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6곳 ‘글로벌 친환경 가이드라인(GRP)’ 획득
연간 약 70톤의 플라스틱과 50톤의 스티로폼 사용 감축 계획
현대百, 업계 최초 '친환경 VIP' 제도

현대백화점의 리사이클 캠페인(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의 리사이클 캠페인(사진=현대백화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올해 4월 17일 사옥이전 완료로 40년 만에 압구정동 시대를 마감하고 삼성동 시대를 연 현대백화점그룹이 '친환경 경영'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한 ‘MZ(밀레니얼+Z) 세대’의 ‘착한소비’와 ‘미닝아웃(meaning out)’을 고려해 친환경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현대백화점이 지난 5월에는 유엔(UN·국제연합)으로부터 친환경 경영 기업 우수 모델로 선정됐다.

올해 초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신년사에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사용 제로화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히면서 핵심 과제로 '녹색 포장'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이에 앞서 지난 해 현대홈쇼핑은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을 운영한 공로를 인정받아 유통업계 최초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 같은 노력은 해외에서도 인정 돼 그룹 내 6개 계열사의 친환경 활동이 유엔(UN·국제연합)으로부터 우수 모델로 선정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사인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리바트·한섬·에버다임 등 6곳이 유엔이 선정한 글로벌 친환경 가이드라인 'GRP 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는 GRP 인증 최우수 등급인 'AAA'를, 나머지 계열사 4곳은 우수 등급(AA)를 받았다. 올해 처음 도입된 ‘GRP 인증’은 기후변화 대응과 플라스틱 폐기물 저감에 앞장서는 우수 기업을 선정해 친환경 활동을 인증하는 글로벌 친환경 가이드라인으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인 ‘유엔 SDGs협회’가 선정, 발표하고 있다.

유엔 SDGs협회는 올 초부터 국내에서 친환경 경영을 실천 중인 40여 기업을 대상으로 친환경 활동에 대한 글로벌 평가를 진행했으며, 그 중 글로벌 친환경 모델을 보유한 기업 10곳을 ‘GRP 우수 기업’으로 인증하고 UN ESCAP(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에 우수사례로 추천했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에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6곳 외에, 4개 기업이 포함됐다.

김정훈 유엔 SDGs협회 사무대표는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에 GRP 인증을 받은 전체 기업 10곳 중 절반 넘는 6개 계열사가 인증을 획득했다"며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현대백화점그룹의 친환경 노력이 더 큰 관심과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홈쇼핑의 아이스팩 재활용(사진=현대백화점)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사진=현대백화점)

국내 친환경 푸드의 대표 주자로 떠오른 현대그린푸드

최우수 등급(AAA)을 받아 국내 친환경 푸드의 대표 주자로 떠오른 현대그린푸드는 단체급식업체인 현대푸드시스템으로 설립, 2010년 본격적인 푸드코트 사업에 진출하면서 중동과 중국 등지에 한국의 해외급식사업으로 성장을 다져왔다. 이번 GRP 우수 기업’으로 인증은 단체 급식에 사용되는 식재료에 저탄소 인증을 받은 농산물 사용을 확대해 온실가스 감축 실천에 따른 것으로 현대그린푸드는 올해만 약 50억원 규모의 저탄소 인증 농산물을 사용할 예정에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참고로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3월 스마트푸드센터에 ‘하이브리드형 팩토리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기존 투자계획(761억 원)보다 투자금액을 10%가량 늘린 833억 원을 투자했다. ‘하이브리드형 팩토리 시스템’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와 소품종 대량생산 체계를 번갈아가며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며,‘스마트 푸드센터’에서는 동시에 300여 종의 B2B·B2C용 완제품 및 반조리 식품을 하루 평균 50여 톤 규모로 생산할 수 있다.

