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만 가시면 시진핑 온다
수많은 의제 논의
미국 견제 목적이 제일 크다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원래 시진핑 중국 주석은 한국에 방문하기로 계획되어 있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중 갈등 국면이 심화되고 코로나19로 위기가 닥치자 불투명해졌었다. 뭔가 애매한 상황에서 시 주석의 방한이 확정됐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2일 부산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6시간 가까이 시간을 보냈다. 공식 회담과 오찬을 통해서 다양한 대화를 나눴는데 △시 주석의 우선 방문 국가 목록에 대한민국 포함된 것 재확인 △방한 시기와 의제 추후 논의 등이 발표됐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같은 사실을 서면 브리핑으로 전했다. 

강 대변인은 “방한 시기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외교당국간 지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중국 측은 한국이 시 주석이 우선적으로 방문할 나라라는 점을 확인해줬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이 올해 안에 방한한다면 중국 최고지도자가 된 뒤에 첫 방문이 된다. 물론 추후에 코로나 방역 상황과 미중 관계의 변수에 따라 일정이 변동될 수도 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왼쪽)과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이 22일 오후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회담을 마친 뒤 보도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8.22
서훈 국가안보실장(왼쪽)과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이 22일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회담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 실장과 양 국원은 이날 아침부터 14시까지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났는데 논의 주제는 △코로나19 대응 협력 △한중 현안에 대한 고위급 교류 △한반도 문제와 국제정세 △FTA(자유무역협정) 2단계 협상 가속화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연내 서명 △신남방 및 신북방 정책 연계협력과 관련 시범사업 발굴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거를 비롯 다자주의 협력 △한중일 정상회의(한국 의장국) 연내 개최 등이었다.

강 대변인은 그야말로 피상적인 부분으로만 회담 내용을 브리핑했는데 사실 한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중국 봉쇄정책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데 G7 정상회의를 G11로 확대하겠다거나, 미국 내 중국 대사관을 폐쇄하거나, 관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봉쇄정책의 골자는 우호국을 끌여들여 동참시키는 것인데 미국은 한국이 대중국 압밥 전선에 함께 해주길 요구하고 있다. 대놓고 그러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정치안보적으로 가깝지만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더 가깝다. 무역 거래액만 봐도 그렇다. 양 국원의 이번 방한은 한국이 미국에 기울지 못 하도록 어필하려는 것일 가능성이 높고 이를 위해 중국이 가진 경제 파워를 과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자들에게 공개된 발언을 보면 서 실장은 “우리 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고 양 국원은 “향후에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서 실장은 양 국원으로부터 조만간 중국에 방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추후 외교적 교류 전반에 대해 협의하기로 했다. 나아가 서 실장은 △코로나 시국에서도 양국의 신속통로 신설 및 확대 운영 △항공편 증편과 비자발급 대상자 확대 등을 양 국원에게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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