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 측정, 출입명부 작성, 손소독
8월30일 0시부터 9월6일까지 2.5단계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이용 전면 금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방역 당국(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 수도권에 배수진을 쳤다. 수도권에 한정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했는데 이제 프랜차이즈 카페 안에서는 커피를 마실 수 없다. 이번주 일요일(8월30일 0시)부터 다음주 일요일(9월6일 23시59분)까지 8일간이다. 물론 테이크아웃과 배달앱을 통한 배달 서비스는 가능하다. 그러나 9월7일 이후에도 코로나19 재확산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 3단계로 더 강화될 수도 있다.

본지 기자는 서울에서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이용 금지가 시행되기 하루 전 29일 아침 8시반 강남권에 위치한 투썸플레이스 매방에 방문해봤다. 

투썸플레이스는 CJ그룹 소유였지만 지금은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넘어갔고 전국에 1000개 이상의 매장을 갖고 있다. 당국은 자영업 카페와 달리 프랜차이즈 카페가 통상 번화가에 위치해 있고 이곳에 많은 인원이 밀집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핀셋 규제를 가했다. 프랜차이즈 카페는 가맹사업법에 명시된 기준대로 분류된다. 국내 프랜차이즈 카페는 대표적으로 스타벅스, 이디야, 투썸플레이스, 커피빈, 빽다방, 할리스, 폴바셋, 파스쿠찌, 달콤커피, 앤젤리너스, 탐앤탐스 등이 있다. 

손으로 적는 출입명부와 손소독제가 비치돼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사진=박효영 기자)
모든 좌석에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좌석 제한 '팻말'이 붙어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사진=박효영 기자)
마주 보지 말고 대각선으로 앉으라는 취지의 팻말. (사진=박효영 기자)

일단 매장에 들어서자 매장 직원이 체온을 측정하고 수기로 출입 명부를 작성하도록 했다. 그 다음에 손소독을 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네이버와 카카오 QR코드로 하면 더욱 편리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수기로 작성하도록 해서 조금 당황했다. 이게 규정 때문에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코인 노래방과 헬스장의 경우 거의 대부분 QR코드 전자명부를 활용하고 있다. 물론 2.5단계 이후에는 노래방과 헬스장은 영업이 중단된다.

매장 2층에 올라갔더니 손님이 아무도 없었고 모든 좌석에 ‘사회적 거리두기 좌석’이라는 팻말이 놓여 있어서 직원에게 “매장 이용 금지는 내일부터 아닌가?”라고 물어봤다. 그런데 그게 그런 의미가 아니라 마주보고 앉지 말고 대각선으로 앉으라는 의미였다고 했다. 확진자가 있느냐 없느냐가 가장 관건이지만 혹시 있더라도 거리를 최대한 떨어트려놓으면 덜 감염될 수도 있다는 심리적 조치로 이해된다.

광복절 이후 수도권에서 코로나 재확산이 일어났고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게 익숙해졌다. 하지만 식당이나 카페에서는 음식물을 먹어야 해서 결국 벗을 수밖에 없다. 잠시 마스크를 벗고 커피를 마시는 그 사이 주변에 확진자가 있으면 바로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권준욱 방대본(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지난 24일 정례 브리핑 자리에서 “식당이나 카페에서 음식 섭취 외에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해도 음식을 먹을 때는 마스크를 벗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공간에 확진자가 있다면 감염을 피하기 어려운 것은 아닌지”라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이에 권 부본부장은 “우리나라의 음식 문화 자체가 사실상 대화의 목적이 들어있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이 불비할 경우에는 (중략) 비말에 섞인 코로나 바이러스가 배출되는 환경이 아무래도 식당이나 카페가 빈번하고 위험하다”며 “그래서 방문해서 식사하기 보다는 배달로, 만약 (매장 안에서 음식을 취식) 하더라도 음료를 먹고 식사할 때 이외에는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침의 이행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부분을 마스크 이외에 다른 방법 가림막이나 여러 고민을 하고 있는데 녹록치 않다. 우리 문화가 식사 때 음식이 공유되는 특성이라든지 조리 과정에서 한 식탁에서 개개인을 구분하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결국 현재로서는 음식을 먹을 때 이외에 계속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유일하고 강력한 효과적인 방법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당국은 유동성이 높은 젊은층이 카페에서 마스크를 내릴 수밖에 없은 현실을 감안해서 2.5단계로 격상해서 카페 감염 요인을 최소화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이상(약 2600만명)이 수도권에 산다. 코로나에, 폭염에, 9호 태풍 ‘마이삭’에 모두가 고통스럽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조금만 더 참고 견딜 수밖에 없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