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인사들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지난달에 이어 예정대로 마구잡이식 ´2차 희망버스´를 강행하면서 우리나라 조선산업 1번지 영도가 가뜩이나 괴롭다.



특히 6개월여간 지속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파업이 지난달 27일 철회됐음에도 불구하고,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크레인에서 내려오기를 바라고 있는 노조측 역시 또 다시 찾아오는 희망버스는 사실상 불편하기만 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동영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과 시민단체들이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며 185일째 크레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지지하기 위해 희망버스를 타고 영도조선소로 향했다.

장대비 뚫고 온 '희망버스' 1만명 '정리해고 철회' 가두행진

한진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27일 해고자 중 희망자에 한해 희망퇴직 처우 기준 적용, 쌍방간 형사 고소/고발 및 진정 취하, 김 위원 퇴거 문제는 노조에서 책임지는 내용을 골자로 한 노사협의이행합의서에 서명하고 파업 철회 및 정상업무 복귀를 선언했다.

이번 복귀선언으로 김 위원과 함께 크레인에 남아 있는 몇몇 노조원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노조원들이 정상 출근하고 있는 만큼, 한진중공업 노사는 9일 예정된 2차 희망버스가 영도를 찾지 않기를 바랬다.

하지만 다시 또 희망버스가 서울 및 전국 각지에서 영도를 향하고 있다는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였다.



회사 관계자는 "9일 오후 8시경 희망버스가 도착할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집회 신고장소가 영도조선소 서문 근처로 돼 있어 정문을 비롯한 다른 장소로까지 집회가 번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희망버스가 평화적인 촛불집회를 할 예정이라고 들었지만 대부분의 직원이 출근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면서 "지난달 있었던 1차 희망버스처럼 심각한 사태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노조측 역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파업이 철회된 상황에서 ´희망버스´가 다시 영도를 찾는 것 자체가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노사협의이행합의서에 명시된 것과 같이 노조 측은 김 위원이 이제 그만 크레인에서 내려와 주길 바라고 있지만, 김 위원은 마구잡이식으로 이를 계속 거부하고 있어 노조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노조원은 "김 위원이 크레인에 올라갔던 지난 1월 6일은 한진중공업 노사가 영도조선소의 회생을 위해 협의하기로 했던 날인데 김 위원으로 인해 협의가 무산됐다"면서 "당시 노조측 한 간부는 재떨이까지 던지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행동인가?´라며 김 위원의 돌발행동에 상당히 당혹스러워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달 11일 시민단체들이 ´가급 국가보안시설´인 영도조선소를 총 7개의 사다리를 통해 무단침입함으로써 한바탕 홍역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영도조선소 내에서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부르던 ´침입자´들은 정상적으로 경비를 맡고 있는 용역업체 직원들에게 무차별적인 쇠파이프 폭행을 가해 20여명에 달하는 부상자가 속출하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직원은 "아무리 용역업체 대학생 아르바이트라고 하지만 방패만 들고 있는 이들에게 쇠파이프로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한 것은 상식을 벗어난 아주 난폭한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당시 용역업체 아르바이트 생들은 갑작스런 쇠파이프 공격에 사색이된 얼굴로 도망가기 바빴고, 그 과정에서 20여명이 부상을 입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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