연간 약 70톤의 플라스틱과 50톤의 스티로폼 사용을 줄일 계획

또한 현대백화점은 친환경 소재의 ‘사탕수수로 만든 종이 박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해 호평을 얻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설부터 상자 속 과일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고정틀과 과일 윗면 충격을 줄여주는 완충 패드 등 내부 포장재를 플라스틱에서 종이로 바꾼데 이어 올해 설에도 종이 포장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환경오염의 주범인 보통 포장재는 종이 재질에 따라 자연 분해 과정이 최소 5개월에서 최대 2년이 걸리지만 이 박스는 100% 사탕수수섬유의 친환경 재질로 분해되는데 3개월이 채 걸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목재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제작할 수 있어 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백화점은 사탕수수 종이 박스를 버섯 등 7개 품목에 우선 도입한 뒤 적용 품목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홈쇼핑에서도 지난 9월 수명이 다한 주방용품을 수거해 리사이클링한 '친환경 냄비 세트'를 선보여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9월 22일 저녁 8시부터 현대H몰 모바일 전용 생방송으로 진행된 '쇼핑 라이브'에서는 현대홈쇼핑이 지난 7월부터 진행한 친환경 캠페인을 통해 수거한 폐 주방용품을 재활용해 만든 '북극곰 냄비 세트'가 선보였다. 손잡이 등 고철 소재가 아닌 부분을 일일이 제거해 재활용율을 높이고 고철만 녹여 주물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이날 임태윤 현대홈쇼핑 편성마케팅팀장은 "환경 보호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일상 속에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친환경 캠페인을 앞장서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보다 쉽게 자원 절감에 동참할 수 있는 친환경 관련 캠페인 및 제도를 지속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섬, 사과껍질 재활용한 ‘애플스킨 스니커즈’ ...'비건 가죽' 적용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 역시 타임·래트바이티 등 브랜드에서 재활용 소재의 원단을 활용한 니트, 셔츠 등을 출시해 친환경 경영에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 일환으로 지난 12일에는 론칭 5주년을 맞아 패트병에서 추출한 리사이클 직물(패브릭)과 인조 털로 만든 ‘에코 퍼’ 등 친환경 소재를 적용해 온라인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을 출시했다. 한섬은 판매수익금의 10%를 ‘환경재단 어린이 환경센터’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사과 껍질을 재활용해 만들어진 '비건(vegan) 가죽'을 적용한 신발을 선보였다. 비건이란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일컫는 '비건(vegan)'에서 비롯, 동물 가죽이나 털 대신 합성 피혁이나 과일 껍질 등의 대체 소재가 적용된 가죽을 의미한다.  한섬은 사과 껍질을 재활용한 ‘애플스킨 스니커즈’로 유해한 화학 물질이나 동물성 제품을 포함하지 않은 천연 소재로 '그린슈머'의 눈길을 잡았다.

한섬 측은 “‘모든 것을 수용하고 어떤 것도 낭비하지 않는다’라는 타미힐피거 글로벌 본사의 슬로건에 맞춰 친환경 소재를 적용했다”며 “애플스킨 스니커즈의 경우 전체 소재의 24%가 사과껍질을 재활용한 ‘비건 가죽’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친환경 경영으로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는 현대백화점이 최근에는 플라스틱 용기 수거 캠페인 등 자사 친환경 활동에 참여한 고객에게 엔트리 VIP 등급 혜택을 제공 했다. 백화점 업계에서 구매금액에 상관없이 VIP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이번 처음 실시였다. 이번 친환경 캠페인을 통해 현대백화점은 연간 약 70톤의 플라스틱과 50톤의 스티로폼 사용을 줄이겠다는 취지에서 실시됐다.

즉, 현대백화점그룹은 전체 계열사가 현재 실시하고 있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소재 포장재 사용을 줄이는 ‘그린 패키지Green Package)' 프로젝트를 통해 내년까지 연간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량 393t, 스티로폼 포장재 사용량 66t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현대百 선정 8대 친환경 활동 중 5개 이상 참여한 고객,‘그린’ 혜택 제공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친환경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일상 속에서 참여가 가능한 활동만으로도 VIP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며 “내년에도 상·하반기 각 1회씩 친환경 VIP 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통 기업의 특성을 살려 고객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친환경 캠페인이나 제도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친환경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과 고객이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다.” 라고 강조했다.

지난 25일까지 진행된 현대백화점의 8대 친환경 캠페인에서는 8개 활동 중 5개 이상 참여한 고객에게 엔트리 VIP 등급인 ‘그린’ 혜택이 제공됐다. 8대 친환경 활동은 △안 쓰는 플라스틱 용기 가져오기 △수명 다한 프라이팬 가져오기 △재판매 가능한 의류·잡화 가져오기 △사용하지 않는 휴대전화 가져오기 △백화점 내 무료 음료 라운지에서 텀블러 이용하기 △친환경 장바구니 사용하기 △모바일카드 발급받기 △전자영수증만 발급받기 등이었다.

현대백화점은 이 캠페인을 통해 수거된 물품을 친환경 화분으로 만들고, 여기에 ‘아레카야자’ 등 공기 정화에 효과가 있는 식물을 심어 서울 시내 초등학교 곳곳에 기부할 예정이다. 또한 폐 프라이팬의 리사이클링 지속 등으로  연간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량을 393t, 스티로폼 포장재 사용량을 66t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대로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000여 t 줄이게 돼, 30년산 소나무 16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업계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2015년부터 6년째 ‘리사이클 캠페인’을 진행으로 지난 9월까지 총 7만 5,000여 명의 고객으로부터 헌 옷·잡화 등 46만여 점을 기부 받은 바 있다. 올 6월에는 유통업계 최초로 고객과 함께한 ‘플라스틱 용기 수거 캠페인’을 진행해 총 4만여 개의 용기를 수거했다. 기부 받은 물품은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재판매하고 있으며, 수익금 전액을 청각장애아동 수술비와 소외계층 방한용품 후원 등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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