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찾은 문재인 대통령의 ‘자기자랑’ 
국회 찾은 문재인 대통령의 ‘자기자랑’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10.28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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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시정연설차 국회 방문 
거부된 주호영
국민의힘과 정의당의 방식
6가지로 나눠보는 예산
한국판 뉴딜
야당의 맹비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이후 본예산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매년 국회를 찾았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공식 용어로 표현하면 2021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이다. 분량은 A4 용지 6장 정도다. 연설문을 전부 낭독하는 데에 37분이 넘게 걸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 중에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문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9시반 즈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에도 21대 국회 개원 연설을 하기 위해 방문한 적이 있었다. 

통상 대통령이 시정연설차 국회에 오면 국회의장과 각 당 지도부를 만난다. 이걸 사전 환담이라고 하는데 핵심은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의 만남이다. 하지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일찌감치 환담 보이콧을 선언했다. 라임과 옵티머스 관련 특검(특별검사)을 수용하지 않는 여권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주호영 국힘 원내대표라도 참석하려고 했지만 환담장 문 앞에서 대통령 경호원의 몸수색 제스처에 발길을 돌렸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봤을 때 정치를 모르는 경호원이더라도 제1야당 원내대표의 몸을 수색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번 국회 방문 때 신발을 던지는 한 시민의 돌발 행동 때문에 대통령 경호가 강화됐더라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환담장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철 정의당 대표를 비롯 국가 의전서열 최고위급 기관장들(박병석 국회의장/김명수 대법원장/유남석 헌법재판소장/정세균 국무총리/최재형 감사원장)이 입장해 있었는데 일일이 몸수색을 한 것인지 아니면 주 원내대표에게만 한 것인지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장에서 “(몸수색) 직후에 경호부장이라는 사람이 찾아와서 직원의 실수였다고 사과를 했지만 이런 실수가 있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문 대통령이 사전 환담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날 국힘 의원들은 미리 본회의장 입구로 통하는 로텐더홀에서 특검 촉구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었고 문 대통령이 본청 2층 정문을 통해 들어올 때 양쪽으로 스크럼을 짜며 “특검을 수용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특검 수용은 1차적으로 민주당 몫이지만 민주당이 불수용을 천명했기 때문에 문 대통령에게 다이렉트로 의사를 피력한 것이다. 

국힘 입장에서 라임과 옵티머스는 최대한 여권과의 커넥션으로 엮어내야 할 중대 과제다. 조 단위의 피해가 발생해서 명분도 선명한데다 금융사기 범죄의 핵심 인물이 죄다 여권 인사들과 가깝다는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힘의 포커스는 피해 구제 보다는 여권과의 커넥션 규명에 맞춰져 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도 그 지점을 아프게 생각했는지 연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압박하고 있다. 어쨌든 국힘의 관심은 여권이 받을 타격에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로텐더홀로 들어올 때 피켓 시위를 통해 특검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정의당은 문 대통령이 노동자들의 아픔에 주목해달라고 어필했다. 류호정 의원은 본청 입구 주변에서 작업복 차림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고 문 대통령이 다가오자 “故 김용균 노동자를 기억하십니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발열 체크 및 손소독을 하기 직전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했다. 

김종철 대표는 환담장에서 모두발언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특검 도입하라는 농성을 하고 있는데 나는 다른 민생 농성 얘기를 좀 드리려고 한다”며 “오시면서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국회 정문 앞에서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이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민주당 탈당으로 무소속) 문제는 국회에서 논의해서 처리하면 되겠지만 노동자들의 고민은 설사 이 의원 문제가 진척되더라도 정리해고나 생계 문제가 해결될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 종식 이후 이스타항공의 경영이 정상화된다면) 정부가 노동자들을 위해 지원이 됐든 융자가 됐든 가능한 방안을 찾아서 지원하는 것을 검토해주셨으면 좋겠다.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 측은 문 대통령이 “정의당이 그런 소금과 같은 역할을 잘 해주시길 부탁한다”는 화답을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체온 측정을 하고 있을 때 류호정 의원이 작업복 차림으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정의당 제공)

문 대통령의 연설문을 톺아보기 전에 조명해야 할 장면들이 더 있다. 

