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한국판 뉴딜’이 뭘까?
도대체 ‘한국판 뉴딜’이 뭘까?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10.2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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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대표 “미래 진입하는 연결부위” 
한국판 뉴딜 워크숍
입법과 예산 속도
지역균형 뉴딜과 홍보의 중요성
정의당과 녹색당의 비판
기후위기 대응과 그린뉴딜에 대한 인식 차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당정청이 일요일(25일)에 국회에서 모였다. 한국판 뉴딜의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워크숍을 열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 재난으로부터 회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진입하는 연결 부위에 있는 것이 한국판 뉴딜”이라며 “한국판 뉴딜을 위한 입법 과제 이행과 예산 확보는 매우 중요도가 높은 숙제다. 차질없게 속도감있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설계도를 완성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까지 세워야 한다. 이번 정기 국회에서 (관련 입법을) 완료하겠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겠다는 자세로 총력 지원하겠다”고 호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참석해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도대체 한국판 뉴딜이 뭘까?
 
코로나 시국과 맞물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준비한다는 명분으로 한국판 뉴딜을 제시하고 대대적으로 밀고 있다. 지난 4월 문 대통령이 비상경제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포스트 코로나에 맞는 경기 회복 방안을 만들라고 지시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한국판 뉴딜이다. 한국판 뉴딜의 종합 계획은 7월14일 공식 발표됐다. 

핵심은 △디지털뉴딜 △그린뉴딜 △사회안전망 강화 등 3대 분야를 축으로 2025년까지 160조원을 투자해서 일자리 190만 1000개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9월초 첫 번째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를 열고 10대 금융그룹 회장들을 청와대로 초대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재정·정책·민간 등 3대 금융 통로로 자금을 모으고 나아가 국민 참여형 뉴딜 펀드로 20조원을 조성하겠다고 공식화했다.

한국판 뉴딜의 10대 육성 분야가 있다. 

나열해보면 △데이터 댐(존재하는 모든 것이 전부 데이터화 될 수 있는데 이런 수많은 데이터들을 댐에 모아서 필요한 곳에 사용) △인공지능 정부 △스마트 의료 인프라 △그린 리모델링 △그린 에너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그린 스마트 스쿨 △디지털 트윈(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를 가상세계로 구현) △SOC(사회간접자본) 디지털화 △스마트 그린산업단지 등이다. 한 마디로 전망이 밝은 미래 산업 분야에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데이터 댐 부문과 관련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 △AI 바우처 △AI 데이터 가공바우처 사업 △AI 융합 프로젝트 △클라우드 플래그십 프로젝트 △클라우드 이용 바우처 사업 △빅데이터 플랫폼 센터 구축 등 7대 사업을 발표했고 이미 2100여개의 참여 기업을 선정했다.

당정청 워크숍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당정청은 한국판 뉴딜이 발표된지 약 100일 정도 흐른 시점에서 중간 점검을 하기 위해 워크숍을 개최한 것이다. 최근 민주당은 기존의 국난극복위원회와 K-뉴딜위원회를 하나로 합쳤는데 그 이후 처음 당정청이 머리를 맞대고 향후 스케줄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의미가 있다. 

워크숍은 아래와 같은 순서로 진행됐다.

①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의 추진 전략에 관한 ‘기조 발제’
②지역균형 뉴딜 관련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및 강훈식 민주당 의원의 발제 
③3대 분야(디지털/그린/사회안전망) 현안 과제에 대한 발제 및 토론
④예산·10대 입법·홍보의 측면에서 지원 전략
⑤종합 토론

①에서 김 차관은 이미 3차 추경(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된 한국판 뉴딜 관련 예산을 88%(4조3000억원)나 집행했고 2021년도 본예산 안에 21조3000억원 규모의 642개 뉴딜 사업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본예산은 아직 국회 의결 절차가 남아 있다. 정부안이 이미 제출됐는데 제1야당 국민의힘은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④에서 유동수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K뉴딜 총괄본부장)은 10대 입법 과제를 정리해서 발표했는데 △디지털경제 전환법 △디지털 비대면 육성법 △그린뉴딜기본법과 기후변화대응법 △에너지전환 및 분권법 △미래모빌리티법 △녹색산업 육성법 △공정한전환 지원법과 △뉴딜금융활성화법 △건실한 안전망과 인재양성법 △지역균형뉴딜 지원법 등이고 30여개의 법안으로 구체화될 예정이다.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당선되자마자 한국판 뉴딜에 지역균형 뉴딜을 추가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워크숍 참석자들은 지역균형 뉴딜에 대한 전략이 깊이 있게 논의됐다고 밝혔다. 관련해서 △지방채 초과 발행 △중앙정부의 교부세 지원 △지방재정투자심사 간소화 등이 거론됐다.

정책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정태호 의원은 이날 사회를 맡았는데 워크숍이 끝나고 기자들에게 “오늘 제일 중요한 것이 지역균형 뉴딜이었다”며 “대통령도 말씀하셨듯이 160조원 사업의 70조원이 지역에서 집행된다. 지역 사업이 한국판 뉴딜과 얼마나 연계되느냐가 중요하다. 일반 사업이 아니라 한국판 뉴딜과 연결된 사업으로 봐야되는데 지역의 요구와 정부의 방향성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어서 정합성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지방들은 이것을 국비 확보의 기회로 활용하려 할 것이다. 국비 나눠주기가 된다면 효과는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을 환기했다. 

