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투데이②환노위] ‘인국공 정규직화’ 청와대 개입이라고?
[국감 투데이②환노위] ‘인국공 정규직화’ 청와대 개입이라고?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10.09 1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노위의 위상
인국공 정규직화에 청와대 개입이 이상한가?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권 지자체에 공유
화물차 기사의 죽음 원인
산업재해 사망자 수
김종인의 노동개혁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사실 국회 18개 상임위원회 중 환노위(환경노동위원회)는 알짜로 판단되는 인기 상임위는 아니다. 지역구 인프라 건설에 유리해서 유권자 어필이 잘 되는 국토위(국토교통위원회),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기재위(기획재정위원회), 신기술이 가장 많이 적용되는 금융권을 마크하는 정무위(정무위원회), 여야 정쟁이 핫하고 법조 권력을 다루는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 등에 비해 큰 관심을 받지 못 할 때도 많다. 

하지만 노동하지 않는 시민은 없다. 그래서 노동 정책을 총괄하는 환노위는 무지 중요하다. 기후위기로 인류의 생존 방식 자체를 수정해야 하는 이 타이밍에 환노위는 많은 주목을 받아야 한다. 국감 투데이 두 번째는 환노위다. 환노위 국정감사는 7일에 환경부를 다뤘고 8일에는 고용노동부를 했다. 

송옥주 환노위원장이 환노위 국감 시작을 의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문제는 지난 6월 코로나 시국 속에서 아주 뜨거운 이슈였다. 누가 봐도 화가 날 만한 카카오톡 캡처화면이 너무 많이 확산됐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지탄의 목소리가 컸다. 마치 비정규직에 머물러야 할 사람이 운이 좋게 공기업 정규직이 됐다는 식으로 치환됐고 국민의힘은 공정성을 명분삼아 여권을 몰아붙였다. 여러 논점들이 뒤범벅됐었는데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치열하게 공부해서 시험을 통과하지 않은 사람이 정규직이 될 수 없다는 속내가 강하게 작용했다. 

국힘은 기본적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고 특히나 인국공 보안검색요원의 직고용 사례는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한다. 8일 개최된 환노위 국감에서는 국힘발 인국공 공세가 강렬했다.

김웅 국힘 의원은 인국공과 노동부가 내부적으로 보안검색요원들을 자회사 정규직 고용으로 결론을 냈음에도 청와대가 무리하게 개입해서 “이 사단이 났다”고 주장했다. 경비업법에 따라 특수경비업은 겸업을 할 수 없어서 인국공이 직고용을 할 수 없었는데 청와대가 무리하게 직고용을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방어막은 이런 거다. 일단 공항 보안검색요원은 매우 중대하고 필요한 상시 업무라서 인국공이 직고용을 하는 것이 맞고 청와대가 부당하게 무리한 개입을 했다는 국힘의 네거티브를 반박했다. 청와대가 각 부처들의 의견을 조율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의견 조율을 넘어 청와대의 철학을 강하게 어필했더라도 사실 그게 정권을 맡은 청와대의 역할로서 당연할 수도 있다. 민주당은 국힘의 공세 전략에 어느정도 말려들어간 측면이 있었다. 

코로나 방역 조치로 의원마다 아크릴판이 설치돼 있고 김웅 의원이 인국공 사태에 대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웅 의원은 “청와대가 개입하며 문제가 생기고 사단이 발생했다. 청와대는 어떻게든지 인국공의 직고용을 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와대가) 공사법을 바꿔 달라고 했으나 모든 부처에서 안 된다고 했다. 그대로 가면 되는데 청와대가 또 나서서 정말 최악수인 청원경찰로 직고용하라는 오더가 떨어진다”며 “청원경찰로는 안 된다고 다 법률 검토를 받았는데 느닷없이 뒤집어졌다”고 주장했다.

