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박종민] 한국문인협회에서 발간하는 월간문학 8월호 실린 글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해 봤다. 한국문단을 쥐락펴락할 큰 역량을 가진 원로문인이 쓴 글이다.
“각 문학단체나 동인회가 발간하는 500여 종의 월간 격월간 계간 등등 문예지와 무크지의 양산체제를 계기로 한해에 5,000여 명의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신인 문인들이 마구잡이로 배출된다.” 는주장이었다.
그러면서 “이들이 과연 제대로 된 시 수필을 쓰고 있겠느냐며 문인 숫자만 늘어날 뿐,”이라 했고 “새내기 병아리 문사”라고 평가하며 활동과 역량에 대해 질타한 것이다.
그는 “이렇게 쏟아져 나온 문인들이 흙탕물 덜 익은 잡초 숲 새내기글쟁들 건달글장수들의 양손 빨대에 빨려 아싯거랑물처럼 맑디맑던 문림(文林)의 강물로 흘러들어간다.”라 역설했다. 깎아내리면서 비수를 꽂은 거다.가히 충격적이다.
흙탕물, 덜 익은 잡초 숲, 새내기글쟁이들이라 했다. 흙탕물은 뭘 말하는 것이며 덜 익은 잡초 숲이라면 익은 잡초가 있고 덜 익은 잡초가 있다는 말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아니하고 이미 널리 알려진 명성과 명망에 비춰볼 때 말씨가 좀 거칠면서 문장과 문맥이 조화롭게 성립되질 아니한다.
자기 혼자만 잘났다는 건가? 실로 오늘에 처한 우리 한국문단의 현상을 보노라면 한해에 많은 숫자의 문인들이 양산된다는 것에는 필자 역시 동의한다. 그걸 가지고 흙탕물에 비유하고 덜 익은 잡초에 비유한다는 것이 바른 지적이며 적절한 가치관을 가진 것이냐 하는 데는 의문이 든다. 지극히 단편적이며 이기적이며 위선적이리라 싶다.
문단이란 과연 무엇이든가? 문단이 어떻게 구성되며 어떤 사명과 역할을 하여 어떻게 우리 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는 것이던가? 한마디로 말해 글을 쓰며 글을 공유는 사람들의 모임 단체가 아니던가? 자기들끼리의 격에 맞게 시나 소설 수필 등등을 써서 공유하고 공감 인정받으며 거기 모임 단체에 새로 가입하려 하면 신인상이라는 명분을 내걸어 미리 정해진 사람으로부터 심사받고 평가 인정받아야만 가입 자격자가 되는 것일 뿐이다.
몇 점 이상 토익 토플 이력을 따지며 고차원의 수학 과학문제 등으로 치르는 국가고시가 아니고 국가가 공인하는 기관이나 단체에서 시행하는 자격취득시험이 결코 아닌 거다. 여기 거드름 피울 이유가 없다.
우리나라 국민 5,000만 명이 모두 다 시인이고 수필가라면 어떤가? 국민이 모두가 시를 지어 읊고 수필을 쓰고 소설을 쓸 줄 아는 나라라면 전 세계에서도 으뜸가는 문인의 나라이며 문사의 나라로서 그야말로 문화강국이 되는 게 아닐까? 요즘 시대는 문화시대이며 문명의 시대이다.
자그마한 산간 오지마을에서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80세 노인들이 겨우 한글 공부에 눈떠 문맹에서 탈퇴하면서 자기들만이 공감하는 시를 짓고 공유하여 문집을 냈고 인근 마을과 관청에까지 돌리며 자랑하고 즐기는 문화시대이다. 규모나 급, 즉 클래스가 다를 뿐이지 여기 역시 하나의 문학단체를 이뤘다. 이를 누가 막을 것인가?
특정 계열단체에 편입될 수 있는 여건과 능력이 다른 것일 따름이다. 지역 학벌 능력 나이 성격 등등 각 모임의 격이 다른 게 정상이다. 그들은 문사까진 못되더라도 자칭 시인이며 문인으로 글을 쓰고 즐기며 자기 인생을 향유 하는 것이다.
물론 서울과 지방의 문화와 문물의 격차가 있고 정통성에 대한 시시비비를 따질 수도 있다. 그렇다 치더라도 수준이 낮고 나와 다른 Classless란 이유로 함부로 깎아내릴 건 아니다. 문화강국실현의 길을 막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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