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전 사무총장이 보는 ‘추미애 아들 논란’
답변과 대응에서 문제 키워
원세훈 전 국정원장 행안부 장관 청문회 상황
답변 태도와 관련 이낙연 대표 배워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아무리 생각해봐도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성향 자체가 차분하고 온화하게 대응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정세균 국무총리와는 정반대의 성향이다. 추 장관은 민주당이 야당이었을 때 보수 정권을 누구보다 세게 몰아붙였지만 지금은 국민의힘의 공세에 감정적으로 격하게 반응한다. 결국 말이 문제다. 

여권의 정치 원로로 평가받는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21일 방송된 SBS <주영진의 뉴스 브리핑>에서 “처음에 (추 장관과 민주당에서) 나온 그 반응들 보면 우리 애가 무릎 아프고 해서 군대 안 갈 수도 있었는데 만기 전역을 했으면 칭찬을 못 할 망정 왜 그것 갖고 시비냐. 이런 마음가짐이 있었으니까. 그동안 그런 태도(를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답변하는 것도 아니 세상에 주말 부부라 확인을 못 한다는 것도 어느 시대 얘기인가. 말로 매를 벌어들였다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유인태 전 사무총장은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태도에 대해 비판했다. (캡처사진=SBS)

앞서 유 전 총장은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갈등을 맺은 것에 대해서도 비판을 한 바 있다. 이번에도 추 장관과 민주당이 초반에 겸허하게 인정하고 사과를 했다면 이렇게까지 큰 논란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전 총장은 “우리 속담에 말 한 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며 “다른 상급부대 장교가 와서 휴가이니 그렇게 알라고 했다면 아니 그게 빽 아니고서는 그렇게 됐겠는가. 불법은 아니지만 빽이 동원됐다고 보여지는데 아니 그러면 그걸 처음부터 그냥 청문회에서 누가 제보가 들어와 문제가 됐을 때 알아보고 일반 서민의 병사들이 좀 불편했겠구나. 이런 마음을 갖고 답변했다고 하면 문제될 게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은 게 아니라 천냥 빚을 벌어들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영진 앵커는 유 전 총장의 발언을 정리하면서 “추 장관이 공손하게 겸손하게 동료 병사들이 느꼈을 불편함에 대해 사과한다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정도만 이야기했어도 이렇게 논란이 될 일은 아니었다. 근데 그 이야기를 하다가 빽도 있고 휴가도 손을 써서 갔다 왔겠다고 얘기하셨는데 그 얘기는 정정을 안 해도 되겠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나 유 전 총장은 입장을 수정하지 않았다. 

유 전 총장은 “아니 지금 나오는 보도를 보면 두 번의 병가까지는 그렇다치고 나중에 개인 연가로 처리하라고 했다는 나흘 그걸 부대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다른 부대 장교가 와서 (정리됐다). 그걸 빽 안 쓰고 어떻게 그런 일이 있겠는가. 그거는 사실인 것 같다. 여러 정황으로 봐서”라며 “그러면 다른 사병들이 보기에 좀 빽이 든든하니까 이런다고 불편함을 느꼈을텐데 그 정도의 불편함에 대해 처음부터 장관 후보자일 때 공손하게 해명했으면 누가 그거 가지고 더 이상 시비를 걸겠는가”라고 설명했다.

(캡처사진=SBS)
유 전 총장은 추 장관의 아들 문제에서 사실상 빽이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캡처사진=SBS)

유 전 총장은 3선 의원 출신인데 2008년 초에 국회 행자위원장(행정자치위원회)이었다. 그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이었을 때부터 신임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임명하고 인사 청문회가 진행됐다. 시간순으로 따지면 그 이후 국정원장으로 영전했다.

원 전 원장의 아들은 서울시 의무소방 근무로 군복무를 마쳤는데 특혜 논란이 일었다.

유 전 총장은 “장관 후보자의 아들이 의무소방으로 서울시에서 근무하면서 사법 시험에 응시를 했다. 그때 청문회하기 전에 여야 의원 가리지 않고 제보가 쏟아져 들어왔다. 그때는 선거(18대 총선) 한 달 남았을 때고 새정부 출범하고 첫 조각이고 해서 조용히 넘어가려고 했다”며 “차관(최양식 전 차관)으로 내정된 친구가 나에게 와서 내일 청문회 좀 잘 봐달라고 그러길래 그 제보가 많이 들어오니 답변 좀 잘 하라고 미리 알려주기까지 했다”고 회고했다.

즉 유 전 총장은 웬만하면 이명박 정부 초기니까 봐주려고 했다. 다만 아들 논란에 대해서만 낮은 자세로 답변을 잘 해달라고 팁을 준 것이다.

(캡처사진=SBS)
유 전 총장은 과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인사청문회 사례를 설명했다. (캡처사진=SBS)

유 전 총장은 “(청문회 당일에도) 장관 후보자에게 그런 귀띔까지 해줬는데 (만약) 그 장관이 우리 자식이 의무소방 근무하면서 그런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이랬다면 (야당 의원들이) 그걸 가지고 물고 늘어지기 좀 그랬을 것”이라며 “근데 이 사람이 끝내 자기 아들이 사법 시험을 쳤는지도 모른다고 하더라. 그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 청문회 도중에 사법 시험 응시자 명단에 들어있는 것까지 확인을 했다. (중략) 마지막 위원장으로 큰소리 좀 쳤다”고 풀어냈다.

이어 “당신 처음에 좀 죄송하다고 했으면 자기가 부시장(서울시 행정1부시장)으로 와있는 서울시에 와서 의무소방을 하면서 고시 공부를 한 것이다. 그때 근무했던 친구들이 그걸 알려온 그런 사실이 있다”며 “그런데 이번(추 장관)에도 마찬가지였다”

추 장관이 화를 좀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다. 

유 전 총장은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대응하는 방법과 관련 “이낙연 대표의 총리 때 답변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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