본회의장은 문 대통령이 입장하기 전부터 소란스러웠다. 국힘은 주 원내대표에 대한 몸수색 문제로 시정연설 본회의 자체를 보이콧할지 논의했다가 참석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만큼 본회의장에서 박 의장을 향해 단체로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 것인데 박 의장은 “사실을 확인하고 청와대에 합당한 조치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기립 박수로 문 대통령을 맞이했고 국힘 의원들은 앉아서 고성으로 응수했다. 연설을 마치고 문 대통령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국힘 구역으로 향했다. 국힘 의원들이 “이게 나라냐”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집단 시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은 코로나 주먹 인사나 짧은 인사말을 나누는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고 빠르게 지나쳐서 여당 의원들 쪽으로 갔다. 그 길목에서 다시 한 번 주 원내대표를 그냥 외면하고 지나갔다. 

국민의힘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사전환담 당시 청와대 경호처 직원의 주호영 원내대표 신체 수색 시도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김성원 국힘 원내수석부대표가 주호영 원내대표에 대한 몸수색 시도에 대해 본회의장에서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힘 의원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고 문 대통령이 그걸 바라보면서 지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연설의 시작으로 코로나 위기 상황을 나열했다.

문 대통령은 “전세계 코로나 확진자는 이미 430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110만명을 넘었다”며 “오늘도 수십만명의 확진자와 수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 끝이 언제가 될지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활동의 근간이 무너지며 세계 경제는 불황의 늪에 빠졌다. 대공황 이후 인류가 직면한 최악의 경제 위기”라며 “실물경제와 금융,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동시 타격을 받는 사상 초유의 복합 위기가 세계 경제를 벼랑 끝에 서게 하고 있다”고 환기했다.

바로 이어서 모든 연설문에 빠짐없이 들어간 자화자찬으로 넘어갔다. 그런 총체적 위기 속에서도 대한민국이 ‘방역’과 ‘경제 극복’이란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위기에 강한 나라임을 전세계에 증명해 보이고 있다. 코로나 극복 과정에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한마음이 되었고 위기 속에서 희망을 만들어냈다”며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세계에서 가장 선방하는 나라가 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국민 덕분”이자 “방역 당국과 의료진의 헌신”으로 공을 돌리는 듯 했지만 결국 정권 차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잘 했다는 자화자찬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장혜영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코로나19로 인해 전지구적 위기가 지속되고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겸손하게 공감과 위로, 성찰의 메시지를 전하는 대신 문 대통령은 자랑스레 선방을 말했다”며 “참으로 아쉽다. 방역과 경제의 선방을 과시하며 시종일관 경제 회복과 성장을 강조하는 이번 연설에는 지금 이 순간 소외되고 낙오된 국민들의 고통에 대한 공감의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문을 자화자찬으로 채웠다. (사진=연합뉴스)

600만 자영업자가 유례없는 불황으로 고통받고 있는 현실임에도 문 대통령의 경제 자화자찬은 노골적이었다. 

문 대통령은 “경제에서도 기적 같은 선방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 재정 정책과 한국판 뉴딜 정책 등 효과적 경제 대응이 더해지며 한국은 가장 빠르게 경제를 회복하고 있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OECD 국가 중에서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전망되고 있고 국제 신용평가기관들도 한국의 신용등급을 한결같이 안정적으로 전망하며 우리 경제에 대한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인식은 올 하반기와 내년도에 국민들에게 내놓을 경제 출사표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확실한 반등으로 나아가겠다. 희망이 만들어지고 있다. 1·2분기 역성장의 늪을 헤쳐 나와 드디어 3분기 성장률이 플러스로 반등했다”며 “3분기에 만들어낸 희망을 더욱 살려 4분기에도 경제 반등의 추세를 이어가겠다”고 공언했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 예산안은 555조8000억원 규모다.

문 대통령은 “국난극복과 선도국가로 가기 위한 의지를 담았다”며 한 마디로 압축했다.

