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과거의 ‘초월회’ 부활시켜 ‘무쟁점’부터 처리하자
여야 대표 과거의 ‘초월회’ 부활시켜 ‘무쟁점’부터 처리하자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9.10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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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 “많은 국민에게 재난지원금 지급” 노력
교섭단체 당대표만
무쟁점부터 처리하자
긴급재난지원금 추석 전 충분히
법사위 양보 가능하나?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20대 국회에서 협치가 가장 잘 될 때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분기별 회동) △초월회(문희상 전 국회의장 주재로 열리는 여야 당대표 회동) △주례 회동(국회의장과 교섭단체 원내대표간의 비정기적 회동) 등 3가지 공식 채널이 모두 작동했다. 하지만 2019년 연말에 패스트트랙(지정되면 본회의 표결 보장) 정국을 맞게 되면서 이런 공식 채널이 다 무력화됐다.

그러나 초월회는 다시 살아나게 됐다.

양당 대표가 9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오찬 회동을 했다. 장소는 국회 사랑재였다. 이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한 적이 있지만 박 의장과 함께 현안을 놓고 회동한 적은 처음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이낙연 대표가 사랑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밥을 먹고 양당 대표는 합의문을 도출했다. 한민수 국회의장실 공보수석,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 김은혜 국힘 대변인 등이 이를 공동으로 발표했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①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대표 정례회의를 월 1회 개최 
②민주당과 국힘은 4.15 총선 공약 및 정강정책 중 공통사항을 양당 정책위의장이 협의해서 처리(첫 회의의 경우 박 의장이 주재하고, 입법조사처 등 국회사무처 차원의 실무팀을 만들어 적극 지원)
③4차 추경(추가경정예산) 예산안을 최대한 시급히 처리(긴급재난지원금을 추석 전 많은 국민들이 지급받을 수 있도록 노력)
④9월24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코로나19 방역 및 민생 지원 관련 법안을 최대한 많이 처리

다만 문 전 의장 때의 초월회와 달리 ①은 교섭단체로 문턱이 높아졌다. 총선 결과 양당의 의석 점유율이 90%를 넘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20대 국회 때는 제3의 교섭단체 정당이 영향력을 발휘했던 시기라서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의장은 “오늘 만남이 국민 통합과 협치의 마중물이 되고 소통과 협치의 새로운 틀을 마련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양당이 최근 정책적 측면에서 많은 접근을 하고 있어서 교집합이 넓어지고 정책 협치의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생각한다. 양당의 정책이 일치하는 교집합 분야에 대해 조속한 시일 내에 입법을 현실화했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 정기국회 내에 코로나19와 민생에 관한 비쟁점 법안들을 모두 합의 처리하기를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사진=연합뉴스)
양당 대표가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모였다. (사진=연합뉴스)

사실 이날 대권 출마로 7개월 뒤 자리를 내려와야 하는 이 대표가 김 위원장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많았고 그만큼 무난한 현안들이었다.

이 대표는 “추석 이전에 모든 것이 집행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최대한 집행해야 한다”며 “18일까지는 추경이 처리되었으면 한다. (추경 처리를) 우리 위원장께서도 많이 도와주기를 바란다. 방역과 민생 지원을 위해 긴급한 법안도 빨리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양당의 4.15 총선 공약에서 공통된 것과 정강정책에서 공통된 것을 추출해보니 37개 정도 된다. 그것도 정기국회 안에 함께 노력해서 처리했으면 한다”며 공약했던 정책 협치의 보따리를 풀어냈다. 이견없는 무쟁점 현안부터 처리해서 협치의 효능감을 키워가자는 것이다.

나아가 이 대표는 “어제(9일) 대통령을 뵈었는데 대통령께서도 협치를 많이 강조해주셨다. 대통령께 여야 대표들을 한 번 불러주셨으면 고맙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김 위원장이 원하시면 두 분이 만나셔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여러 주문서를 넣었다. (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도 ③에 대해 “4차 추경 관련해서 추석 이전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2차 재난지원금이 돌아갈 수 있도록 추경이 빨리 처리 되는 게 선결 과제라 생각한다. 그 점에 있어서는 내용 자체가 합리성을 결여하지 않는 한 염려 안 하셔도 될 것”이라고 호응했다.

국힘 입장에서 아직도 법사위원장(법제사법위원회)이 마음에 걸린다. 총선 압승으로 기세등등해진 민주당은 지난 원구성협상 과정에서 관례를 가볍게 뛰어넘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모두를 고수했고 이에 반발한 국힘의 정치적 선택에 따라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다. 

김 위원장은 “협치하려면 협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하는데 총선이 끝나고 원구성 과정 속에서 종전에 지켜오던 관행(국회의장과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의 분리 보유)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에서 여야 사이에 균열이 생겨났고 그것이 아직도 봉합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이 대표는 법사위를 양보할 수 있을까? 21대 국회 전후반기 법사위를 나눠 갖는 방안이라도 민주당이 결단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께서는 원구성협상 할 때의 우여곡절을 반복할 수는 없는 사안이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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