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양당은 항상 싸우고 있지만
개천철 행사에서 만나
공수처 이슈 및 공정경제 3법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추미애 공방이 서해 총살 논란으로 넘어가면서 여전히 거대 양당의 으르렁은 지속되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에 접어들면서 그나마 휴전 상황이다. 양당 사이에는 화약고가 참 많다. 그런 와중에 양당 대표가 만났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개천절 경축식(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대화를 나눴다. 안 그래도 두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은 항상 언론 카메라에 담기기 마련인데 같이 걷는 모습이 연출됐다.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김종인 위원장과 이낙연 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김 위원장과) 함께 걸으며 대화했다. 특히 공수처 출범과 공정경제 3법안 처리에 관해 의미있는 의견 교환이 있었다. 잘 진척시키겠다”고 밝혔다.

양당의 적대적 대결 정치체제가 살벌한 가운데서도 이 대표는 나름의 협치 전략을 갖고 있다. 투트랙인데 하나는 “원칙있는 협치”라는 구호가 말해주듯 국힘이 끝까지 발목을 잡으면 그냥 밀어붙이는 것이고, 그 다음은 공통 분모를 찾아내서 함께 일(입법 처리)을 추진해보는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다. 이 대표가 봤을 때 공정경제 3법이 딱 후자에 포함되는 의제다.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를 자신의 시그니처로 갖고 있는 만큼 당내 반대 여론들이 있음에도 공정경제 3법을 밀어붙일 기세다.

공정경제 3법은 아래와 같다. 

①(상법 개정)다중대표소송제 도입+감사위원 분리 선임+대주주 의결권 3%로 제한 
②(공정거래법 개정)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제 폐지해서 누구나 담합 행위에 대해 검찰 고발 가능 
③(금융그룹감독법 개정)2개 이상의 금융사를 운영하고 총 자산이 5조원을 넘는 금융그룹에 대한 감독 규정 추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사실 국힘이 당론으로 반대하는 의제다. 국힘은 당 차원에서 헌법재판소에 공수처의 위법성을 심판해달라고 청구해놨다. 하지만 올초 패스트트랙을 통해 공수처법이 통과됐고 4.15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 가까이 확보했기 때문에 국힘이 공수처 출범을 막을 길은 없다. 민주당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선임권을 놓고 실력행사 중인 국힘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압박하고 있다. 국힘은 어쩔 수 없이 위원을 추천하겠다는 시그널을 내비쳤고 이 대표는 김 위원장과 그런 이야기를 나눴다고 공식화 한 것이다.

재밌는 것이 김 위원장은 이 대표와 현안 관련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부인했다는 점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 대표와 사적인 이야기만 했다. (현안 관련) 그런 이야기 안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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