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제재로 ‘빅 바이어’ 잃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 ‘풍선효과’ 기대
화웨이 제재로 ‘빅 바이어’ 잃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 ‘풍선효과’ 기대
  • 김상미 기자
  • 승인 2020.09.1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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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국 수출 비중 41% 한국 반도체, 화웨이 제재는 ‘단기적 타격’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가 지난 15일 발효되면서 이로 인한 국내 반도체 기업 등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가 지난 15일 발효되면서 이로 인한 국내 반도체 기업 등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가 지난 15일 발효되면서 이로 인한 국내 반도체 기업 등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최대 통신기업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가 이루어진 가운데 국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계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기업들도 이날부터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국무역협회의 지난 15일에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1∼7월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 중 대 중국 수출 비중은 전체 41.1%에 이른다.

이 기간 반도체 총수출액 547억4천만 달러 가운데 224억8천900만 달러가 중국으로 향했다.

두 번째로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는 홍콩이다. 이 기간 113억7천500만 달러가 수출돼 수출 비중 20.8%를 차지했다. 

홍콩 수출 물량 가운데는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들어가는 물량도 포함된다. 

이는 중국으로 향하는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량이 실제 통계보다 더 많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같은 기간 중국으로의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 수출액은 38억2천200만달러로, 수출 비중은 43.7%였다. 베트남(44.5%)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높다.

반도체업계는 수출 금지 조치가 1년간 이어질 경우 연간 10조원의 매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반도체 수출량이 939억3천만달러(약 112조)임을 고려할 때 비중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단기적인 수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에 대비해 재고 부품을 많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화웨이가 핵심 반도체 부품의 재고를 많이 쌓아놓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우리의 단기 수출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화웨이를 제외한 다른 업체로 수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도 이번 제재가 우리 기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우리 수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 “우리 업계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영향은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화웨이 공급 중단에 ARM매각까지 반도체 시장이 글로벌 정세로 인해 지각변동이 올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연합)
화웨이 공급 중단에 ARM매각까지 반도체 시장이 글로벌 정세로 인해 지각변동이 올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연합)

@ 화웨이 공급 중단…삼성전자·SK하이닉스, ‘빅 바이어’ 잃어 

화웨이 공급 중단에 ARM매각까지 반도체 시장이 글로벌 정세로 인해 지각변동이 올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강화된 제재가 발효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당장 화웨이라는 ‘빅 바이어’를 잃게 됐다.

미중 양국의 패권 다툼이 ‘샌드위치’ 신세에 놓인 국내 기업으로 불똥이 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소프트뱅크가 반도체 설계 부문의 ‘공공재’ 역할을 해온 ARM을 미국 엔비디아에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계약의 성사 여부에 따라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은 지난 15일부터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못 하게 됐다.

미국 기술을 부분적으로라도 활용한 세계의 전 반도체 기업은 미국 상무부의 사전 허가 없이 화웨이에 제품을 팔 수 없게 된 것이다.

화웨이라는 거대 고객을 잃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당장 4분기 실적 악화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서버용 D램 고정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화웨이라는 대형 고객이 사라지면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제재 대상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매출 비중이 큰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 반도체도 모두 포함돼 파장은 더 크다.

반도체 업계는 기본적으로 ‘시장’이 존재하는 만큼 화웨이를 대체할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의 다른 스마트폰 생산 업체 등에 반사이익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화웨이가 미 제재에 앞서 3분기까지 ‘입도선매’한 반도체 재고가 최소 6개월 치 분량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화웨이의 재고가 모두 소진돼 스마트폰이 중단될 때까지는 대체 매출처로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도 거의 없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화웨이 제재가 장기화할 경우 연간 10조원의 시장이 날아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삼성전자는 3.2%(7조3천억원), SK하이닉스는 11.4%(3조원)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웨이의 재고에 따라 다르겠지만 짧으면 4분기, 길면 내년 1분기까지도 화웨이 물량 감소로 인한 영향이 미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제재로 반도체뿐만 아니라 연관 사업도 화웨이 물량 중단에 고심하고 있다. (사진=중앙뉴스DB)
화웨이 제재로 반도체뿐만 아니라 연관 사업도 화웨이 물량 중단에 고심하고 있다. (사진=중앙뉴스DB)

@ 반도체뿐만 아니라 연관 사업도 화웨이 물량 중단에 ‘고심’

화웨이 제재로 반도체뿐만 아니라 연관 사업도 화웨이 물량 중단에 고심하고 있다.

