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원까지 한목소리..."위구르족 탄압 말라"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코로나와 홍콩 국가보안법, 신장위구르 자치구 소수민족 인권 탄압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과 중국 간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서방국가들의 중국 압박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을 주장하며 규탄하는 시위대가 늘어나자 영국 정부가 중국의 소수민족 인권탄압 의혹을 들어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불참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부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부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중국이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위구르족을 억누른다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서방국가들이 오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보이콧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외교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이 주장하는 것은 중국당국이 신장위구르 자치구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탄압 부분이다. 라브 장관은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심각하고 지독한 인권탄압 증거가 명백하다며 자신은 스포츠를 외교, 정치와 구분하는 성향이지만 그게 불가능할지도 모를 지점이 생겼다고 의원들에게 말했다.

라브 장관은 위구르족에 대한 감금, 차별대우, 인구증가 억제를 위한 불임 강요 등은 영국이 단순히 외면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영국정부가 그런 "증거를 수집하고 국제사회의 파트너들과 공조하며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추가 조치가 무엇이 있는지 다함께 검토해보자"고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영국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올림픽 참가를 거부한 적이 없다. 독일 나치 정권하에서 개최된 1936년 베를린 하계 올림픽, 소비에트연방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이어 열린 1980년 모스크바 하계 올림픽 때 압박 속에도 영국은 불참하지는 않았다.

영국의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가능성 시사에는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 뿐만 아니라 야당인 노동당 의원에게서도 베이징 동계올림픽 불참 검토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노동당의 그레이엄 스트링어 의원은 라브 장관에게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때 마거릿 대처(당시 영국 총리)의 문제를 다시 알려주고 싶다"며 "대처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사진=연합)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사진=연합)

영국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류샤오밍 영국 주재 중국대사는 서방세계의 신장 지역의 인권탄압 의혹 주장에 대해 "세기의 거짓말들"이라며 라브 장관의 주장을 일축했다. 중국당국도 위구르 탄압설을 강력한 어조와 함께 일관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한편 최근 영국과 미국, 독일, 프랑스 등 다른 38개국과 함께 유엔에서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국가는 "신장에 있는 거대한 정치적 재교육 캠프의 존재를 심각히 우려한다"며 "거기에 100만명이 넘는 이들이 임의로 감금돼 있다는 신뢰할 만한 보고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