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환경 돌파하기 위해 3년
산전수전 직접 발품팔아 개척
사람마다 천차만별 금융 상황 다양해
고객이 아닌 제휴사로부터 수익 창출
좋은 사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이승배 핀마트 대표는 자부심이 넘쳤다. 1987년부터 오랜 세월 금융맨(은행/카드/증권/금융기술개발/전략컨설팅/금융 신사업 등)으로 이 바닥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그런 만큼 그의 땀과 노하우가 핀마트에 집약됐다. 핀마트는 고객에게 맞춤형 금융상품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5년차 핀테크 업체다. 핵심은 대출이다. 이 대표는 “사람들이 의외로 대출을 잘 모른다. 대출 문맹이 많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8일 16시반 서울 중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1시간 넘게 핀마트를 키워온 스토리를 들려줬다. 

이승배 대표는 금융맨 경력 33년의 노하우를 핀마트에 집약시켰다. (사진=문주영 실장)
이승배 대표는 금융맨 경력 33년의 노하우를 핀마트에 집약시켰다. (사진=문주영 핀마트 실장)

이 대표는 “예금이 많은 사람도 대출을 받는다.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또 투자를 하려고 그런다”며 “세상에는 남자가 있고, 여자가 있고, 성소수자도 있다. 예금이 많은 자금 잉여층이 있고, 주식이 많은 사람도 있고, 부동산이 좀 있는 사람도 있고, 예금도 대출도 적절히 있는 하이브리드형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간군상의 본질은 다양성이다. 사람마다 금융 포트폴리오도 천차만별이다. 수많은 대출 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여러 금융투자 및 금융서비스를 소개해줄 수 있겠지만) 대출이 메인인 것은 맞다”며 “(2016년 회사를 설립하고) 규제를 풀기 위해 3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출 쪽에서 전문성을 기르자고 다짐했다. 토스는 송금 분야부터 시작해서 영역을 넓혀온 것이고 뱅크샐러드는 카드부터 시작해서 대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는 처음부터 오로지 대출만 팠고 대출에 있어서는 핀마트를 따라올 수 없다”고 공언했다.

핀마트는 고객이 실제 대출을 받을 때 적용될 △대출 종류(가계/사업자/자동차/주식/PF) △금리 △한도 등의 정보를 금융사별로 보여주고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물론 신용/체크카드 발급 중개나, 부동산 투자 중개 등 영역을 넓혀가기 위해 시도하고 있다. 

스마트폰 앱으로만 고객을 만나지 않는다. 대면 상담도 가능하다. 

이 대표는 “난립하고 있는 대출 금리 비교 서비스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부분은 상담 서비스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혁신금융사업자 선정 이전부터 핀마트는 계속해서 바뀌는 부동산 규제 대출 관련 상담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해왔다. 이후에도 신용대출 사업자대출을 포함 모든 부분에서 비대면에 한계가 있다면 언제든지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 대표. (사진=문주영 실장)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 대표. (사진=문주영 핀마트 실장)

비교는 곧 가장 싼 금융사를 찾아주는 것을 의미한다. 경매를 하듯이 고객에게 가장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해줄 수 있는 금융사를 찾아주려면 실제 고객이 오프라인 대출 창구에 앉아야 한다. 즉 리얼하게 자기 소득과 재산을 까서 보여줘야 금융사도 그에 따라 무슨 대출을 몇 퍼센트의 이자로 해줄 수 있는지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 은행마다 몇 퍼센트 금리의 대출 상품이 고정적으로 있는 게 아니라 해당 고객에 따라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생각해보면 그게 당연하다. 핀마트는 이런 현상에 대응해서 프로세스를 설계했다. 개인별 조건을 제시받을 수 있는 대출 비교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애를 많이 쓴 것이다.

이 대표는 “진짜 비교를 하려면 금융사에서 제시하는 확정 금리와 한도가 나와야 하는데 과거에는 개인 맞춤형이 아니고 동일한 상품 정보만 보여줬었다”며 “대출은 그게 아니고 금융사마다 개인마다 상품마다 다 다르다. 조건이 다 다르다. 그걸 하려면 다소 복잡한 로직과 여러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적용되는 대출 조건을 비교해주기 위한) 그 서비스가 성립되려면 결정적인 허들이 몇 가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출일사전속주의(대출 모집인이 1곳의 금융사와 위탁 계약을 맺어 해당 금융사의 대출 상품만 판매하도록 규제)”라며 “우리가 비교를 해서 고객에게 대출 소개를 해준다고 생각해보자. 이 고객은 여러 금융사들 중에서 3.5%가 나오고 한도 3000만원을 제시한 신한은행을 최종적으로 선택했다고 할 경우. 우리가 비영리법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소개를 해줬다면 일정한 수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면 모집인으로 간주돼서 한 군데만 대출 모집을 해야 하는 룰을 위반하게 된다. 그래서 이 모델은 비교 대출 모집이 성립이 안 됐었다”고 풀어냈다.

