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의 구상 ·· 보궐이든 대선이든 ‘뉴페이스’
김종인의 구상 ·· 보궐이든 대선이든 ‘뉴페이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9.25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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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이라면 하고야 만다
눈치를 보거나 입발린 말 안 해
안철수와 홍준표로는 만족 못 해
슈퍼스타가 없다면 뉴페이스를 원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책적 지향점이나 이념이 비슷하다고 호의적이지 않다. 오직 자기 생각이 닿는대로 말을 내뱉고 그 말에 상처받은 상대가 대응하면 철저히 무시해버리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구 미래통합당)은 김 위원장의 화법에 대해 “그 사람이 뭘 모르고 하는 말이니 공부 좀 더 하고 오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그게 김 위원장의 스타일이다.

본인은 부인할지 모르지만 독불장군 리더가 맞다. 하지만 그가 도태되지 않고 정치권에서 킹메이커로 각광받는 이유는 시대를 읽는 통찰력과 정무적 판단력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돌직구를 날리는 스타일이다. (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입발린 말을 하지 않는다. 가시돋힌 말일지라도 하고 싶은 말이라면 그대로 표출해서 꼭 상대의 심기를 언짢게 만든다. 그렇게 김 위원장에게 삐진 대표 정치인이 홍준표 국힘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둘 다 거물급 인사다. 하지만 제1야당 당대표의 위치에 있는 김 위원장에게 밀리는 형국이다. 

홍 의원은 정치적으로 대권만을 바라보고 있다. 정치 여정의 마지막 꿈이다. 당초 홍 의원은 김 위원장에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4월22일 방송된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권을) 꿈꾸는 사람이야 뭐 홍준표씨 뿐이겠나?”라며 “사실 대권 꿈이라는 게 꿈 꾼다고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 여러 여건이 갖추어지고 거기에 소위 국민들의 의사가 집약됐을 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발언한 뒤로 급속히 냉각됐다.

홍 의원은 최측근 장제원 국힘 의원과 함께 김 위원장 맹공 모드로 돌입했다. 자존심이 강한 홍 의원이 한 수 접고 복당을 사정할 사람도 아니다.

김 위원장이 보기에, 1년 이상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외하면 현재 눈에 보이는 유력 주자가 없다. 보수 야권에는 가뭄 그 자체다.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 모두 지지율이 너무 지지부진하고 고만고만하다. 그런 맥락에서 김 위원장은 홍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 답변할 기회가 생기자 단칼에 잘라버린 것이다. 

김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대권 주자 문제에 대한 자기 견해를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예술인회관에서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로 김 위원장에 대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국민의힘을 발전시키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공론이 형성되면 그때 가서 거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홍 의원 등 무소속 3인방(홍준표·김태호·윤상현)에 대해 짧게 코멘트했다. 

최근 권성동 의원에 대한 복당은 승인했지만 홍 의원에 대해서는 시큰둥하다. 2011년 처음 정치인으로 분류된 10년차 정치인 안 대표에 대해서도 냉소 그 자체다. 

김 위원장은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이 아직까지 변화하지 못 해서 관심 없다고 얘기하는데 그런 사람들 그 관심을 가지고 합당할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통합해서 별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없다”며 “(과거 안 대표에게) 처음에 정치를 하고 싶으면 국회부터 들어가서 정치를 제대로 배우고 해야 한다고 했더니 국회의원은 아무 것도 하는 일이 없는 사람들인데 왜 하라고 하느냐고 하더라. 이 양반이 정치를 제대로 알고 있는가. 그런 생각을 했다”고 일축했다.

기계적으로만 보면 보수우파 정당 국힘을 지속적으로 중도개혁의 방향으로 좌향좌시키고 있는 김 위원장이 굳이 안 대표를 배척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정책적 견해가 다른 안 대표의 의사를 접하고 바로 쳐내버렸다.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를 자기 시그니처로 갖고 있는 만큼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정경제 3법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다.

