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코로나 진료 참여하기로
“진정성 있는 논의 시작”
의협은 24일 회동 예정
파업 기조를 끝내는 게 아니라 
급한 코로나 불부터 끄면서 협상 병행하기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 시국이 엄중한 상황에서 총파업에 돌입하려고 했던 의료계와 절충점을 찾았다. 의료계는 7월말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4대 의료 정책(의대 정원확대/공공의대 설립/한방첩약 급여화/비대면진료 육성)에 강하게 반발하고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정 총리는 일요일(23일) 20시반부터 2시간 반 동안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전협(대한전공의협의회)과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 결과 대전협 소속 전공의들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진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일단 총파업을 하지 않고 정부와 4대 의료 정책을 놓고 진지한 협상에 임하기로 한 것이다. 전공의는 병원에서 전문의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일정 절차를 밟고 있는 인턴 및 레지던트를 의미한다. 우리가 흔히 드라마에서 살인적인 의료 격무에 치이는 모습을 보곤 하는데 그들이 전공의다. 그런 전공의에 대한 노동권 개선이 시급하긴 하지만 현 상황에서 전공의들의 의료행위에 공백이 생기면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은 마비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박지현 대전협 회장과 주먹 악수를 하고 있는 정세균 총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면담에는 정 총리와 함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박지현 대전협 회장 등이 참석했다. 

당장 드는 생각은 의협(대한의사협회)의 입장이다. 

정부는 22일 4대 정책 추진 보류를 조건으로 의료계와 대화에 나서자고 제안했지만 별 다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 했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23일 오후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났고 이날 의협은 공식적으로 양당과 정 총리가 참여하는 4자 회동을 공식 제안한 바 있다. 다행히도 정 총리는 월요일(24일) 14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의협과 면담 약속을 잡았다. 

정 총리는 대전협과 타협을 봤지만 의협은 이미 1차 총파업에 돌입했었고 26~28일 2차 총파업과 추후 3차 총파업까지 할 수 있다고 예고했을 만큼 한층 더 강경한 입장이다. 과연 정 총리가 최 회장과 만나 합의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전협도 21일부터 순차적으로 파업에 돌입하는 와중이긴 했는데 의협과는 달리 지방자치단체와 협력 하에 선별진료소 등 코로나 방역에 부분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정 총리는 면담 직후 “현재 코로나19 확진자와 가족들은 절박하지 않겠느냐. 여러분은 그분들을 도울 좋은 능력이 있다. 오늘 결단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정부도 거기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고 박 회장은 “오늘부터 시작돼 더 많은 것을 논의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자리가 계속 마련됐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실 보건복지부 등과 사전 협의를 마치고 최종 결과를 놓고 정 총리와 만난 것이라 면담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대전협은 ‘파업 철회’와 ‘전면 현장 복귀’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일단 400여명 가까이 확진자가 나올 만큼 코로나 재확산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라 급한 불부터 끄자는 것이지 4대 정책을 놓고 협상을 벌여서 좋지 않은 결론이 나오면 다시 총파업에 나설 수도 있다.

이와 관련 국무조정실 관계자 A씨는 기자들에게 “코로나19 대응이 시급한 만큼 일단 이에 집중하고 향후 (의료계의 요구 등) 모든 것을 놓고 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대전협 측은) 전공의 교육 문제, 인기학과 쏠림 현상, 지역 간 의료 격차 원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정부의) 의료정원 확대 정책이 먼저 발표된 데 문제를 제기했다”며 “(대전협 측은) 근본적인 고민없이 의대 정원만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입장으로 정부와 충분히 논의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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