이 대표는 “고객이 맞춤형 금융상품에 최종적으로 닿게 됐을 때 금융사로부터만 수수료를 지급받고 있다. 중개에 성공하면 업권별 상품별 수수료가 상이하다”며 “수익성이나 수수료에 대한 부분은 금융사와의 비밀 유지 협정상 다 오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결국 제휴사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대표는 “규제를 푼다고 3년 넘게 시간을 다 보냈는데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에 20번 가까이 찾아갔다. 금융위도 (우리가 고생한 것을) 다 안다. 창업하고 지금까지 이런 데에 투자를 하느라 20억 가까이 썼다”며 “아직은 적자이고 이걸 메꾸기 위한 기반을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는 규제를 푸는 데에 노력을 들였고 이제는 규제 환경이 어느정도 조성됐으니 그에 맞는 인프라를 깔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꽤 많은 금융사들과 제휴를 했고 역으로 고객을 유입시켜줄 비금융 제휴처들과 상당히 관계를 만들었다. 연말이면 BEP(손익분기점) 넘는 것은 물론이고 수익 창출이 많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대표적으로 삼성페이와 (제휴가) 돼 있다. 삼성페이 앱에 금융상품 추천 및 대출 코너가 있는데 이게 저희와 자동으로 연동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규제를 푸는 데에 비용을 들였다는 것은 이런 거다. 규제 개정의 방향성을 연구해서 당국에 민원을 전달하고 개정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우회해서 사업 활로를 개척하는 그런 활동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이 대표는 “연합뉴스인가 YTN인가? 어떤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핀테크 업체들 중에 가장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이라고 금융위로부터 추천을 받아서 연락을 했다고 한다”면서 사업 모델 구축을 위해 정말 많이 발로 뛰었다는 점을 환기했다.

직접 핀마트 앱을 보여주면서 설명하고 있는 이 대표. (사진=문주영 실장)
직접 핀마트 앱을 보여주면서 설명하고 있는 이 대표. (사진=문주영 핀마트 실장)

그런 그의 노고를 알고 도와준 사람들도 꽤 많다. 대표적으로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변호사 시절 핀마트의 사업 모델을 듣고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좋은 사업을 한다면서 무료로 법률 검토 의견서를 써줬다. 

또한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과 류성재 사무관은 핀마트가 요청한 규제 해소 노력에 대해 “일개 사기업이 해결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일인데 정말 고생이 많다”면서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국민권익위원회 최해일 사무관도 국민 권익에 부합하는 서비스라고 칭찬했다.

이 대표는 핀마트의 경쟁력을 어필하면서 ‘내차 시세’ 파트를 소개했다. 

이 대표는 “(핀마트를 통해) 자동차 시세 비교를 한다고 하면 고객 차량의 시세와 신차 구입조건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고 고객의 금융 상황에 맞게 대출 중개를 해준다. 나아가 맞춤형 신용카드까지 추천을 해준다. 예를 들면 모 신용카드 주유 전용 할인카드가 있는데 이런 걸로 제안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 대표는 좋은 사례들이 많다고 했다. 

이를테면 △혼인신고 전이라도 타이밍상 곧 결혼을 할 예비 부부들이 한국주택금융공사 디딤돌대출을 받게 도와줌 △LTV(담보인정비율) 혜택을 최대한 볼 수 있는 조건으로 대출 중개 △저신용 고금리 대출을 고려하는 고객에게 제1금융권 은행 대출이 가능하도록 틈새를 모색 △사지마비 딸을 둔 어머니가 병원비를 구하기 위해 저신용 상태에서도 자가 집을 담보로 잡지 않고 무설정 아파트론을 통해 대출에 성공한 사례 등이 있다.

이 대표는 규제 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애를 썼다. (사진=문주영 실장)
이 대표는 규제 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애를 썼다. (사진=문주영 핀마트 실장)

이 대표는 “대출을 받으라고 종용하는 게 아니라 고객 입장에서 더 나은 상태가 될 수 있는 방법과 시기를 알려주고 그때 가서 더 좋은 조건으로 받을 수 있게 도와주니 다들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부정적인 사례도 있었다.

이 대표는 “어떤 고객이 핀마트를 통해 모 저축은행에서 가심사 승인 안내를 받았으나 최종적으로 본심사에서 부결 처리되어 불쾌함을 토로하셨다”며 “해당 저축은행이 고객 DB를 수집할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승인을 낸 후 부결 처리하는 수법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다. 핀마트는 해당 저축은행과 거래를 종결하여 사후에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전했다. 

금융사들 간의 제휴도 중요하지만 핀테크이기 때문에 IT업계와의 협력도 필수적이다.

이 대표는 “이미 AI 회사와 긴밀하게 협력을 하고 있고 오래 전부터 내가 IT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들과 관계를 맺어왔다”며 “요즘엔 단일 목적 알고리즘이 아니라 복합적 알고리즘 기술이 필요하다. 결국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과 신용도가 높은 사람의 특성이 상충되는데 그에 맞게끔 다중목적함수를 수행할 수 있는 머신러닝(인간의 학습 능력과 같이 경험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하고 스스로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 알고리즘을 발전시켜야 한다. 그래야 조건에 부합하는 대출 대상자를 과학적으로 더 많이 찾아낼 수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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