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투데이⑮여가위] 여가부 ‘박원순 비극’ 이후 무엇을 하고 있나?
[국감 투데이⑮여가위] 여가부 ‘박원순 비극’ 이후 무엇을 하고 있나?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10.29 0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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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임 상임위 국감 시작
박원순 시장 사건 이후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 대책
여가부의 각종 여성 정책들
조두순 문제
인천 라면 화재 사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3주간의 국정감사 기간이 끝났다. 그러나 아직 겸임 상임위원회 3곳(여성가족위원회/정보위원회/운영위원회)의 국감은 남아 있다. 여가위(여성가족위원회)는 성평등 이슈와 청소년 및 가족 해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곳이다. 겸임 상임위들 중에 첫 번째로 국감이 열렸다. 

27일 개최된 여가위 국감은 오전 10시에 시작해서 18시50분에 끝났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갑작스런 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극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하루 전까지 서울시의 주요 정책 발표 행사를 할 정도로 박 시장은 의욕적이었지만 성추행 가해자로 조금이라도 의심받는 순간 자체를 참기 어려웠던 것 같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 시장 이후 서울시의 대책과 여성가족부의 사후 조치를 두고 강하게 몰아붙였다. 

전주혜 국힘 의원은 “사건 피해자를 만났나”라며 “피해자의 희망에 따라 거주지를 옮겼느냐”고 질문했고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못 만난다. 성폭력상담소에서 보호 중인 피해자를 만나는 것 자체가 2차 가해가 될 수 있고 (어디에 거주하는지) 답할 수 없다. 보호기관의 요청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미애 국힘 의원은 “오거돈, 박원순 성추행 사건에서 가해자가 누구냐”며 답정너 질문을 던졌고 이 장관은 “저희는 피해자의 시각에서 판단한다”면서 친문재인계 지지그룹을 의식하는 태도를 보였다.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은 여가부 차원의 피해자 보호 관련 질문을 했고 이 장관은 “1차 피해 이후 저희 피해자 보호시설에서 이미 보호를 받고 있었다”며 “피해자에게 계속 안부를 묻고 있다. 피해자가 정상적인 활동으로 복귀해 안정된 생활을 하길 바라고 있고 모든 조치를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직장에 제대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러 점검을 했다”면서 “관련 신고체계나 조직 문화 개선 등에 대해 서울시와 지속 협의를 해오고 있다. 재발방지대책은 서울시가 올해 2월까지 제출 마감 기한이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가 개시됐기 때문에 제출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정춘숙 여가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단 서울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무원 조직 자체가 워낙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라 성폭력 피해가 발생해도 바로 신고되고 알려지기 어렵다.

이 장관은 “우리 사회 조직 전반이 성폭력에 대해 자유롭지 않은 전통적 문화가 지배하고 있어 수평적 관계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조차 신고를 꺼리는 것이 확인됐다. 신고자들이 익명성 유지를 많이 원하고 있다”며 “저희가 익명을 보장하는 창구를 개방해 1차적으로 신고를 자유롭게 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큰 사건이 생김으로서 집단적 학습을 할 수 있는 계기라 보고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출직은 특히 어렵겠지만 지자체장 뿐만 아니라 모든 성폭력, 성희롱 신고를 용이하게 하는 특별신고시스템을 마련하려고 한다. 수개월간의 이런 논의에 대해 저희가 여성폭력방지위원회를 거쳐 곧 대책을 발표할 생각”이라며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법 체계가 지난해 12월에 만들어져서 2차 피해와 가해 개념에 대한 규정이 굉장히 불분명하다. 저희는 이를 구분해서 구체화하려 하는데 판례와 적용 사례가 축적되지 않아 유형 분류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연구 용역을 거쳐 최근에 수사기관과 관계기관에서 쓸 수 있는 지침을 만들고 있고 마무리 단계에 있다. 시도 국장회의 등 검토를 거쳐서 확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이 장관은 여성 정책 전반에 걸쳐 답변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N번방 사건 등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해 여가부가 움직일 일이 더욱더 많아졌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성착취물 및 불법촬영물을 지워주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 예산을 좀 더 투입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면서 “센터에 삭제가 가능한 권한은 없고 지원이 주 업무라는 것인데 어떤 법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냐”고 질의했고 이 장관은 “실질적으로 삭제에 관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임오경 민주당 의원은 USB 형태로 위장된 불법촬영 장비를 거론하며 관련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질의했고 이 장관은 “불법촬영 기기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관계 대책을 좀 더 적극적으로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올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10만여건의 신고가 접수됐다면서 여성긴급상담 요청 건수도 늘었다는 점을 환기했다.

