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의협 면담
“허심탄회한 대화” 있었음에도 
아직 견해차 못 좁혀
26일 총파업은 아직 철회되지 않았다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전날(23일) 밤 정세균 국무총리는 대전협(대한전공의협의회)과 만나 당장 급한 불을 껐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의료 인력의 공백을 막는 대신 4대 의료 정책(의대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한방첩약 급여화/비대면진료 육성)을 놓고 진지한 협상에 돌입하기로 한 것이다. 4대 정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일단 보류해놓은 상황에서 코로나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내용 협상을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대전협과는 뭔가 절충점을 찾는 모양새를 연출했지만 좀 더 강경한 의협(대한의사협회)과의 담판이 남아 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서있는 인물이다. 23일 미래통합당 지도부와 만난 그는 4자 회동(의협-더불어민주당-통합당-정 총리)을 제안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난 최대집 의협 회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다행히도 24일 14시에 정 총리와 최 회장이 만났다. 기본적으로 양측은 “진정성있게 이야기를 나눴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아직 견해차를 좁히진 못 했다. 대다수 언론들은 소득없이 끝났다고 보도했지만 강경파인 최 회장이 정 총리와 만나기로 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있다. 

최 회장 입장에서 4대 정책 추진을 당장 중단시킬 수 있을 만큼 강경 투쟁을 하기에는 코로나 시국 속 국민들의 눈치가 보였던 것으로 읽혀진다.

최 회장은 70분간 면담한 뒤 기자들에게 “보건복지부와 의협 실무진 간에 구체적 내용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정 총리도, 박능후 장관(복지부)도, 나도 허심탄회하고 진정성있게 이야기를 나눴다”며 “아직은 견해차가 좁혀진 게 없다”고 말했다. 

면담에 배석한 박 장관은 기자들에게 “이른 시일 안에 이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데에 마음이 통한 것 같다. 집단행동을 풀 수 있는 방향으로... 긍정적 논의가 있었다”면서 “총파업 중단과 같은 가시적 합의까지 나아가지는 못 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최 회장과 정 총리가 면담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 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의협이 집단 휴진을 강행하면 환자는 두려워하고 국민은 불안해할 것”이라며 “의대정원 확대 등 보건의료 현안을 놓고 의료계와 열린 자세로 진지하게 논의하겠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이 아니라 힘을 모아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의료 현안을 지혜롭게 푸는 모습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오늘 회동 결과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서 의협이 예고한 26~29일 집단 휴진 방침이 철회되지 않았다. 이틀의 시간이 남았는데 그동안 정부와 의협 간의 대타협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