이어 “(올해) 본예산 기준으로는 8.5% 늘린 확장 예산이지만 (올해 집행 중인) 추경(추가경정예산)까지 포함한 기준으로는 0.2% 늘어난 것으로 중장기적인 재정 건전성도 함께 고려했다”며 “정부는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입하면서 뼈를 깎는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하여 재정 건전성을 지켜나가는 노력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 원내대변인은 “지금은 재정 건전성을 이야기 할 때가 아니라 더 과감한 정부 지출을 이야기 할 때”라며 “4차 추경까지 포함해도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지출한 규모는 GDP의 3.4% 수준이다. 경제성장률은 역성장의 늪을 헤쳐나왔지만 수많은 국민들의 삶은 여전히 재난의 한복판에 있다”고 비평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6가지로 나눠서 예산 항목을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예산안 각론으로 ①경제 회복 ②한국판 뉴딜 ③미래성장동력 ④고용안전망 및 사회안전망 ⑤안전 ⑥튼튼한 국방 등 6가지로 나눠서 풀어냈다. 

먼저 ①에서 문 대통령은 △일자리 △소비 △투자 △수출 회복 등을 거론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미래에 대한 장밋빛 약속”이라고 일축했는데 실제 문 대통령은 “고용유지 지원금 등으로 46만명의 일자리를 지키고 청년, 중장년, 소상공인에 대한 맞춤형 지원으로 민간 일자리 57만 개를 창출하겠다. 노인, 장애인 등 고용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일자리 103만개를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지역사랑 상품권과 온누리 상품권 발행을 18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골목상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며 소비를 촉진하겠다”고 언급했고 “풍부한 유동자금이 생산적 투자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정책 자금을 대폭 확대하여 72조9000억원을 공급하겠다. (중략) 우리 기업의 유턴과 해외 첨단산업의 유치 지원도 작년보다 두배로 확대하겠다. 대규모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생활 SOC 투자도 11조1000억원으로 확대하여 투입하겠다”고 역설했다.

수출 회복에 대해서는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 품목 뿐 아니라 중소기업이 앞장선 K-방역 제품과 비대면 유망품목, 문화콘텐츠 등에서 수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 속도를 더욱 높이겠다”며 “해외 플랜트 수주와 중소기업 수출자금 지원 등을 위한 무역정책자금 5조8000억 원을 추가 공급하고 수출시장 다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지원도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②에 관해 문 대통령은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봐야 한다”며 입을 뗐다. 지난 7월에 공식 발표된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사회안전망 강화 등 3대 방향성으로 구성돼 있고 이낙연 대표 체제가 출범한 뒤로는 △지역균형 뉴딜이 붙었다. 한국판 뉴딜은 정권 연장을 전제로 총 160조원을 장기 투자하는 것으로 설계돼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할 때부터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 등 3대 경제 기조를 밀어왔는데 사실상 규제완화로 대표되는 혁신성장에 집중했다. 혁신성장 기조는 디지털 뉴딜 부문에 집중 적용될 수 있다. 이게 ③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3년 반 동안 혁신성장을 가속화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했다”면서 △종합 반도체 △미래자동차(전기차와 수소차) △바이오 헬스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소재·부품·장비 △산업단지의 스마트화 △혁신 생태계 기반 조성 △핵심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첨단 분야 연구개발 △규제샌드박스 및 규제자유특구 확산 등 이러한 분야들에 중점을 두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역에서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지켜보는 시민들. 국민 다수가 문 대통령의 연설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사진=연합뉴스)

④에서 문 대통령은 과거에 “기초연금 인상과 아동수당, 치매국가책임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근로장려금 확대를 통해 취약계층의 사회안전망을 대폭 강화해왔다”면서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는 고용안정과 취약계층의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긴급재난지원금, 고용안정지원금,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등을 지원하고 기초생활수급대상을 확대하는 등 전례없는 정책 수단을 총동원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지난 2분기에는 소득 분위 전계층의 소득이 늘어나는 가운데 하위계층의 소득 증가율이 더 높아져 분배지수가 개선되는 바람직한 현상이 나타났다. 소중한 성과”라며 또 다시 자화자찬을 했다.

