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동결 3차례
코로나발 경기침체로 
유례없는 초저금리 
미국 기준금리와의 적절한 격차 유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한국은행이 현재의 제로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오전 연 0.5%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금통위원은 총 7명인데 의결정족수는 4명이다. 이번 동결 결정에는 7명이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10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시국이라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내렸는데 다시 원상복구를 할 만큼의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했다. (사진=한국은행)

사실 1990년대에는 은행에 돈만 맡겨놔도 이자 수익이 상당했다. 이자율이 10%가 넘었다. 그런 상황이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점점 저금리 기조로 바뀌었고 코로나 직후 올해 3월까지만 해도 1.25%였다. 한국 경제 실정으로 봤을 때 1%대도 상당히 이례적인 초저금리 수준이다. 그럼에도 코로나는 실물경제를 얼어붙게 만들었고 한은의 결단을 앞당겼다. 미국도 아닌데 제로금리가 뉴노멀이 됐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0.00~0.25%)와의 격차는 0.25%가 됐다. 달러는 기축통화로 금(Gold) 다음으로 쳐주는 절대 화폐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원화와 달러의 격차가 적절해야 외화 유출을 막을 수 있다.

경기침체에 따라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저금리는 자산시장의 과열을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금통위는 금융·부동산·주식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라고 보고 있다. 사실 7월과 8월에 이어 10월까지 3번째 동결이다. 

금통위는 배포한 의결문을 통해 “세계경제 부진이 완화되는 속도가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 등으로 다소 둔화됐다”며 “국내 경제도 더딘 회복 흐름을 보였다. 수출 부진이 완화됐지만 민간 소비가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미약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 투자 조정도 이어졌다. 큰 폭의 취업자 감소 등에 고용 상황도 계속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수출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경기 전망이 너무 불확실하고 예측가능성이 불투명하다. 그래서 당분간 제로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되도록 금융 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며 “국내 경제의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도 낮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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