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상용화, 카메라 기술 발달로 인한 사생활침해 가능성 처벌규정 미비

전용기 의원
전용기 의원

[중앙뉴스=박광원 기자]드론 무단 사용으로 사생활 침해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드론을 날리거나 고배율 줌기능을 이용하여 개인의 주거 내부를 무단 촬영하는 범죄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국회의원(비례대표)이 오늘 이를 처벌하기 위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15일 대표발의했다.

지난 10월 부산에서는 고가의 드론을 이용하여 고층 아파트 창문을 통해 주민의 성관계 영상을 촬영한 일당이 적발되었다. 원룸 밀집 지역이나 해수욕장 공용샤워장에 드론을 날려 무단촬영하거나 6층 건물 옥상에서 망원렌즈를 이용하여 300m가 떨어진 20층 오피스텔 내부를 무단으로 촬영한 사건도 있었다.

드론이 사회 전 영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카메라가 소형화되면서도 화질과 줌(zoom) 기능은 향상되는 등 기술발전에 따라 불법촬영 범죄의 유형도 고도화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드론’ 관련 민원 1,276건 중 소음·사생활 침해 등으로 인한 불편이 30.8%를 차지하는 등 드론 상용화로 파생되는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상당하였다.

과거와 달리 전문가용 카메라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개인용 드론이나 고배율 줌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만으로도 원거리를 촬영할 수 있어 개인의 사적인 일상이 노출될 위험이 커지는 상황이다.

개인의 사생활을 유지하고 사적 공간에서의 평온을 보장받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권 중 하나로서 누구든지 원치 않는 촬영으로부터 사생활을 보호받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행 형법은 주거의 평온을 깨뜨리는 범죄유형으로 주거를 직접 침입하거나 수색하는 경우만을 한정하여 처벌하고 있을 뿐 사적인 공간을 무단으로 촬영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은 없다.

2014년 이래로 불법촬영 범죄는 매년 5,000건 이상 발생하고 있음에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찍었을 때만 처벌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원룸 창문을 통해 피해자를 무단으로 촬영했더라도 피해자가 옷을 입고 있었다면 처벌되기 어렵다. 즉, 개인의 주거나 숙박시설과 같은 공개되지 않은 사적장소에 있는 사람을 무단으로 촬영함으로써 사생활을 침해하는 경우를 처벌할 수 있는 법률이 없는 상황이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촬영 대상의 동의나 승낙을 받지 않고 사적 영역에 있는 자를 촬영하거나 전송함으로써 사생활을 침해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전용기 의원이 이번에 발의하는 법안은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주거나 숙박시설 등 사생활의 비밀이 보호되는 사적인 공간에 있는 타인을 동의없이 촬영한 자 또는 그 촬영물을 배포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으로서 사적 공간까지 침범하여 일상 속의 불안을 유발하고 사생활을 침해하는 무단촬영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것이다.

전용기 의원은 집안에서는 개인의 사생활이 전적으로 보장되어야 함에도 지금까지 무단촬영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었다라며, 사생활촬영 침해죄를 신설함으로써 드론 등을 통해 집안을 무단으로 찍는 신종 디지털범죄를 엄벌하겠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