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피날레 등판서 7이닝 무실점 완벽투…토론토 PS 확정
5승 2패 2.69로 시즌 마감…“양키스전 자신감 충분히 올라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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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 무실점 투구는 완벽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올 시즌 가장 눈부신 역투로 소속팀의 포스트시즌(PS) 출전 확정과 뉴욕 양키스전 통산 첫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사냥했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안타 5개, 볼넷 2개를 내줬지만, 대부분 2사 후에 허용해 실점 가능성을 크게 줄였다.

토론토 투수로는 올해 처음으로 7이닝을 던진 류현진은 투구 수를 정확히 100개로 끊었고 삼진 4개를 곁들였다.

류현진은 4-0으로 앞선 8회초, 승리 요건을 안고 앤서니 배스에게 임무를 넘겼다.

토론토가 양키스의 추격을 잠재우고 4-1로 승리해 류현진은 양키스전 통산 4번째 등판 만에 첫 승리를 안았다.

전날까지 류현진은 양키스에 2패, 7피홈런, 평균자책점 8.80으로 아주 약했다.

그러나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이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 류현진은 피홈런 없는 무실점의 환상적인 투구를 선사해 역시 큰 경기에 강한 투수임을 다시 입증했다.

에이스 류현진을 앞세운 토론토는 매직넘버 1을 지우고 아메리칸리그 8번 시드를 따내 2016년 이래 4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가을 야구에 복귀했다.

지난해 말 자유계약선수(FA)로 4년 8천만달러에 토론토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팀당 60경기 초미니 시즌으로 치러진 이적 첫해 정규리그에서 12경기에 등판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류현진은 30일 막을 올리는 포스트시즌의 첫 관문인 와일드카드(WC) 시리즈(3전 2승제) 1차전 선발 등판을 준비한다.

류현진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뛰던 2014년, 2014년, 2018년, 2019년에 이어 다섯 번째로 포스트시즌에 출전한다.

이날 류현진은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예리하게 꺾이는 컷 패스트볼성 슬라이더(MLB 게임데이 투구분석 기준)와 바깥쪽에 떨어지는 정교한 체인지업으로 강호 양키스 타선과 맞섰다.

류현진은 지난 8일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1회 높은 직구를 던졌다가 백투백 홈런을 허용한 사실을 의식하고 1회부터 낮게 던지는 데 주력했다.

선두 DJ 러메이휴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류현진은 지난 등판에서 홈런을 맞은 루크 보이트와 에런 힉스에게 잇달아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던져 유격수 땅볼, 삼진으로 각각 요리했다.

류현진은 2회 2사 후 히오 우르셸라에게 좌중간 2루타를 내줘 위기를 맞았지만, 우타자 클린트 프레이저를 풀카운트에서 몸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로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렸다.

3회 2사 1루에서 두 번째로 만난 보이트를 커브로 유인해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무실점 행진을 벌였다.

류현진은 4회와 5회 연속으로 투아웃 후 볼넷을 내줬지만, 우르셸라를 3루수 땅볼, 러메이휴를 유격수 땅볼로 각각 낚아 이닝을 끝냈다.

6회초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류현진은 6회 시작과 함께 보이트, 힉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이날 최대 고비를 맞았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류현진은 4번 타자 장칼로 스탠턴을 공 3개로 삼진으로 요리했다. 의표를 찌른 빠른 볼 2개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몸쪽을 파고드는 커터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글레이버 토레스마저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류현진은 2사 1, 3루에서 우르셸라를 힘없는 2루수 땅볼로 처리해 불을 껐다.

예상을 깨고 7회에도 올라온 류현진은 선두 프레이저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1사 후 대타로 나온 강타자 에런 저지와 4번째로 상대한 러메이휴를 잇달아 우익수 뜬공으로 엮어 대미를 장식했다.

토론토의 유명한 '야구인 2세' 삼총사는 가을 야구를 향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류현진에게 힘을 실었다.

'괴수의 아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2회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아치로 선제점을 냈다.

3회에는 1사 후 캐번 비지오가 중월 2루타로 추가점의 포문을 열자 보 비셋이 2-0으로 달아가는 좌선상 2루타를 날렸다.

류현진이 위기를 넘기자 토론토 타선은 6회말 2점을 추가하고 화답했다.

1사 후 랜달 그리칙, 게레로 주니어의 연속 안타 후 유망주 알레한드로 커크가 좌선상을 타고 흐르는 싹쓸이 2루타를 날려 두 명의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토론토 구단은 트위터 계정에서 "이것이 바로 에이스가 하는 일"이라며 류현진의 역투를 극찬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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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 “직접 포스트시즌행 이끌어 평상시보다 배로 기뻐”

올해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4년 만에 미국프로야구(MLB)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일등 공신인 류현진은 “모든 선수가 책임감 있게 해준 덕분에 포스트시즌에 올라왔다”며 기쁨을 동료와 함께 나눴다.

