 산행이나 벌초 등 야외활동 시 매우 위험했다. 특히 검정색 의상을 입었을 때와 벌을 공격한 후 엎드렸을 때 가장 높은 공격성을 보였다.

또 벌집을 건드린 후 벌집에서 20m 정도 벗어나야 대부분의 벌들을 피할 수 있었지만  한두 마리는 여전히 따라와 공격하는 모습이 나타나 벌집을 건드렸을 경우는 즉시 대피하는 것이 가장 안전했다.

이에 벌 쏘임 사고 예방요령은 산행이나 벌초 등 야외활동 시에는 주변에 벌이 있거나 땅속이나 나뭇가지 등에 벌들이 들락거리면 벌집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하며, 벌집을 발견했을 때는 섣불리 제거하거나 벌을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

국립공원연구원 한태만 연구사는 “야외활동을 할 때는 흰색이나 노란색 등 밝은 계열의 옷과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팔을 휘두르는 등 몸짓을 크게 하지 말고 벌집에서 20m이상 떨어진 곳으로 즉시 대피하고 이때 땅에 엎드리거나 웅크리면 더욱 공격받기 쉬워 이 경우는 머리 부분을 보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벌집의 위치에 따라 벌들의 공격 부위도 달라지는데, 나뭇가지 등 높은 곳에 집을 짓는 등검은말벌 등은 벌집에서 가까우며 검은색인 머리 부위 공격이 많고, 땅속에 집을 짓는 땅벌이나 장수말벌은 주로 다리 부분을 공격하는 특성이 있다”며 “벌에 쏘였을 때는 쏘인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어 주고 얼음주머니 등으로 차갑게 한 후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종한 행정안전부 예방안전정책관은 “긴 장마가 끝나고 벌들의 개체 수가 증가하면서 벌 쏘임 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며 “야외활동을 할 때는 밝은색 옷과 모자를 착용하고 무엇보다도 벌에 쏘이지 않도록 주변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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