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 강제입원 관련 허위사실공표 무죄 확정
7월 대법원 판결 이후 이미 정치적 발언 빈번
남은 것은 대권 뿐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마지막 허들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이미 대법원이 지난 7월16일 친형 강제입원 관련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결정을 했기 때문에 법적 최종 판단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대법원은 유무죄를 가리는 게 아니라 하급심의 판결에 대해 인용하거나 파기환송을 한다. 통상 파기환송심을 맡는 고등법원은 대법원의 판결 취지대로 최종 선고를 내린다. 

수원고등법원 형사 2부(심담 부장판사)는 16일 오전 이 지사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확정했다. 심 판사는 준비한 판결문을 낭독한 뒤 5분만에 공판을 끝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관련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 완전히 무죄를 확정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이 지사는 공판 출석 전에 기자들에게 “(코로나 시국에 대응하고 국정감사에 응하느라 바쁜데) 이제는 (송사에 시달리는 것을) 그만하고 싶다”고 밝혔고 끝난 뒤에는 “민주주의와 인권 옹호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 앞으로 이런 송사에 시간을 소모하지 않고 도민들을 위한 길에 모든 에너지를 쏟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어 “(국감에 대해) 도정과 시정이 잘 흘러가는지 점검하는 건 기초의회의 역할이니 국감에선 본질대로 국가 사무와 국가 위임 사무가 잘 이행되고 있는지를 검증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 지사는 대법원 판결 당시에도 “도정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표명했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이 지사의 감정 상태는 기고만장이었다. 대권 행보에 날개를 달았다. 마침 어대낙(어차피 대통령은 이낙연)으로 1년 넘게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을 몇몇 조사에서 추월하기도 했다. 도정에 집중을 안 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이 지사는 △보궐선거 무공천 주장 및 철회 △2차 긴급재난지원금 보편 지급 설파 △기본주택 등 부동산 정책 대안 제시 등 연일 중앙 정치권에 목소리를 냈다.

이 지사가 부각된 것은 2016년 10월이었다. 당시 국정농단 정국의 포문을 연 첫 번째 촛불집회에서 이 지사는 성남시장 신분으로 사이다 발언을 했다. 현직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가장 먼저 자진 사퇴를 촉구했는데 그 이후 이 지사는 정치적으로 승승장구했다. 체급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았다. 2017년 조기 대선 기간에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다. 결과는 3등이었지만 1년 후 지방선거에서 1338만명의 주민들을 책임지는 광역단체장이 됐다. 

이 지사는 2017년부터 범여권 대권 주자로 불렸지만 올초 코로나 시국에서 유력 대권 주자로 발돋움했다. 법전을 뒤져 관계 규정을 찾아낸 이 지사는 과천 신천지 본부에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감행했다. 방역 도정의 신속함은 지지율 급상승으로 이어졌다.  

이 지사가 지지자와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실 이 지사는 그동안 본인의 표현으로 “업보”가 많았다. 업보에 따른 숱한 위기를 맞았었다. 굵직한 것만 봐도 △배우 김부선씨 스캔들 △혜경궁김씨 트위터 계정 △친형 강제입원 관련 욕설과 발언 △조폭연루설 등이 있고 전부 고소고발까지 갔다. 

이 지사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김경수 경남지사가 구속(1심에서 법정구속 된 뒤 보석으로 석방)되고 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에도 굳건히 버텨냈다. 친형 강제입원 허들까지 넘어섰다. 

이제 대권 밖에 없다. 이 지사는 대권 도전에 대해 기존에 노코멘트적 워딩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 

현장에서 이 지사는 “대선은 국민들이 대리인인 우리 일꾼들에게 어떤 역할을 맡길지 결정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국민의 뜻에 따라 부여해주시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개선하는 게 정치의 역할이다. 경제적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기본 대출, 기본 주택 등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합리적으로 논증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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