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고창·대전·제주·대구서 사망자 발생...당국 역학조사 중

최근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해  당국이 역학 조사 중이다(사진=연합뉴스)
최근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해 당국이 역학 조사 중이다(사진=연합뉴스)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지난 19일부터 만 70세 이상 어르신 독감 무료 접종이 시작됐다. 해당 어르신은 지정된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 받을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8일 기준 약 955만 명이 올해 독감 백신을 접종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국가예방접종 대상자로써 무료접종을 받은 사람이 511만 명이며, 지난달 25일부터 접종이 시작된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전체 대상 중 66.5%, 임신부는 32.2%가 접종을 마쳤다. 지난 13일부터 접종이 시작된 만 13세∼18세 청소년 중에서는 유·무료 백신을 모두 포함해 전체의 44.1%가 접종을 완료했다.

질병관리청의 지난 18일 기준, 28,476개 의료기관에 공급된 인플루엔자 백신은 2,678만도즈(전체 유통량 대비 92.4%)이며, 이 중 국가 조달 계약 백신은 1,218만도즈이다. 의료기관 개별 구매 백신은 1,460만도즈이며, 나머지는 제조사 및 도매상이 공급이 진행 중이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은 총 353건(10.18 기준)이 신고되었으며, 예방접종과의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역학조사와 피해조사반 등을 통해 검토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백신 공포증이 커지고 있다. 전북 고창(여성, 78세)과 대전(남성, 82세), 인천(17세) 등 독감 백신을 맞은 후 사망한 사례에 이어 지난 19일 제주도 내 의료기관에서 독감백신을 접종한 남성(68세)이 21일 새벽 사망했다.

이어 같은날 대구에서도 78세 남성이 동네 의원에서 독감백신 접종 이후 사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보건당국은 연관성 여부를 조사 중에 있다. 

전북 고창의 사망 사례는 평소 고혈압과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던 여성(78세)으로 사망자가 맞은 해당 백신은 보령바이오파마 보령플루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백신은 상온 노출로 효능 저하 우려가 제기되거나 백색 입자가 검출된 제품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의 사망 사례는 대전 거주 남성(82세)으로 이날 오전 10시쯤 서구 소재 한 의원에서 예방접종을 받았으며 4시간 뒤인 오후 2시쯤 자택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가족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오후 3시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대전시는 사망자가 접종받은 백신은 한국백신 제품으로, 상온 노출과 백색 침전이 있었던 백신은 아니라고 밝혔다.

인천의 사망 사례는 17세 남학생으로 지난 14일 12시, 민간의료기관에서 무료접종을 했고 16일 오전에 사망신고가 됐다. 질병청은 “사망자와 같은 병원에서 같은 날 제조번호가 같은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은 총 32명”이라며 “모두 이상 반응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일각에선 사망과 백신 접종 간에 직접적 인과관계가 아직 밝혀진 게 없다고 하더라도 일단 전국에 걸쳐 백신 접종을 중단한 뒤 안전성을 재검점하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놓았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1일 브리핑에서 “독감 무료 접종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진 점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상황을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백신 관련 사망 원인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질병청을 중심으로 준비 중으로 국민들에게 신속히 정보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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