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미래상
안보는 한미동맹
경제협력은 중국에 기대고 있어 
미국의 편가르기 강요에 어떤 대처?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외교통에 초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수혁 주미대사가 중국과의 경제파트너적 관계를 강조했다. 통상 우리는 미중 갈등 국면에서 당연히 한미동맹의 안보적 관점으로만 사안을 바라보는 관성이 있기 마련인데 주미대사가 중국의 중요성을 환기해서 이목이 집중된다.

이 대사는 우리 시간으로 4일 새벽 열린 조지워싱턴 대학교 화상 대담 행사에서 “우리는 한미동맹의 미래상에 대해 숙고해봐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미국은 우리의 동맹이고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역내 무역 파트너 중 하나라는 사실 즉 한국의 지정학적 특수성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지정학적 특수성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다루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강점도 약점도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수혁 주미대사는 중국의 존재를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중 교역 규모는 4년전 기준으로만 쳐도 251조5660억원(2114억달러)이다. 한국 전체 교역량의 25%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1945년 해방 정국 이후부터 6.25전쟁을 거쳐 미국의 안보 블록에 묶여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중국의 경고가 있었음에도 박근혜 정부는 2016년 7월 경북 성주군에 사드(종말고고도지역방어체계)를 배치하기로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강력하게 반발했던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표도 집권 후에는 사드 배치의 흐름을 되돌려놓지 못 했다.

그게 우리의 현실이다보니 미중 갈등 국면에서 너무 지나치게 한미동맹 위주의 사고가 지배적이다. 국제사회에서 한 나라는 모든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고 특히 강대국들과는 다 잘 지내야 한다. 40년간 외교관으로 근무한 이 대사 입장에서 편 가르기가 강요되는 상황에서 미국을 우선적인 파트너로 삼고 있는 편견을 깨고 싶을 것이다. 

이 대사는 한미동맹에 균열 조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동의하지 않는다. 한미 동맹은 아주 강력하고 건강하다”고 답했지만 지난 6월 있었던 워싱턴 특파원 화상 간담회에서 한 발언으로 인해 미국 외교당국이 반발한 바 있다. 

이 대사는 그때 “일각에서 우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서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가진다”고 발언했는데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에서는 “한국은 수십 년 전 권위주의를 버리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을 때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고 논평했다.

이런 미국의 반응이 한국 정부가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이미 G7에서 한국과 일본 등을 끼워넣어 G11으로 확대하자면서 중국 봉쇄론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했다. 확실히 자기 편에 서달라고 대놓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대사는 “우리는 안보의 관점에서 (한미)동맹에 기대고 있고 경제협력의 관점에서 중국에 기대고 있다”고 환기했다.

이어 “미중 사이에서 어떻게 협력하느냐는 매우 중요하고 한국 정부의 위치 선정에 대해서는 아주 첨예한 논쟁이 있다”며 “한 나라가 안보만으로 존속할 수 없다. 경제활동이 안보만큼 중요하다. 따라서 이 두 요소는 같이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