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현지 기자] 국립현대무용단이 코로나19 여파에도 관객과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국립현대무용단의 신작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가 10월 16일부터~18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 오른다. 올해 초 부임한 남정호 예술감독의 신작이다. 남 예술감독은 오늘날의 사회 현상을 주목하고 작품에 담아 관객과 동시대의 감각을 공유하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했다.

특히 갈등‧충돌이 끊이지 않는 경쟁 사회의 잔혹함과 비인간성을 무겁게 바라보되 우화적‧유희적으로 연출해 관객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대 위에는 무용수 14인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인생을 거듭 덮치는 시련, 특히 사회에서 맞닥뜨리는 경쟁과 그러한 삶을 겪어내는 개인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고통과 기쁨을 가로지르는 길목에서 필연적으로 가해 혹은 피해를 선택해야만 하는 비극으로 다소 심각한 주제지만, 어둡고 무거운 장면들로 러닝타임을 채우지는 않는다.

아울러 남정호 예술감독은 현대무용 특유의 에너지와 자유로움, 춤의 유희적 속성을 극대화한 안무를 선보일 예정이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 뒤에 서늘한 긴장을 숨겨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에 관객은 즐거운 무대 위에서 낯선 긴장을 느끼는 순간, 내면을 꿰뚫어 보는 작품의 시선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관객은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무대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안무가의 주제 의식에 닿아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올 초 국립현대무용단에 부임한 남정호 감독은 1980년 프랑스에서 장-고당 무용단(Cie Jean-Gaudin) 단원으로 활동했으며, 현대무용단 줌(Zoom)을 창단해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쳤다. 당시 기존 틀을 벗어난 남정호의 춤은 미국 스타일 위주였던 한국 현대무용에 새로운 길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순열 평론가는 남정호를 “끊임없는 탈각을 시도해온 안무가”로 표현한 바 있다. 주요 안무작으로 ‘안녕하세요’, ‘비밀의 뜰’, ‘도시 이야기’, ‘목신의 오후’, ‘빨래’ 등이 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이번 공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좌석은 거리두기 지침을 엄격히 준수해 마련한다”며“. 공연 전에는 연습실 공개 행사를 진행해, 생생한 공연 준비 과정을 관객들이 미리 만나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예매·참관행사 일정은 추후 국립현대무용단의 홈페이지와 공식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