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한국전 참전국 대사에 격전지 특산물로 추석 선물을 보내는 등 6.25전쟁 참전국에 대한 변함없는 예우 표현에 시선이 집중된다.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한국전 참전국 대사에 격전지 특산물로 추석 선물을 보내는 등 6.25전쟁 참전국에 대한 변함없는 예우 표현에 시선이 집중된다.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의 한국전 참전국 대사에 격전지 특산물로 추석 선물을 보내는 등 6.25전쟁 참전국에 대한 변함없는 예우 표현에 시선이 집중된다.

허 회장은 6·25전쟁 참전 22개국 대사와 유엔사령관에게 유엔군의 활약과 희생이 있었던 격전지역의 특산물로 추석 인사를 전했다.

허 회장은 지난 21일 선물과 동봉한 서한을 통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덕담처럼 추석은 일 년 중 가장 풍족한 시기”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교류조차 어려운 시기에 멀리 낯선 이국땅에서 명절을 맞이하게 된 대사 가정에 추석의 풍요로움과 넉넉함이 가득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이어 “치열했던 전투가 벌어졌던 한반도 곳곳은 70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와 홍수, 태풍 등 여러 재난재해에도 변함없이 탐스러운 열매를 맺었다”며 “참전국 젊은이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지켜낸 자유와 풍요로움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이 준비한 선물세트에는 인천상륙작전이 벌어진 인천 강화지역의 홍삼 절편, 수차례 격전이 있었던 가평의 잣,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쟁의 중심이었던 경기도의 쌀과 강원도의 더덕청, 최후의 보루였던 낙동강 유역의 경북 사과 등 5종의 특산물이 담겼다.

@ 한국전쟁 70주년 유엔군 참전 22개국 대사에 감사 표시

앞서 허 회장은 지난 6월 18일에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전경련이 유엔군 참전 22개국 대사를 한 자리에 초청해 감사를 표했다.

허 회장과 전경련은 이날 서울 전쟁기념관과 육군회관에서 ‘한국전 발발 70년 참전국 초청 감사회’를 열었다. 

민간 경제계가 참전국 전원을 초청해 감사 행사를 연 것은 이 행사가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허 회장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대사 등을 포함한 참전 22개국 대사 전원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전쟁기념관에서 헌화한 뒤 육군회관으로 이동해 감사패 전달식과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허 회장은 “세계 6위 수출강국, 세계 6대 제조강국,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대한민국은 당시 자유의 가치를 지키려 모인 22개국이 함께 건설한 나라”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로 개방과 협력의 원칙이 파괴되는 등 세계 경제 상황이 엄중하다”며 “지금이야말로 70년 전 한반도에서 전 세계가 함께 증명했던, 서로 살리는 협력의 파트너십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민홍철 국방위원장도 축사에서 “새롭게 시작한 21대 국회 국방위원장으로서 참전국의 피와 땀이 만든 대한민국이 세계 평화와 안보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의회 차원의 역할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헌신하고 희생하신 호국영령과 유엔군 참전용사의 숭고한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며 “과거의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강한 힘’으로 평화를 지키고 새로운 평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북한은 민간단체 전단 살포 등을 이유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파괴했다”며 “만에 하나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끝내 감행한다면 군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답사에서 “우리는 따로 있을 때보다 함께 있을 때 강력하다”며 “한미동맹과 한미 관계가 새로운 면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코로나19 방역 모범 사례”라며 “참전국 용사들에게 마스크 2만 장을 기부한 것은 지속적인 우정과 파트너십을 보여준 실질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 한국전쟁 70년 후 높은 경제성과로 참전국에 대한 ‘K-보은’

이와 함께 전경련은 한국전쟁 70년 후 높은 경제성과를 내며 참전국에 대한 ‘K-보은’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961년 24억달러에서 2018년 1조6천194억달러로 675배 증가했으며, 수출 규모도 3천800만달러에서 6천11억달러로 1만5천818배 급증했다.

참전국과의 교역 규모는 2018년 기준 한국 총 교역 규모의 32%에 달한다.