그러면서 “당장 내년부터 46조9000억원을 투입하여 생계·의료·주거·교육의 4대 사회안전망을 더욱 튼튼하게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⑤에 대해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출범 이후 교통사고, 산재 사망, 자살을 예방하는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며 “그 결과 지난해와 올해 교통사고와 산재 사망자 수가 크게 감소했고 미세먼지 농도가 계속 개선되는 성과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내년에는 △K-방역 예산 1조8000억원으로 대폭 상승(감염병 전문병원 3곳 신설+호흡기 전담 치료시설 500곳 추가 설치) △백신과 치료제 개발(임상 단계별 맞춤형 지원 확대) △코로나 확진자와 의료진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전문상담인 100명 신규 배치 등을 약속했다.

마지막 ⑥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국가 안보의 최후 보루인 국방 투자를 더욱 늘려 국방 예산을 52조9000억원으로 확대했다”며 “첨단 전력을 보강하고 핵심 기술 개발과 부품의 국산화를 위해 집중 투자할 것이다. 전투 역량 강화를 위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에 기반한 과학화 훈련, 개인 첨단장비 보급 등 스마트군 육성을 위한 투자도 크게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병사 급여 인상 등 장병 처우 개선에도 3조8000억원을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주 원내대표를 그냥 지나치고 있는 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의 연설문은 자화자찬과 예산 카테고리 소개로 가득 차 있는데 이밖에도 △남북관계 △협치 파트가 포함돼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년 반의 시간은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제거하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로 바꾸어가는 도전의 시간이었다”면서도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올해 들어 연락사무소 폭파와 서해 공무원 피살 등 일련의 악화된 분위기를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2018년 이후 한 번도 변화된 적 없는 기존 스탠스 차원에서 “우리 앞에 놓인 장벽들을 하나 하나 뛰어넘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평화로 가야 한다. 강한 국방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대화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연설문 말미에 문 대통령은 야당에 협치를 주문하는 맥락에서 △공정경제 3법 △권력기관 개혁법(국가정보원법과 경찰법)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지연 행위 중단 △감염병예방법 △유통산업발전법 △소상공인보호법 △고용보험법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지속가능한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37분간 연설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야당의 평가는 일단 국힘과 국민의당의 경우 굳이 살펴보지 않아도 뻔하다. 맹비난 그 자체다. 연설이 끝난 직후 추경호 국힘 의원(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은 기자회견을 열고 5대 분야 100대 문제 사업을 기준삼아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통령의 연설은 일부 특정 진보가장세력을 다시금 엄호하고 그들을 재규합하여 단결시키는 의도”에만 부합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조한 방역과 경제의 선방 대목만 봐도 현 정권이 얼마나 자신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에만 함몰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방역의 성공 여부는 아직 논할 단계가 아니”라면서 구체적인 예산 내용보다는 문 대통령의 인용술을 현란하고 긴 문장으로 꼬집었다.

안 대변인은 “자아 성찰이 우선돼야 더 이상의 우를 막을 수 있다. 지금이라도 대통령께서는 오만한 칼춤을 추는 칼잡이들과 거짓투성인 광대들, 오직 집권 연장에 눈이 어두워 국민 환심 사기에 여념이 없는 쇼맨들의 연기에 취해 마냥 여유로운 웃음을 짓고 사는 감성 대왕이 되어선 안 된다”며 “기고만장한 모습으로 마당을 휘저으며 호령하는 충견들에겐 따끔히 질책하여 겸손과 존중을 요구하고 곳간에 빨대를 꽂고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 급급한 탐욕꾼들은 철저히 구분 지어 멀리하고 그 공간에 가끔씩 꼬집어 생채기를 내고 쓴소리로 기분을 상하게 만들지라도 깊은 충정과 다양한 경험 미래에 대한 혜안을 갖춘 현자들로 국정의 핵심인 숭고한 공간을 진중히 채워나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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