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감성을 건드리는 예민함과 질서...황혜정 작품의 소제는 '인체와 촉감'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인체와 촉감을 소제로 캔버스 공간에서 알 수 없는 파문을 일으키는 울림을 표현해 내는 황혜정 작가의 개인展인 ‘Pet me under the rainbow’ 가 이태원 경리단길에 위치한 갤러리 '카라스'에서 12월 6일까지 관객들과 마주한다.

유년시절부터 만들고 그리기를 좋아했다는 황혜정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드로잉과 함께 새로운 회화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황혜정의 작품들은 주로 인체와 촉감을 소재로 한다.(사진=카라스갤러리)
황혜정의 작품들은 주로 인체와 촉감을 소재로 한다.(사진=카라스갤러리)

황혜정의 작품들은 주로 인체와 촉감을 소재로 한다. 그녀의 작품에는 내면의 욕망들을 숨김과 동시에 드러내고자 하는 양가성을 내포한다. 또한 그녀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체는 독립적이기거나 하나의 패턴처럼 보여지기도 하며 인체는 기이하게 뒤틀려 있거나 성별 구분이 모호하다. 명확히 분류되지 않는 경계 위의 존재는 그 자체가 작가 자신이며 관람자이기도 하다.

▲스스로 몰랐던 나를 많이 알게한 작업과 기억들

이태원 경리단길에 위치한 카라스갤러리에서 인체와 촉감을 소재로 작업하는 황혜정 작가의 <Pet me under the rainbow>가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내를 비롯해 뉴욕, 홍콩에서 사랑받은 드로잉과 새롭게 선보이는 회화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그녀는 홍익대학교에서 섬유미술 패션, 영국 Royal College of Art 에서 Textiles을 전공후 카라스갤러리 전속작가로 활동 중이다.

여러 기억, 생활 속에서의 촉감, 질감에서 영감받아 작업하는 그녀는 푹신한 베개에 얼굴을 파묻을 때, 부드러운 살결이 닿을 때, 까슬까슬한 털들을 마구잡이로 비빌 때 혹은 지나가다 본 공사장의 거친 외벽들 등을 개인적인 이야기들과 연관 지은 작업을 선보인다. 

그녀가 인체를 주제로 작업하는 이유는 몸, 특히 피부가 세상을 알아가는 첫 번째 통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나의 몸을 통해 세상을 느끼고 있고 그 몸이 또 다른 사람들의 몸을 대변해 주길 바란다.”라며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후에 동물성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인간의 성(性)이 포함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

그녀의 작품은 주로 나체를 다루지만 선정적이지 않는데 그녀의 작품 속 나체는 일상에서 꺼려 하고 감추고 싶은 인간의 동물성을 표현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일명 ‘털 작가’로 불리는 그녀의 작업에는 실제 털들이 존재한다. 이는 어릴 적 눈썹을 만지던 습관이 이어져 눈썹이 그의 길티 플레져(guilty pleasure)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작품에 사용되는 가죽 종이 원단과 같은 소재에서 털의 속성을 찾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새롭게 선보이는 회화 작품을 관람할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매 전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그녀는 ‘날 좋은 날 빼꼼히 나와 보이는 나의 미운 것들, 털들이 나를 쓰다듬어 달라고 속삭인다’는 콘셉트로 신작을 선보이며 싱어송 라이터 ‘WONY’와 크리에이터 ‘RAPHIC’과 함께한 ‘깊숙이, 은밀하게, 감춰진’ 이란 영상 작업도 함께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서 그녀는 새롭게 회화작업을 시도했다.(사진=카라스갤러리)
이번 전시에서 그녀는 새롭게 회화작업을 시도했다.(사진=카라스갤러리)
pet me unil i am satisfied_2020_Mixed media on canvas_90.9x72.7cm
pet me unil i am satisfied_2020_Mixed media on canvas_90.9x72.7cm

이번 전시에서 그녀는 새롭게 회화작업을 시도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전시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앞으로의 작품활동 및 전시계획을 소개 부탁드린다.
▶내년에도 이태원 카라스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계획 중이며 매년 참가하는 해외 아트 페어도 준비중입니다. 
나의 털이 너의 털들이 되어 좀더 자유를 만끽할 때까지 계속 작업하고 싶습니다.

▲김종근 (미술평론가) 코멘트
“황혜정의 작품에는 인간의 감성을 훅 건드리는 예민함과 질서가 있다. 가슴속에 알 수 없는 파문을 일으키는 그 울림이 예민함이고, 그것을 적절한 위치에 숨겨 놓고 퍼질러 놓는 테크닉이 그녀 그림에 매혹적인 질서이다  황혜정 그림의 치명적 마력이다.”

한편 드로잉, 설치, 회화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일종의 금기와 위반, 일탈, 나아가 자유, 진실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표현하는 황혜정 작가의 전시는 2020년 11월 4일부터 12월 6일까지 카라스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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