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중국 화웨이 제재, 국내 기업에 ‘불똥’ 튈까? 
[진단] 중국 화웨이 제재, 국내 기업에 ‘불똥’ 튈까? 
  • 김상미 기자
  • 승인 2020.09.10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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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부터 반도체 공급 중단
반도체 가격 하락에 화웨이 제재까지
반도체 기업, 단기 충격 불가피
화웨이 제재 충격 오래 가지 않을 듯
국내 반도체 사업에 큰 영향 없어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중국 화웨이 제재가 국내 반도체 사업에 불똥이 될까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오는 15일 발효되는 미국의 중국 최대 통신기업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부정적인 영향과 함께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어 주목된다.

우리 기업들의 주요 고객인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못하게 되면서 실적 감소 등 타격이 예상되는가 하면 오히려 우리 기업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팽팽하다.

하지만 산업계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반도체 공급 중단으로 인한 연관 업종의 직간접적인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화웨이 제재로 인한 국내 기업들에 대한 타격이 그리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는 15일 발효되는 미국의 중국 최대 통신기업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부정적인 영향과 함께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연합)
오는 15일 발효되는 미국의 중국 최대 통신기업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부정적인 영향과 함께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연합)

@ 반도체 포함 ‘연관 업종’도 타격 우려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중국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로 미국의 장비와 소프트웨어, 설계 등을 사용해 생산하는 반도체에 대해 이달 15일부터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지난 5월 미국이 ‘화웨이가 설계한 반도체’에 대한 생산에만 제약을 가했다면, 이번 추가 제재는 D램·낸드플래시를 비롯한 사실상 모든 반도체가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현재 반도체 시장에서 설계 소프트웨어부터 생산 장비까지 미국의 기술이 포함되지 않은 분야는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도 더 이상 미국의 승인 없이는 화웨이에 공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미국의 제재를 무시하고 화웨이에 납품할 수도 있지만,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중국의 기업이 아닌 한 이를 거스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일단 15일부터 화웨이에 대한 제품 공급을 중단할 전망이다.

화웨이 제재의 부정적인 영향은 화웨이가 만만찮은 ‘빅 바이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화웨이가 전 사업군을 통틀어 5대 매출처 가운데 한 곳이고, SK하이닉스도 화웨이가 최대 고객 중 한 곳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3.2%(7조3천억원), SK하이닉스는 11.4%(3조원) 정도로 추산한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매출 감소로 인한 불이익이 예상된다.

또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업체도 스마트폰용을 비롯한 OLED 패널 공급에 제동이 걸렸다.

반도체의 한 종류인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칩(드라이브 IC)이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서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이 어렵게 된 것이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화웨이에 납품을 시작한 TV용 OLED 디스플레이 공급도 불가능해진다.

다행히 양 사의 화웨이 공급 물량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부 물량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화웨이가 스마트폰이나 통신장비 생산을 중단할 경우 다른 연관 부품 등 업체들도 타격을 받는다.

미국의 직접 제재 대상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화웨이가 스마트폰이나 5G 장비 등을 못 만들면 연관 부품도 필요 없기 때문이다.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5G 관련 부품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화웨이로부터 5G 통신장비를 공급받고 있는 LG유플러스는 미국으로부터 다른 공급처를 찾으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의 마이크론과 대만의 미디어텍 등 반도체 기업들과 함께 미국 정부에 일단 화웨이에 대한 거래 승인(라이센스)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미국의 승인이 있으면 화웨이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지만, 미국이 중국 화웨이 죽이기에 나선 상황에서 당분간 허가 승인이 떨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도 더 이상 미국의 승인 없이는 화웨이에 공급할 수 없게 됐다. (사진=중앙뉴스DB)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도 더 이상 미국의 승인 없이는 화웨이에 공급할 수 없게 됐다. (사진=중앙뉴스DB)

@ 화웨이 제재 충격 오래가지 않을 것

반도체 기업들은 일단 올해 3분기까지 실적은 비교적 양호할 전망이다. 

하지만 반도체 가격의 하락과 화웨이 제재 등으로 인해 4분기 국내 반도체 시장의 실적 감소가 불가피한 것으로 내다보인다.

