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수필가/시인
박종민 수필가/시인

[중앙뉴스=박종민] 지성인이라면 그냥 지나쳐 갈 수 없는 일들이 자꾸만 터져난다. 위선에 거짓말에 남 탓에 끼리끼리 뭉치면서 상대편 깔아뭉개기 등등 일일이 주워섬기기도 어려울 만큼 수없이 많다. 이런 시국에 지성인이라면 눈감고 귀 막고 입 닫아 매고 넘어가면 안 된다.

지성인이란 대체 무엇일까? 지성인의 요건은 무엇이며 이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지성인은 과연 어떤 측면을 말하며 무엇으로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나의 주장은 이렇다. 거창하게 철학적 개념까진 아니라 해도 기초적인 지성이란 원초 적의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이다는 얘기이다.

태초부터 인간은 동물이면서도 다른 동물과 달리 배우고 익혀서 지혜를 발휘하며 여타동물들을 제압하고 지배해 왔다. 언제 어느 때를 불고 하고 눈앞에 부닥친 사안 사물을 정확히 볼 줄 아는 머리를 가지고 있어야 함은 물론 그에 대해 옳고 그름을 분별해내고 판단하면서 사리를 판별해내는 능력(能力)의 지성인이야 함이다.

지식보다는 인간으로서의 폭넓은 지성이 갖춰져야 인정받고 존중받게 되는 게 지성인이다. 호모사피엔스라는 말이 성립될 수 있는 이유다. 즉, 인간의 본질인 이성적 사고(思考)를 자기 스스로가 할 수 있어야 하는 현생인류란 말이다.

지성인의 원류(原流)가 그런 배경에 있다 한들 이 같은 뻔한 얘기를 내가 왜 강조하며 부연 설명하려는가? 오늘 우리들의 주변을 살펴보노라면 많고도 많은 지성인이 있으나 참 지성인은 보이질 않고 있으니 말이다. 잘못됨을 보고 지성인이라면 나서서 지적하며 민생사회질서를 바르게 이끌어 나가야 할 방편을 촉구해야 하나 조용히 숨어 있다.

매일매일 시 시 때 때 쏟아져 나오는 신문방송언론 보도를 통해 세상 돌아가는 실태와 실정을 잘도 보고 있으나 보고도 못 본 척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고 있다. 말하기 싫어서일까, 하고 싶지 않아서일까? 진정한 지성인들이 노코멘트 하는 사회가 제대로 성장하며 발전할 수 없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지적하고 촉구하며 지도해야 할 지성인들의 역할작용이 단절된 세상이리라 싶다. 그런 벌어진 틈새를 통해 법규와 법률을 철저히 지켜야 할 지도자급 인사들이 탈법과 위법이 판을 치고 있다. 말로는 준법을 내세우면서도 그 이미지로 정의와 공정을 물 말아 먹어치우고 있다.

이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공정과 정의가 아예 존재하질 않는 것이다. 공직자나 공인으로서의 가져야 하는 책무를 져버렸다. 일말의 양심과 도덕적 가치를 상실한 것이다. 그런데도 누구 한 사람 강력하고 강건하게 앞장서 나서는 이 없다. 현생인류의 호모사피엔스 적 지성인은 더더욱 없는 것이다. 불의가 팽배하여 민심이반과 불신이 폭증하는데도 가타부타 말이 없다.

지성인의 부재다. 사회 전반에 걸쳐 벌어지는 일들이 거꾸로 가는 듯한 이 시대적 정황이 다. 경제불황에 민생은 도탄에 빠졌는데 각종 규제로 더욱 옥 조인다. 불법 탈법 속 저 잘났다 나대는 자는 많지만, 난국을 타개해나갈 지성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마음이 아프다. 시대는 첨단과학화한 세상인데, 앞서 뛰어야 할 공직자는 좋은 게 좋지 하며 그냥 넘어가는 아날로그적 사고다. 박물관에나 가둬야 할 생각을 가졌다. 책임 있는 공직자는 위 사람 눈치만 보며 복지부동한다. 발상의 전환을 못 하고 있다. 지성인이 나서야 한다.

잘못된 생각을 바꾸게 하자. 석학을 이뤘다면 지식인임과 동시에 지성인이 틀림이 없다. 그러나 지식을 가졌어도 지성인의 역할을 하지 못하다면 한계치 지식인일 뿐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분별해 잘 못을 지적할 줄 아는 자가 지성인이다. 그런 지성인의 활약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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