당장 화웨이에 스마트폰용을 비롯한 OLED 패널을 공급해온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업체도 이번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에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칩(드라이브 IC)이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서 패널을 통째로 납품할 수 없다.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삼성전기가 화웨이에 납품하는 MLCC 물량은 소량으로 알려졌으며 오히려 오포, 비보, 샤오미 등 화웨이의 경쟁사에 대한 물량이 많아 반사이익도 기대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에 손발이 묶인 반도체 업계는 양국의 반응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일단 미국 정부에 화웨이에 대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요청해놓은 상태다. LG디스플레이도 현재 라이선스 신청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미국이 공개적으로 중국 화웨이 죽이기에 나선 만큼 당분간 승인이 떨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체 매출처를 찾기 위해 오포, 비보, 샤오미 등과도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가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하더라도 다른 기업이 화웨이의 자리를 대신해 판매량이 늘 것에 대비한 것이다. 다만 미국이 화웨이 외에 이들 기업으로 제재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GPU(그래픽처리장치) 최강자인 미국의 엔비디아가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인 영국 ARM 인수에 성공할 경우 반도체 업계는 또다른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공급 업체들이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가 아닌 이상 ARM의 설계도를 이용하지 않는 곳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 시리즈를 자체 생산하는 삼성전자는 ARM의 기본 설계를 바탕으로 자체 기술을 덧붙이는 최적화 과정을 거쳐 제품을 내놓는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ARM이 엔비디아에 인수된 뒤 설계도 라이선스 비용을 급격히 올리거나, 설계도 공급을 중단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갈 경우 삼성전자 등 우리 기업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한다.

엔비디아가 모바일 AP 시장에 진출하면 퀄컴, 삼성전자의 경쟁사로 부상한다. 반도체 업계의 거대 지각변동이 불가피한 것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연수익 2조원짜리 ARM을 47조원에 사겠다는 이유는 GPU 시장을 뛰어넘어 AI(인공지능)와 사물인터넷(IoT), CPU(중앙처리장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계획이 깔린 것 아니겠느냐”라며 “계약 성사 여부에 따라 반도체 시장에 대변혁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나 영국 등에서 독점 규제 관련 기업결합 승인을 해주지 않을 가능성도 커 인수과정이 녹록지 않을 전망도 많다.

유진투자증권[001200]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2016년 퀄컴은 470억달러에 NXP 인수를 시도했으나, 중국의 승인 거부로 결국 무산된 바 있다"라며 "반도체라는 산업 특성상 국가와 기업간 전략적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어 딜 클로징까지 험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SA는 내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이 2억9천500만대를 기록해 2위 애플(2억3천600만대)을 큰 차이로 따돌릴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삼성전자)
SA는 내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이 2억9천500만대를 기록해 2위 애플(2억3천600만대)을 큰 차이로 따돌릴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삼성전자)

@ 삼성·LG 스마트폰 ‘반사이익’…3분기 ‘호실적’ 기대

미국의 제재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화웨이의 추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화웨이의 빈자리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파고드는 등 국내 기업의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6일 스마트폰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이 자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를 화웨이에 팔지 못하도록 한 제재로 인해 향후 스마트폰 생산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날부터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중단하는 등 화웨이의 스마트폰 생산이 직격탄을 맞았다. 

화웨이가 보유한 반도체 재고가 바닥날 경우엔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생산량이 올해 1억9천200만대에서 내년 5천900만대로 폭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올해 15.1%로 애플(15.3%)에 근소하게 뒤진 3위를 유지하겠지만 내년에는 4.3%까지 낮아지게 된다.

화웨이의 위기는 미국 제재가 반도체뿐만 아니라 운영체제까지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는 지난해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 훙멍으로 안드로이드를 대체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전망은 비관적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지산·장민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은 하드웨어보다 앱 개발자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 싸움이고,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외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며 “화웨이는 중국 내수 기업으로 전락하고 내수 시장에서도 지배적 지위를 상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거론했듯이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의 공백은 같은 중국 기업인 오포와 비보, 샤오미 등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 점유율 일부를 가져올 수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대해 “화웨이 제재의 반사이익과 시장 점유율 확대 효과에 따라 2018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2억6천500만대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내년에는 3억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SA는 내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이 2억9천500만대를 기록해 2위 애플(2억3천600만대)을 큰 차이로 따돌릴 것으로 전망했다.

화웨이가 독주 중인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도 판도 변화가 있을 조짐이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그룹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는 3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나, 이번 제재를 계기로 역시 점유율이 급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본격적으로 세계 5G 시장이 성장하는 시점에서 화웨이가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업체들의 기회는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과 5G 기지국 투자 본격화에 따라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의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 안팎에서는 화웨이 제재가 장기화 될수록 단기적으로는 직격탄을 맞으나 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업에 ‘풍선효과’처럼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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