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주간 수도권 학교 구성원 확진자 193명
거리두기 2단계에서 최대치
고3만 학교간다
9월11일 이후에는 방영당국과 판단해볼 것 
돌봄 공백 최소화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300여명 정도로 지속되고 있다. 25일 오전 발표된 추가 확진자 수는 280명이고 수도권에서만 221명이다. 상황이 심각하다보니 2학기 개학 시즌에 변동이 있을 수밖에 없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그리고 특수학교까지 내일(26일)부터 9월11일 동안 등교수업을 하지 않게 됐다. 전면 원격수업 체제로 돌입되는 것이다.

고3(고등학교 3학년)은 수능이 100일(12월3일)밖에 안 남은 만큼 제외됐다.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불가피하게 수도권 전면 원격수업 체제로 진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진=교육부) 

유은혜 교육부장관(사회부총리)은 25일 아침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도권 교육감들(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성훈 인천시교육감)과 함께 긴급 합동 브리핑을 열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도권 지역의 전면 원격 수업 전환이 불가피했다”며 “12월3일 예정된 수능을 차질없이 치르기 위해서라도 감염 확산을 빠르게 차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는 3단계가 아닌 2단계다. 그럼에도 불가피한 부분이 있었다.

이미 전날(24일) 자체적으로 등교수업을 중단한 학교는 전국적으로 1845곳이고 서울 148곳, 경기 422곳, 인천 167곳으로 수도권이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유 장관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코로나 확산세가 아직 진정되지 않았고 감염 경로 확인이 어려운 확진자는 조사에 비협조 등으로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대단히 엄중한 상황”이라며 “학교도 이 위험 상황의 예외는 아니다. 8월 이후 폭증된 집단 감염의 무서운 확산 추세는 우리 학생과 교직원 감염으로 나타나고 있다. 11일부터 23일까지 약 2주간 수도권 지역에서만 약 193명의 학생 및 교직원이 확진됐고 등교수업을 시작한 이후 확진자의 76%가 최근 2주 사이에 발생한 것”이라고 환기했다. 

일단 교육부는 11일까지 수도권 전면 원격수업 체제 상태로 상황을 지켜본 뒤 코로나 확산세 등을 놓고 중앙방역대책본부와 논의해서 추후에 어떻게 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비수도권 학교에 대해서는 학교 밀집도 3분의 1 이하 유지 원칙과 함께 원격수업을 병행하도록 조치했다. 특히 교육부는 고3 말고도 △기초학력 지원이 필요한 학생 △특수학교 학생 △전교생 60명 이하 소규모 학교 재학생 △농어촌 학교 재학생 등에 대해서는 원격수업 전환 여부를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대면 지도가 가능하도록 했다. 

흔히 대학 수업에서 절대평가 방식의 ‘패스 오어 패일’이 이뤄지곤 하는데 교육부는 거리두기 3단계 상황에서 중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적용되는 패스 오어 패일 방침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미 온라인 등교를 해본 적이 있어서 관련 시스템이 정비됐지만 교육부는 수도권 지역의 안정적인 원격수업을 위해 △온라인클래스 △e학습터 출결관리 △실시간 쌍방향 화상강의 서비스 기능 등 단계적으로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나아가 9월 중으로 EBS나 출판사와 협력해서 추가 교과 콘텐츠 13종을 개발하기로 했다. 

당장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가 학교에 가질 않으니 돌봐줄 사람을 찾아야 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교육부는 원격수업 기간 동안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광역교육청별 기존에 편성된 돌봄 예산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부족하면 예비비와 추경(추가경정예산) 등으로 확보된 돈을 최대한 써서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학교에 안 가더라도 ‘학교 급식체제’를 최소 한도로 유지해서 돌봄 서비스를 받는 학생이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했고 무엇보다 교육부는 방과후강사와 퇴직 교원 등 돌봄 인력을 최대한 끌어모아보겠다는 입장이다. 유치원의 경우 방과후 과정 신청 여부와 상관없이 ‘놀이와 쉼’ 중심의 돌봄 체제를 구축한다.

왼쪽부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유은혜 교육부장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유은혜 교육부장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먼저 궁금한 것이 학원 문제다. 학교는 못 가도록 했는데 학원은 어떻게 되는 걸까.

유 장관은 관련 질문을 받고 “2단계 상황에서는 대형 학원에 대해 운영 중단 조치가 취해지고 300인 이하 중소 학원은 방역을 철저히 준수할 수 있도록 방역 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수능 연기 문제에 대해서는 계획대로 치러질 수 있도록 “12월3일 예정된 수능을 차질없이 치르기 위해서라도 감염의 확산을 빠르게 차단하고 안정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한다. 전국민의 협조와 교육 현장에서의 헌신과 노력으로 수능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혹시 코로나 상황이 악화돼 이번주에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됐을 때 고3도 학교에 가지 않게 되는 건지에 대해 유 장관은 “(고3에게는)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가정을 전제로 말씀드리기는 그렇지만 고3의 특수성을 감안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교육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코로나 종식 때까지 학교 저작물의 이용 범위 한시적 확대 △교육청과 함께 저소득층 학생에게 스마트기기 무상 대여 △학습 결손 최소화 위한 예비 교원 인력 활용 △수업 후 개별상담과 같은 학생 맞춤형 관리 △기초학력 지원 학생-한국어 교육 시급한 중도입국 학생-특수학교 학생 대상으로 별도의 보충 지도 가능하도록 철저한 방역 하에 소그룹 대면 지도 △학생 심리방역 지원 강화 △교사와 학교 차원에서 SNS 활용해서 학생의 심리상태 체크하는 24시간 비대면 모바일 상담 시스템 운영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유 장관은 “국민 여러분 우리 아이들이 다시금 일상으로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해주길 부탁드린다. 이번 원격수업 전환 결정이 현재 수도권 지역의 감염 확산을 막는 시금석이 되길 기대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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