임 의원은 “지원센터 운영과 인식 개선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그런 말은 그만하고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여가부가 경찰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적극적 협력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 근절에 앞장서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이 장관은 “테크놀로지가 우리에게 유용한 도구가 되도록 협력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최혜영 민주당 의원은 리얼돌 문제를 거론했다.

최 의원은 “수입 건수가 증가하고 있고 현행 규정만으로는 통관 불허 조치가 힘들다고 한다. 1년 전과 달리 성기구 규제 마련에 진척이 없고 여가부가 왜 노력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국내 리얼돌 생산을 파악하고 있는가”라며 “리얼돌 체험방 운영에 대한 현황을 여가부에 물었더니 꼭 남 일처럼 경찰청 소관이라 답변하더라. 국내 생산과 체험방 운영 현황을 파악하고 유해매체 모니터링과 청소년 보호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기본 입장은 제시하지만 생산의 영역은 타부처 소관이다.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리얼돌 등 성기구) 홍보 사이트가 유해하다는 의견을 주고 규제를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확산 방지용 칸막이가 설치된 국감장 내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여가부는 타 부처들의 정책이 성인지 감수성에 부합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기능도 맡고 있다.

이 장관은 “여가부가 추진하는 정책은 정부 정책의 성인지 감수성을 강화하고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그물을 짜는 것”이라고 업무 보고를 했다. 

이밖에도 이 장관은 업무 보고를 통해 △정의기억연대 회계 부정 논란 이후 2021년부터 위안부 피해자에 직접 지원 △8개 부처에 설치된 양성평등전담부서 △교원 성별 다양성 확보 △양성평등 교과목 신설 △성차별 구조와 문화 개선 △공공기관 성별임금격차 분석 △경력단절 여성들의 직업 교육훈련 과정 확대 △코로나19 이후 온종일돌봄체계 구축 △이혼 이후 양육비미지급 부모의 의무를 이행하도록 법 개정 △한부모 가족을 위한 추가 양육비 지급 대상 만 34세 이하로 확대 △생계급여와 양육비 중복 수령 가능하도록 개선 △위험 환경에 놓인 위기 청소년을 위한 안전망팀 운영 △랜덤채팅앱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 등을 나열했다.

앞으로 이 장관은 “성차별 구조와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생애주기, 직무 유형별 성평등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성평등 교육을 보다 내실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사진=연합뉴스)
이 장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끔찍한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이 곧 출소함에 따라 그의 재범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전국민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서울 동작을)은 “조두순 출소일이 두 달도 채 안 남았다. 경기도 안산에 돌아가겠다고 해 피해자 가족과 지역 주민들이 극도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면서 화학적 거세법(성충동약물치료법)을 발의했다고 환기했다. 만 13세 미만 아동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범죄자들 중에 출소 예정 성도착증 환자를 분류해서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정되면 검사가 본인 동의없이 약물 치료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이다.

이수진 의원은 “전자발찌가 착용자 위치 파악을 넘어 성범죄 재발을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있다. 일각에서는 화학적 거세를 위한 약물 치료 비용이 비싸거나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도 있지만 조씨의 경우는 국가가 제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 장관은 “(해당 법이) 13세 미만 아동청소년 대상으로 제한하고 여러 중독성이나 재발 위험성이라는 한계를 지은 가운데 법안을 마련하는 것에 충분히 그 취지에 공감한다”고 호응했다.

나아가 이 장관은 “조두순 출소와 관련해 가해자와 피해자 대책을 만들어 촘촘한 전달체계를 가지고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보다 항구적이고 실효적 대책으로 화학적 방법이나 전문성 있는 규제 방안에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14일 인천 라면 화재사건이 온국민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기초생활수급 한부모 가정에서 방치된 어린 형제 2명이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려다가 불이 났고 크게 다쳤다. 형은 만 10세, 동생은 8세였다. 한 달 넘게 사투를 벌이던 동생은 10월21일 끝내 사망했다.

이수진 의원(비례대표)은 “인천 형제 중 동생이 끝내 숨졌다. 어른의 책임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표현하면서 한부모 가정의 돌봄체계 보완책이 있는지 질의했다.

이에 이 장관은 “저희가 갖고 있는 여러 지원 정책이 신청에 의거하고 있는데 좀 더 신청에 의존하지 않고 찾아가는 서비스가 있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며 “저소득층 가정 특히 아주 어려운 인천형제와 같은 경우 아이돌봄서비스 요금 자기부담액을 없애고 맞벌이 가족의 경우 상위 영역에서 일부라도 정부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개진하고 있다. 점차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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