김성원 의원은 구체적으로 청와대의 오더가 떨어진 날을 특정했다. 5월 말부터 6월 초 사이 청와대에서 관계부처 회의가 열렸다는 것이다. 국가정보원, 국토교통부, 노동부, 경찰청 등이 인국공 정규직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청와대 주재로 모였다는 것인데 김성원 의원은 “거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논의된 게 보안검색 요원 (직고용의) 법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청원경찰 방식을 도입하자고 결정된 것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국감에 출석한 양성필 노동부 공공노사정책관은 해당 회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김성원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성과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든지 (직고용을) 만들려고 한 것”이라고 설파했다. 

김성원 의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임이자 의원은 공기업의 자율적 결정을 침해하는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장기호 인국공 정규직 노조위원장은 인국공 내부 자료에 BH(블루하우스)라는 표현이 있다면서 청와대 개입설에 힘을 실었다.

이재갑 노동부 장관은 이미 청원경찰 우회로 방안이 정부세종청사 경비원 사례 때도 적용된 바 있기도 해서 인국공 문제 역시 청와대가 나서서 정리를 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사실 정권을 위임받은 청와대가 자기 철학을 갖고 의견 조율을 하거나 그걸 넘어 특정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결정에 대한 최종 책임은 청와대가 져야 한다. 

민주당은 △국힘의 공세대로 그런 나쁜 개입은 없었다는 식으로 디펜스 전략을 구사하면서도 △개입을 했지만 그게 당연하다는 역할론을 어필했다.

윤준병 의원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다가 경비업법에 막혀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자회사 고용이 합의됐었는데 청원경찰 대안이 떠올라서 원래대로 했다는 프로세스를 풀어냈다. 

윤 의원은 “(국힘의 주장이) 청와대가 개입해 전체를 왜곡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유감이다”며 “합리적 방향으로 가기 위한 부처 간 합동 회의이지 왜곡하기 위해 지시했거나 이런 것은 아닌 것”이라고 반박했고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있다”라고까지 받아쳤다.

그런데 누가 봐도 청와대가 개입해서 드라이브를 걸었다고 보여진다. 그래서 가짜뉴스는 무리한 표현이다.

양이원영 의원은 “청와대는 어떤 사안을 해결할 때 협의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며 “정권을 잡았으면 정책에 대해 그런 역할을 하는 게 본분이다. 회의를 했다고 문제제기하는 것은 무리수”라고 반론했다.

이수진 의원(비례대표)은 공항 보안검색 인력에 대해 과거에는 경찰이 담당했을 정도로 공적 성격이 강하다고 환기했다. 나아가 공공부문 정규직화의 가이드라인에도 안전 업무는 원칙적으로 직고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재갑 장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밖에도 이날 국감에서 거론된 이슈는 △노동부의 근로감독권 지자체와 공유 △서부발전 화물차 운전자 사망 원인 △10년간 30대 건설사 산재 사망 485명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노동개혁 해명 등이다. 

지난 4월29일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큰 불이 났고 현장 노동자 3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이천 화재 참사로 네이밍됐는데 사실 한익스프레스 산업재해 사건이 더 정확하다. 샌드위치 패널 작업과 용접을 거의 동시에 수행했고, 소화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환기도 안 되어 있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자체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있는 법도 안 지킨 업체의 도덕적 해이도 문제다. 그래서 노동부가 독점하고 있는 근로감독권을 지자체에게 공유해서 기업이 안전하게 산업 현장을 유지하고 있는지 제대로 감독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5월3일 출고된 뉴시스와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제일 근본적인 문제는 산업현장의 안전관리의 경우 예를 들면 추락사고든 질식사고든 아니면 매몰사고든 화재사고든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준비돼 있는 규정들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또는 지키도록 의무지워진 안전관리자들이 제대로 배치돼서 제대로 활동하는지를 공공영역에서 제대로 관리해줘야 하는데 사실 잘 안 되고 있다”며 “공사현장과 산업현장의 안전관리문제(에 대한 권한)를 고용노동부가 가지고 있다. 결국은 근로감독관들이 가지고 있는데 말하자면 노동경찰이다. 근로감독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정확한 수치는 알아봐야 하는데 3000명 정도 그것도 2000명에서 늘린 거다. 이 인원 가지고는 체불임금 조사하는데도 벅차다. 산업안전관리 문제를 실제로 시행하려면 근로감독관의 인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원 확충과 더불어 지자체에 권한을 좀 넘기면 지자체가 부족분을 감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장관은 명확하게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 장관은 윤 의원이 지자체와의 공유를 검토해볼 수 있느냐는 질의를 받고 “(그러면)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휘감독하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며 “개별 사건 하나하나에 대해 지휘감독을 할 수 있는 관계는 안 되기 때문에 전국적 통일성을 유지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고 답했다.

