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과 옵티머스’에 어른거리는 권력의 그림자 
‘라임과 옵티머스’에 어른거리는 권력의 그림자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10.15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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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과 옵티머스
여권 반응은? 
수사하되 아직 팩트없다고?
정치 공세로 치부
이진아 변호사와 윤석호 변호사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일찌감치 평론했듯이 권력형 비리의 양태가 토건에서 금융으로 옮겨가고 있다. 작년부터 올해 내내 DLF,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상상인, 팝펀딩 등 대규모 금융투자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중 라임과 옵티머스는 백그라운드가 심상치 않다. 현 여권 인사들이 개입되어 말도 안 되는 금융 투자를 빌미로 소비자들을 속여 돈을 쓸어담았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라임에 비해 옵티머스가 권력형 비리의 화수분으로 이슈화되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근 들어 라임에 비해 옵티머스가 권력형 비리의 화수분으로 이슈화되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라임은 1조5000억원, 옵티머스는 5000억원 도합 2조를 날려버렸다. 라임은 부실한 기업에 투자한 메자닌 펀드(채권과 주식의 성격을 섞어놓은 상품)를 팔았고, 옵티머스는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하겠다고 홍보해서 펀드를 만들어놓고 대부업 또는 특정인이 지배하는 회사에 돈을 부었다. 사실상 황당한 사기극에 가깝다. 

그럼에도 권력의 뒷배가 이들을 봐줬기 때문에 간 큰 행태가 가능했다는 스토리로 퍼즐 조각이 맞취지고 있다.

현재 청와대 인사(강기정 전 정무수석과 김정훈 전 경제수석실 행정관 등)와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라임)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옵티머스 리스트(청와대 및 민주당 인사 20여명의 실명 수록)가 있다는 설이 돌고 있다.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고 SBS는 연일 대형 특종을 쏟아내고 있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2일 오전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위증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 위해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도착, 취재진 질문에 답변 후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강기정 전 정무수석이 10월12일 라임의 돈줄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위증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 위해 서울남부지검에 방문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듯 하면서도 아직 언론의 보도나 야당의 공세에 팩트가 빠져 있다는 뉘앙스로 메시지를 내고 있다. 금융 게이트를 흔한 야당의 정치 공세로 퉁치려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옵티머스와 라임 펀드 사기 사건과 관련해 실체가 불분명한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그 대상이 누구든 엄정하고 철저히 수사해 아무런 의혹도 남기지 말고 진실을 밝혀주기 바란다”면서도 “우리는 근거없는 거짓 주장이나 의혹 부풀리기에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김 원내대표는 13일 국감 대책회의에서 “라임과 옵티머스 건으로 근거없는 의혹제기와 부풀리기 등을 통한 정치 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권력형 게이트로 규정한 것에 대해) 지금 무엇이 나왔기에 권력형 게이트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중의 카더라 통신을 인용하는 수준이다. 대통령을 흔들고 정부를 흠집내고 여당을 공격하면 야당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얕은 정치이고 야당의 나쁜 정치만 심화시킬 뿐”이라며 “라임과 옵티머스 사건은 사모펀드의 금융사기 사건이다. 국민의힘이 권력형 비리라 주장하는 명확한 근거가 있다면 면책 특권 뒤에 숨지 말고 국민 앞에 떳떳하게 공개하면 된다. 민주당은 성역없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것을 검찰에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증권업종본부 관계자들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모펀드 사태 해결을 위해 청와대가 직접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증권업종본부 관계자들이 7월29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오후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입장을 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검찰의 엄정한 수사에 어느 것도 성역이 될 수 없다. 빠른 의혹 해소를 위해 청와대는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대로 청와대는 출입기록 등을 검토해서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강 대변인은 “CCTV 영상 자료는 존속 기한이 지나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서를 달았다. 국정 최고책임자 문 대통령이 여권에 불똥이 튈 수도 있는 문제에 대해 단호한 메시지를 내는 것 같지만 뭔가 찝찝한 대목이 있다. 스모킹건이 될 수 있는 CCTV 증거는 없고 출입기록도 사전 필터링을 거쳐서 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라임 게이트와 관련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청와대 인사의 도움을 받아 청와대에 출입했고 검찰은 CCTV 영상과 출입기록을 청와대에 요구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발로 “출입기록은 원칙적으로 비공개 대상”이지만 문 대통령의 방침에 따라 검찰에 협조하고 있다는 워딩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2016년 말 국정농단 당시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가 검찰의 압수수색 집행에 응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압박했었다. 그래서 일각에서 내놓고 있는 ‘빨리 털고 가려는 여권의 출구전략’이 가동됐다는 식의 해석은 정확하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이슈화가 되어서 단호한 코스프레가 나오는 것이지 최대한 디펜스 모드가 유지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동안 민주당이 추미애 법무부장관 보호에 총력을 기울였던 것도 결국 윤석열 총장의 검찰을 통제해서 자기 치부에 대한 수사를 무마하기 위한 빅픽처로 보여진다. 추 장관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이래로 검찰개혁에 사활을 거는 역할을 부여받았고 그 과정에서 윤 총장과 드잡이를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법무부는 지난 1월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산하에 있는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비직제 부서라는 이유로 원포인트 폐지했다. 금융권의 저승사자로 불린 합수단은 그렇게 허망하게 날라갔다. 유의동 의원실(국민의힘)에 따르면 1월21일 개최된 국무회의에 합수단 폐지 안건이 올라왔는데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을 비롯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합수단은 작년 연말까지 라임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중이었다.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일 때부터 검찰개혁 파트를 담당했었고 실제 합수단 폐지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서관은 선임행정관 시절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한 의혹을 사고 있는 인물이다. 