홍보 전략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

정 의원은 “문체부(문화체육관광부)가 앞으로 대국민 홍보를 어떻게 할지 보고했다. 핵심은 한국판 뉴딜을 통해 나의 삶이 어떻게 바뀌고 지역은 어떻게 변화되고 대한민국의 미래는 과연 코로나 이후 선도 국가로 진입할 수 있느냐에 대한 체감있는 홍보를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인천 송도 스마트시티 통합운영센터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연계 스마트시티 추진전략 보고대회'에 참석해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지난 22일 인천 송도 스마트시티 통합운영센터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연계 스마트시티 추진전략 보고대회'에 참석해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정의당과 녹색당 등은 여권의 한국판 뉴딜이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구호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토건적이라고 비판하는 모양새다. 특히 지역균형 뉴딜에 대해 시선이 곱지 않다.

지난 13일 문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는 지역균형 뉴딜이 다뤄졌는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직접 경기도 공공배달앱 사례를 소개했다. 다음날(14일)에는 지역균형 뉴딜의 공식 내용이 공개됐다.

강민진 청년 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15일 대표단회의에서 “어제 정부가 발표한 지역균형 뉴딜 추진 방안은 기존의 개발 중심 지역 발전 패러다임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 했다”며 “내용을 살펴보면 무엇이 뉴(new)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기존에 정부가 추진해온 160조 규모의 한국판 뉴딜이 과거의 토건 중심 발전 개념에 머물러 있고 그린의 외피를 쓴 회색 뉴딜이라는 점을 우리당에서 누차 지적해온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 경쟁을 붙여 75조원의 보조금을 뿌리겠다는 이번 지역균형 뉴딜 계획에서도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미래 비전을 찾아보기는 어렵다”며 “한국판 뉴딜의 남용이 결과적으로 광역단체들 사이의 중앙정부 재원 따먹기 경쟁으로 변질되고 산업 규제와 입지 규제를 풀어주는 기업 소원수리 통로로 악용될 것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강민진 위원장은 정부가 발표한 지역균형 뉴딜을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강민진 위원장 페이스북)

강 위원장은 “말만 뉴딜일 뿐 과거 SOC(사회간접자본) 도시개발계획의 부활 버전과 다르지 않다”면서 3가지 대목에서 문제점이 있다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즉 △토건개발 중심의 숙원사업 추진에 ‘디지털-스마트-균형발전’이란 명분을 갖다 붙이면서 규제완화를 모색하는 것이고 △AI와 바이오산업을 키우겠다는 디지털뉴딜은 검증없이 국가 예산이 대기업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농후하고 △중앙정부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치조차 없는 상황에서 지역 금융도 부실한데 수소차-태양광-리튬배터리 산업 지원은 결국 소수 대기업에만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그린뉴딜의 방향성에 대해 강 위원장은 “진정한 지역균형 그린뉴딜이라면 지역 주민 조직과 지역 기업이 재생에너지 산업에 뛰어들어 생산 과정에 함께 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모델로 나아가야 한다”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기본 전제로 그린뉴딜의 원칙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래당, 정의당, 녹색당은 총선 직전 별도로 정당 연합체를 만들어서 기후위기 등 공통 의제를 발굴해서 연대하기로 결의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녹색당은 5월11일 논평을 내고 전날(5월10일) 있었던 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특별 연설문에 들어간 한국판 뉴딜 대목을 비판했다. 

녹색당은 “디지털 인프라와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비대면 산업을 육성하고 SOC에 AI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공공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내용이다. 그간 정부가 강조한 혁신성장, 미래 성장동력 창출, 4차 산업혁명 대응 등의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근 20년간 모든 정부가 주창했던 방향이기도 하다”며 “뉴딜이란 명칭을 붙이기에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대전환이기에도 많이 미흡하고 실망스러운 비전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대적 사명에 응답하는 새로운 사회계약 즉 New Deal은 불평등과 기후위기를 넘을 그린뉴딜이어야 한다”며 “생산과 소비 중심 사회에서 성장주의 탈피 사회로, 탄소 경제에서 탈탄소 경제로, 에너지 다소비 산업에서 에너지 효율과 순환 산업으로. 사회 경제 산업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편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라고 설파했다.

그린뉴딜이라면 새로운 산업을 발굴하는 것이 주가 아니라 탄소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에 대한 목표 수치가 우선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녹색당은 “2030년까지 최소한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인류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에 처한다는 게 세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각국이 이미 기후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문명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의 대비는 어떠한가. ICT, 바이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으로 당장 10년 후 20년 후의 국가 안위를 약속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국정 운영의 최우선 목표를 기후위기 대응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대통령 산하에 기후위기위원회를 설치하고 기후에너지부를 정부부처로 신설하고 국회에 입법권을 가진 기후비상특위를 신설해서 기후위기 대응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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