그래도 하반기 들어 서버용 D램 가격이 하락하는 등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화웨이가 대거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가격하락을 상쇄해줄 것이라는 예상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KB증권 황고운 연구원은 “8∼9월에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주문량이 7월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4분기에는 실적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서버와 모바일 D램 시장 위축으로 올해 4분기까지 D램 가격이 3분기 대비 10%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4분기부터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이 중단되면 실적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화웨이 제재로 인한 충격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포, 비보, 샤오미 등 다른 중국 기업들이 반사이익 누리며 자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절반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화웨이의 빈자리를 메꿀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화웨이 제재가 일찌감치 예고되면서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다른 공급처를 수배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가 제재 대상이 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대체 매출처를 찾기 전까지는 단기적으로 피해가 예상된다”며 “다만 화웨이를 대신할 기업들이 있고, 대선 이후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태도도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화웨이 제재가 발동된 이후부터 꾸준히 고객사를 다변화하는 데 주력해온 만큼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중앙뉴스DB)
삼성전자는 지난해 화웨이 제재가 발동된 이후부터 꾸준히 고객사를 다변화하는 데 주력해온 만큼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중앙뉴스DB)

@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영향 크지 않아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발효가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사와 고객사 관계인 한편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시장에서는 경쟁 상대다.

이번 제재로 당장 15일부터 메모리 반도체 거래는 사실상 끊기게 됐지만, 화웨이와의 점유율 싸움에선 단기적인 수혜를 입게 된 셈이다.

다만 미국의 제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어느 정도의 득실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 국내 반도체 사업 문제없을 듯

10일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는 맞춤 제품이 아닌 범용 제품에 속해 화웨이를 대체할 고객사를 찾는 게 어렵지 않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화웨이 제재가 발동된 이후부터 꾸준히 고객사를 다변화하는 데 주력해온 만큼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15일 판매 중단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 삼성전자가 미국의 승인을 받고 화웨이에 반도체를 납품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재가 언제까지 갈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당장은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일본 수출 규제 때처럼 어떻게든 해결될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최근 제재 범위를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로 넓히려 한다는 점도 삼성전자 입장에선 나쁠 게 없다.

SMIC는 내년 말 7나노 공정 양산을 준비 중인 회사로 제재 대상에 추가되면 중국의 미세 공정 추격이 더뎌질 수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최근 IBM의 중앙처리장치(CPU),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퀄컴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잇달아 수주하는 등 파운드리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더군다나 삼성이 쫓고 있는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의 경우 화웨이가 매출의 상당 비중을 차지해온 만큼 삼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크다.

실제 TSMC가 발표한 7월 매출은 중국 화웨이 물량 감소 영향으로 전월 대비 12.3% 하락했다.

다만 4% 수준인 SMIC의 시장 점유율은 중소 업체가 나누어 가질 전망이고, 삼성전자 입장에서 단기적인 점유율 확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이번 제재를 계기로 반도체 굴기에 다시 한 번 힘을 싣고,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 등 반도체 업체에 대한 투자를 늘릴 가능성도 크다.

그렇게 되면 현재 15% 수준에 불과한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는 시나리오도 예상해볼 수 있다.

화웨이가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해온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 장비 시장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사진=중앙뉴스DB)
화웨이가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해온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 장비 시장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사진=중앙뉴스DB)

@ 스마트폰·통신장비 사업은 ‘기대감’

이번 제재로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는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KTB투자증권 김양재 연구원은 지난 9일 ‘그 많던 화웨이 스마트폰은 누가 대체할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에 따르면 화웨이는 부품 재고가 소진되는 내년 1분기부터 사실상 신제품 생산이 불가능하다.

중국 시장의 경우 샤오미, 오포, 비보 등 현지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겠으나 일부 해외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중국에서는 이미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만큼 삼성전자가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피해를 볼 가능성도 적다.

오히려 오포와 비보 등의 점유율이 높아지면 이들에 AP를 납품하는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부도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까지 나온다.

또한 화웨이가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해온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 장비 시장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시장점유율 10% 초·중반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세계 1위 통신사업자 버라이즌과 8조원대 계약을 맺는 등 리더십을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3분기 삼성전자 실적 ‘서프라이즈’를 예상하며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스마트폰과 5G 통산 장비 시장 점유율 상승 기회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시장조사업체 델오로그룹 조사 결과 상반기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31%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화웨이)
화웨이는 시장조사업체 델오로그룹 조사 결과 상반기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31%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화웨이)

@ 상반기 세계 통신장비시장 점유율 ‘화웨이 1위’

한편, 상반기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가 2위와 격차를 벌리면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10일 화웨이는 시장조사업체 델오로그룹 조사 결과 상반기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31%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28%보다 3%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중국의 대규모 5G 투자 수혜를 봤다고 화웨이는 설명했다.

노키아는 14%로 2위 자리를 지켰지만, 점유율은 2%포인트 낮아졌다.

이어 3~5위는 에릭슨(14%), ZTE(11%), 시스코(6%) 순이었다. 6위는 시에나, 7위는 삼성전자였다.

상반기 세계 통신장비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4% 증가했다.

델오로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차츰 안정화됐고, 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따라 2분기 성장률이 시장 예측을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져 올해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5%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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