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국 정상들도 오는 20일 화상회의서 ‘새 미래비전’ 채택 예정

APEC 합동 각료회의 - 2020년 11월 16일 화상회의로 진행 (사진=연합)
APEC 합동 각료회의 - 2020년 11월 16일 화상회의로 진행 (사진=연합)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아시아태평양 경제 협력체 국가들이 상호협력을 중요시하며 다시 하나 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외교·통상장관들이 지난 16일 아태지역의 무역투자 회복과 포용적 디지털 경제 확립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APEC 정상회의가 오는 20일 화상 방식으로 열어 이번 회의에서 3년 만에 21개국 정상들이 공동 성명을 채택할 전망이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지난 16일 열린 제31차 APEC 합동각료회의(AMM) 화상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합동각료성명이 채택됐다고 밝혔다.

APEC은 한국, 미국, 중국 등 21개국이 참여하는 아태 지역 최대 경제협력체이다.

21개국은 세계 인구의 37%, 세계 무역량의 48%, 세계 국내총생산의 60%를 차지한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의장국인 말레이시아 주재로 개최된 이번 회의에는 우리 측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이태호 외교부 제2차관을 비롯해 APEC 21개국 외교·통상 장·차관급들이 참석했다.

APEC 외교·통상장관들은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동대응을 위한 회원국들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 무역투자 논의 진전 방안과 포용성, 디지털경제, 혁신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합동각료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에는 ▲ 필수품 및 필수인력 이동 원활화 ▲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지지 ▲ 미래비전(APEC Post-2020 Vision·가제) 채택 환영 ▲ 디지털 경제 및 기술 혁신을 위한 인터넷 디지털 경제 로드맵 이행 촉진 ▲ 구조개혁과 여성의 역량 강화를 주제로 작성된 2020년 경제정책보고서 주목 ▲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협력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유명희 본부장은 코로나19 대응 및 APEC 역내 무역투자 관련 논의 진전을 위한 공조방안으로 필수품 교역 원활화와 필수인력의 국경 간 이동 원활화, APEC 미래비전의 실현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무역 제한적인 비관세조치가 영구적인 장벽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우리측 제안에 따라 회원국들이 자국의 필수인력 이동 정책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유한 것처럼 지속해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역투자 자유화 노력을 지속하면서 중소기업과 취약계층 등에도 무역투자의 혜택이 전달되도록 힘쓰고, 다자통상시스템의 기능 회복을 위해 WTO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태호 2차관은 포용성 증진 차원에서 여성의 경제적 참여 확대 등을 위한 협력을 지속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고, 한국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노력으로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디지털 경제 활성화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녹색경제·사회 구조로의 전환을 위한 초국경적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맞서 필수품 및 필수인력 이동 원활화를 통해 우리 업계의 경제 활동 정상화를 도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APEC 창설국이자 협력 의제를 주도해온 핵심 기여국으로서 우리나라의 국제 위상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도 APEC 등 다자·복수국 간 국제협의체에서 논의를 이끌며 국제 공조를 추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APEC 합동각료회의(AMM) 화상회의에 참여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사진=산업통상자원부)
APEC 합동각료회의(AMM) 화상회의에 참여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사진=산업통상자원부)

또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오는 20일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 21개국 정상들은 3년 만에 공동 성명을 채택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앞서 2018년에는 미중 이견으로 공동 성명을 내놓지 못했고, 2019년은 칠레 내부 사정으로 정상회의가 취소됐었다. 

올해 APEC 정상회의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와 주말레이시아 한국 대사관 등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APEC 역사상 처음 화상 방식으로 열린다.

이 정상회의는 오는 20일 오후 9시∼11시(한국시각) 두 시간 동안 열린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는 공동 성명 채택과 함께 내년부터 2040년까지 향후 20년간 APEC 활동 방향을 제시할 ‘APEC 새 미래비전’을 발표할 계획이다.

APEC은 1993년 제1차 정상회의에서 ‘아태공동체 형성’ 비전을 제시한 뒤 이듬해 인도네시아 보고르에서 열린 제2차 정상회의에서 ‘선진국은 2010년까지, 개도국은 2020년까지 무역투자 자유화를 달성한다’는 내용의 보고르 목표(Bogor Goals)를 설정했다.

보고르 목표가 올해 만료되기에 이번 정상회의에서 새로운 비전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모하메드 아즈민 알리 말레이시아 국제통상산업부 장관은 전날 화상으로 열린 APEC 합동 각료회의 개막 연설에서 “새 미래비전은 보고르 목표의 성공을 토대로 적어도 앞으로 20년 동안 이 지역의 전략적 방향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새 미래비전은 아태지역의 자유무역과 투자 촉진이라는 보고르 목표의 기본 목적을 계승한다.

각료회의에 참석한 21개국 외교·통상 장·차관들은 “우리는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경제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자유롭고, 개방적이고, 공정하고, 차별 없고,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무역과 투자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공동 성명을 내놓았다.

한편, 알리 장관은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말레이시아는 의장국으로서 미국과 중국, 모든 APEC 회원국과 함께 중간지점의 해법을 내놓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APEC은 다양성 속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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