류현진은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로 시즌 5승(2패)째를 따내고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출전을 확정한 뒤 미국·캐나다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 임했다.

‘토론토를 존중하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트시즌 진출 팀만이 입는 티셔츠를 입고 비디오카메라 앞에 선 류현진은 “지난해부터 토론토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보였고, 나 또한 이기고 싶어 이 팀에 왔다”며 “어린 선수들과 잘 맞아떨어져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가을 야구 진출 소감을 전했다.

MLB의 유일한 캐나다 연고 팀인 토론토는 캐나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입을 우려해 국경을 닫은 탓에 홈인 로저스 센터 대신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세일런 필드를 정규리그 대체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이 결정마저 뒤늦게 나와 한동안은 다른 팀의 안방에서 변형된 홈경기를 치르다가 8월 12일에야 세일런 필드에 안착했다.

류현진은 “초반 선수들, 구단 프런트 모두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나중에 세일런 필드에 정착하고 나서는 클럽하우스, 산수들의 휴식·운동 공간 등이 잘 준비된 덕분에 편안하게 지냈다”고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을 마친 뒤 올 시즌을 돌아봤다.

류현진은 올해 들어 가장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는 물음에 “팀에 중요한 날이었고 (내가) 해내서 너무 좋았다”며 “포스트시즌 시작까지 또 기간이 남았기에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특히 자신의 손으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첫 경기라는 말에 “너무 기분이 좋고, 평상시 이겼을 때보다 기쁨이 배가 됐다”며 “선수들이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잘 지켜, 한 선수도 코로나19 때문에 빠지지 않았던 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선수들이 책임감 있게 해줘 고맙다"고 동료에게 감사의 뜻도 건넸다.

류현진은 또 그간 부진했던 양키스를 상대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 것에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한 팀에 계속 약한 모습을 보이면 나도 부담스럽고, 다음 경기에서도 계속 맞다 보면 자신감도 떨어진다”며 “오늘 승리를 계기로 양키스를 상대로 한 자신감이 충분히 올라왔다. 작년과 올해에 안 좋았던 것을 씻어낼 수 있어 좋았다”고 기뻐했다.

류현진은 코로나19 탓에 관중 없이, 감염 예방 차원에서 여느 때와 달리 샴페인 샤워도 없이 동료와 조심스럽게 포스트시즌 진출의 기쁨을 만끽하는 것을 두고 “경기 후 티셔츠와 모자 쓰고 사진 찍는 건 비슷한데 뒤풀이가 없어 아쉬웠다”며 “어쩔 수 없이 규정을 따라야죠”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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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번 류현진 기록…“7이닝 이상 투구도 유일”

한편, 류현진에 대한 캐나다 미국 취재진의 호평도 눈에 띈다.

올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 경기에서 완벽한 모습을 뽐내며 소속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류현진 북미 현지 기자들이 입을 모아 극찬했다.

MLB닷컴의 키건 매티슨 기자는 25일(한국시간) 류현진이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세일런 필드에서 열린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투구로 승리를 이끌자 트위터를 통해 “류현진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다”며 “류현진은 올 시즌 토론토의 최우수선수(MVP)”라고 칭했다.

현지 취재진은 류현진이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기록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캐나다 스포츠넷 마이크 윌러 해설위원은 “류현진은 올 시즌 토론토 소속 투수로는 처음으로 7이닝 이상 소화했다”며 이날 활약상을 소개했다.

데일리 하이브의 이언 헌터 기자는 “류현진은 올 시즌 12차례 선발 등판에서 7차례 퀄리티스타트(QS.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는데, 류현진을 뺀 나머지 투수들이 기록한 퀄리티스타트는 단 4차례”라고 전했다.

류현진이 소속 팀의 가을야구 진출에 독보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지역 일간지 토론토 선은 ‘류현진의 탁월함이 양키스를 좌절시켰고, 토론토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요령 있게 던질 줄 아는 류현진이 올해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에서 7이닝 무실점의 가장 강렬한 투구를 선사했다”고 호평했다.

이어 “토론토는 젊은 유망주들의 성장에 포스트시즌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 지난해 말 자유계약선수(FA) 류현진과 4년간 8천만달러에 계약했다”며 류현진이 토론토의 가을 야구 복귀를 위한 화룡점정이었음을 재차 강조했다.

토론토 스타도 “류현진은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에서 확고한 투수였다"며 "많은 이닝을 던지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등판할 때마다 효과적이었고, 평균자책점 2.69라는 성적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토론토의 가을 야구행에 크게 기여한 류현진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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