이어 “그 방안(근로감독 권한 공유)을 제외하고는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지자체가 제안한 내용 중 하나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을 지자체에 파견하는 방안인데 이는 같이 검토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화물 운전자가 석탄 운반용 스크류 기계에 깔려 사망했다. (캡처사진=JTBC)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건(구 서울메트로와 은성PSD), 2018년 태안 화력발전소 석탄 컨베이어벨트 사건(한국서부발전) 등은 일종의 이그잼플이다. 기업이 돈을 아끼려고 안전한 노동환경을 구축하지 않았고 노동자들은 그런 곳에서 일하다가 죽었다. 또 서부발전이다. 또 태안이다. 지난 9월10일 거기서 또 화물차 운전자가 사망했다. 하청업체는 또 하청을 줬고 해당 화물차 운전자는 일당을 받는 일용직이었다. 석탄 운반용 스크류 기계를 트럭에 싣던 도중에 그게 떨어졌고 깔려 죽은 것이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운전자 사망 사고는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인재”라며 “4.5톤 화물차에 10톤 가까운 화물(스크류 기계)을 무리해 과적하다 사고가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화물이 굴러떨어지지 않도록 고임목 등 고정 작업도 하지 않았고 신호수도 배치하지 않는 등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며 “김용균씨 사고 이후 서부발전에 대한 노동부 특별 감사 등이 이뤄졌으나 결국 또 다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노동자가 죽고 말았다. 일하다 죽는 것은 기업의 살인행위나 다름없기 때문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통과시켜 노동자 안전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윤준병 의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관련해서 윤 의원은 국내 30대 건설사가 얼마나 노동자들의 작업 안전에 무감한지 통계를 발표했다. 윤 의원이 자료를 받아 집계한 것에 따르면 2011년~2020년 6월 말 기준 30대 건설사 산재 사망자 수는 총 485명이다. 20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한 건설사는 7개사다. 대우건설 51명, 현대건설 45명, 포스코건설 40명, GS건설 35명, SK건설 33명, 대림산업 29명, 롯데건설 29명 등이다. 

윤 의원은 “대형 건설사 사업장에서 매년 산재 사고와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도 문제”라며 “안전보다는 공정 일정을 맞추는 데 급급해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현장 상황과 사고 책임을 작업자에게 전가하는 행태를 방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이자 의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국힘 비대위원장은 보수정당 당권자로서 과감하게 공정경제 3법을 주장하고 있다. 경제민주화를 시그니처로 갖고 있긴 하지만 보수정당에서 그런 주장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심지어 당 원내대변인의 논평에는 “공정 3법이라 이름 붙인 기업규제 3법(최형두 원내대변인)”이라며 부정적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그만큼 국힘 내부에서 이견들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데 그래서 김 위원장은 이와 함께 노동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노동개혁은 흔히 노동 유연화로 등치되어 진보진영에서 많은 비판을 받는 소재다.

임 의원은 “(김 위원장의 노동개혁은 해고 유연성이 아니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노동과 임금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비대면 근무도 많이 하고 4차 산업혁명으로 디지털 가속화로 다양화한 노동에 대한 다층적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정강과 정책을 바꿨듯 약자와의 동행을 선언했다”며 “(비정규직 양산의 원인이 된) 파견법은 DJ(김대중) 정부 때 기간제법은 노무현 정부 때 만들어졌다. 이와 관련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할 테니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