이광철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1.29
이광철 민정비서관이 1월29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사진=연합뉴스)

합수단 폐지는 곧 검찰의 수사력 약화로 직결된다. 윤 총장은 합수단이 사라진 뒤에 옵티머스 사건을 서울남부지검 금융부서에 배당했지만 사법연수원 동기(23기)이자 친추미애계로 알려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실력을 행사해서 중앙지검에 배당시켰다고 한다. 이 지검장은 문 대통령과 경희대 동기인데다 참여정부에서 문재인 민정수석의 지휘를 받는 특별감찰반장(2004년~2006년)으로 재직한 바 있다. 현재는 차기 검찰총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지검장은 옵티머스 사건을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가 아닌 조사1부(오현철 부장)에 배당했는데 그 이후 수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는 안 봐도 비디오다. 

중앙지검 조사1부는 옵티머스 지분을 보유한 전직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수사를 뭉갰다. 2019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이진아 변호사는 현직에 있을 때 옵티머스 지분 9.8%를 보유하고 있었고 조사1부는 이 변호사가 이를 차명으로 전환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윤석호 변호사(옵티머스 이사)의 아내다. 윤 이사는 이미 구속 기소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동업자 관계다. 이 변호사는 2015년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당대표이던 시절 당무감사원을 시작으로 연을 맺었고 2017년부터 서울시 고문변호사, 한국농어촌공사 비상임이사, 국가정보원 법률고문 등을 역임하다가 청와대에 입성했다.

조사1부는 옵티머스 사태로 세상이 시끄러워진 뒤인 9월30일 윤 변호사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했고 그의 스마트폰을 압수수색해서 혐의점을 찾고 있다. 윤 변호사는 김 대표의 지시로 서류 위조 등 각종 범행을 어쩔 수 없이 저질렀다고 항변하는 중이다. 그러나 옵티머스 펀드 투자금은 윤 변호사가 소유한 법인에도 투자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중앙지검이 검사 18명을 투입해서 옵티머스 전담 수사팀을 구성했다는 소식이 14일 19시 즈음 타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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