한국은 국제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최초의 국가로, 작년 해외원조 규모는 27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전경련은 이달 초 허창수 회장 명의로 미국 상·하원 135명에게 한국전쟁 70주년 감사 서한을 보내고 작년 6월에는 미국 참전용사 감사 만찬을 여는 등 한국전쟁 참전국에 대한 경제계 차원의 감사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허 회장은 또 지난 6월 4일에는 한국 전쟁 70주년을 맞아 미국 의회에 장병 179만 명의 희생에 대한 감사 서한을 전달했다.

허 회장이 서한을 발송한 대상은 척 그래슬리 공화당 상원 의원, 케빈 맥카시 하원 의원,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 의원,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등 상·하원 135명이다.

허 회장은 서한에서 “179만명에 이르는 미국의 젊은 청년들이 알지도 못하는 나라에 와서 피를 흘리고 목숨을 잃으며 싸워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냈다”며 “그 희생으로 다진 귀중한 자유 위에서 한국은 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질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허 회장은 이어 1970년 10억달러에 그치던 양국의 교역 규모가 작년 1천400억달러로 140배 증가한 것을 언급하며 “미국의 무상원조를 받던 나라가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며 “삼성, 현대차, LG, 롯데, GS 등 한국 기업이 이제는 미국의 기업 시민으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1950년 한국전쟁 물자 지원을 위해 국방물자생산법을 제정하고 전후 한국의 무상 원조를 승인한 미국 의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거듭 감사의 뜻을 표했다.

@ 일보 스가 총리에게도 서한 보내…미래지향적 발전 기대

또한, 허 회장은 일본 스가 총리에게도 서한을 보냈다. 

허 회장은 지난 9월18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일본 총리에게 축하 서한을 보내고 양국관계 발전 기대를 전했다.

허 회장은 스가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위기를 겪고 있지만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안팎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과거사를 둘러싼 견해 차로 한일관계가 원활하지 않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인적교류가 막혀 더 멀어졌지만, 신임 총리 취임을 계기로 한일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호 입국제한이 풀려서 고통받는 양국 기업인의 왕래가 원활해지기 바라며, 양국 교역·투자가 확대될 수 있도록 신임 총리가 더 노력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전경련은 한일 관계의 굴곡 속에서도 정경 분리원칙에 따라 경단련 등 일본 경제계와 경제협력 강화 노력을 계속해 왔으며, 앞으로도 경단련 공동 한일재계회의를 통해서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전경련은 1980년대 이후 일본 경단련과 한일재계회의 등을 공동개최하며 한일경제협력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한일재계회의는 1983년 전경련-경단련 회장단을 중심으로 도쿄에서 처음 열렸다.

올해 예정이던 제29회 회의는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돼 내년에 서울에서 개최된다.

@ 전경련 회원사에 협력사와 농촌과의 상생 힘쓸 것 요청

한편,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 맞는 추석을 앞두고 허 회장은 회원사들에게 협력사 및 농촌과의 상생 활동에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전경련은 허 회장이 협력사에 납품 대금을 조기지급하고 우리 농산물 소비 촉진에 동참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회원사들에 보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허 회장은 서한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맞는 명절을 앞두고 방역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한편, 협력사와 농촌과의 동행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함께 고비를 이겨내고 새로운 기회를 준비하는 혜안이 필요한 때”라며 “추석을 앞두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에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등 상생 협력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이어 “9년만의 가장 긴 장마와 잇따른 태풍으로 인한 흉작으로 농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며 “‘우리 농산물로 추석 선물 보내기’ 등을 통해 우리 농산물 소비 촉진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허 회장은 “우리 국민, 방역당국, 의료진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다”며 “협력사와 농어촌 등 국가의 각 주체가 서로의 역할에 충실해 왔던 것처럼 우리 기업도 힘을 보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하도급 대금 조기지급을 촉구하는 조사를 발표하고 ‘1사1촌 자매마을 결연 운동’을 하는 등 그간 협력사 및 농촌과의 상생에 힘써왔다고 말했다.

한편, 허 회장은 지난해 말 GS그룹 회장에서 물러났으나 GS건설 대표이사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전경련 회장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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