공정경제 3법은 아래와 같다. 

①(상법 개정)다중대표소송제 도입+감사위원 분리 선임+대주주 의결권 3%로 제한 
②(공정거래법 개정)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제 폐지해서 누구나 담합 행위에 대해 검찰 고발 가능 
③(금융그룹감독법 개정)2개 이상의 금융사를 운영하고 총 자산이 5조원을 넘는 금융그룹에 대한 감독 규정 추가

김 위원장이 보기에, 1년 이상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외하면 현재 눈에 보이는 유력 주자가 없다. 보수 야권에는 가뭄 그 자체다.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 모두 지지율이 너무 지지부진하고 고만고만하다. 그런 맥락에서 김 위원장은 홍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 답변할 기회가 생기자 단칼에 잘라버린 것이다. 
김 위원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그동안 기업의 행태를 보고 그런 행태가 더 지속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시정하기 위해 낸 안이라고 본다. 개정안에 나와 있는 조항을 경제민주화 조항이라고 붙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더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22일 출고된 한국경제와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기업 지배구조에만 집착한다고 해서 시장의 공정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김 위원장은 같은 날 저녁 서울 가락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의 공정경제 3법 반대론에 대해 “그 사람은 자유시장 경제가 무엇이라는 것을 정확히 인식을 못 하는 것 같다. 자유시장 경제라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고 내버려 두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반응했다.

자기 생각과 다르면 뭘 모르는 사람 취급을 해버린다. 

그 다음날(23일) 안 대표는 국회에서 장 의원의 초대를 받아 특강 연사로 나섰는데 국힘과의 연대에 선을 긋는 워딩을 내놨다. 아무리 국당이 3석 미니 정당이라지만 김 위원장의 그런 말을 듣고 야권 연대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내놓을 수는 없다.

김 위원장이 비대위를 맡게 된 명분은 2021년 4월 보궐 선거 때까지 당을 혁신해서 유력 대권 주자를 배출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야권에서 대선 후보가 되겠다는 사람이 네댓 분 있는 게 틀림없다. 그분들이 어떤 비전을 국민에게 나타낼 것인지 이뤄지지 않았을 뿐”이라면서도 “(당을) 다음 대통령 선거까지 끌고 가려는 생각이 없어서 대통령 선거에 누가 나오는지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 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특정인이 내 머릿 속에 있다고 하더라도 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겉으로는 대선에 누가 나오게될지 관심을 끊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대선에 누가 나올지 관심을 끊겠다니 입장이 바뀐 걸까? 아마도 그게 아니라 자신의 레이더에 들어온 주자들이 ‘백종원 대권설’에 부합하기에는 아직 모자라기 때문에 손사레를 친 것으로 해석된다. 즉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처럼 신선하면서도 대국민 호소력이 있는 대권 주자를 아직 찾지 못 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보궐 선거에서도 차라리 초선 경제통 의원을 내세우자고 제안했다. 본회의 반대 토론을 통해 화제가 됐던 윤희숙 의원이 대표적이다. 김 위원장은 공천권을 가진 만큼 윤 의원과 같은 인물을 서울시장 후보로 낙점할 가능성이 있다. 정치 신인인데다 경제통이고 컨텐츠도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장 선거 후보와 관련) 초선도 능력이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이 서울시의회나 25개 구청장 중 24개를 장악해서 경험이 부족한 초선 의원의 시정 운영이 고립될 수도 있다.

그런 지점에 대해 김 위원장은 “초선이나 재선·3선이나 그 점에서 크게 구분을 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2011년 ‘안철수 현상’과도 같은 대국민 슈퍼스타를 찾지 못 할 바에는 대선이든 보궐 선거든 뉴페이스가 낫다. 그게 김 위원장의 구상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출고된 이데일리 인터뷰 기사에서 “대권에 생각이 있지만 홀로서기는 못 하니 어느 정당의 힘을 빌려야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국민의힘에 들어와서 경선에 참여하면 얼마든지 후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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