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산하 본부에서 외청으로 승격
복지부 복수차관제에 따라 질변관리청 전폭 지원
정은경의 삶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코로나 시국 속 온국민에게 신뢰받는 인물이 있다. 8개월간 매일 14시10분 마이크를 잡고 브리핑을 하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이다. 지난 8월 질본을 질병관리청으로 격상하는 법안이 통과됐고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초대 청장으로 정 본부장을 내정했다. 

관리청은 여전히 보건복지부 산하에 있지만 본부일 때와 달리 독립 청의 지위를 부여받게 됐다. 나아가 복지부에 보건 분야의 별도 2차관이 신설되어 관리청을 전폭 지원한다. 초대 2차관에는 강도태 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이 임명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초대 질병관리청장으로 내정됐다. (사진=연합뉴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관리청의 공식 출범일은 오는 12일이다. 

정 본부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의사생활을 시작했고 △대학원에서 보건학과 예방의학으로 석박사를 했고 △1995년 국립보건원 보건연구관으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정 본부장은 보건 분야에서 의학 지식 및 행정 경험이 누구보다 풍부한 국내 최고 전문가다. 정 본부장의 정례 브리핑은 그런 관록이 녹아 있어서 그런지 정치적 진영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고, 정갈하고, 내용이 쉽다. 한편으론 코로나 기간 동안 누구보다 고생했던 만큼 얼굴에 축적된 피곤이 그대로 담겨있어 국민적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정 본부장은 2015년 메르스 확산 때 질본 질병예방센터장으로서 현장점검반 반장을 맡았었는데 당시 박근혜 정부의 대응 실패 지적에 따라 징계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박근혜 정부는 질본을 신뢰하지 않고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이 중심이 된 민간전문가 집단을 꾸려서 대응했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정 본부장은 2017년 7월 그동안의 능력을 인정받아 국장급을 넘어 한 번에 차관급으로 승진해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그동안 질본은 직제상의 한계로 복지부 내에서 별로 파워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방역의 최전선에 있는 정 본부장의 노고를 치하하며 방역 업무의 연속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다른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고 처음부터 정 본부장을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개최된 국무회의에서 “(청으로의 승격에 대해) 감염병 대응체계에 있어 획기적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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