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마라도나 심장마비로 사망...아르헨티나 3일간 국가 애도 기간 선포
'신의 손' 논란, 마약 등 구설도 끊이지 않아...1986년 월드컵서 아르헨티나 우승 이끌어

[중앙뉴스=윤장섭 기자]펠레와 함께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 중 한 명으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아르헨티나 출신의 전설적인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가 향년 60세의 나이로 25일(현지시간) 사망했다. 사인은 심장마비인 것으로 알려졌다.

펠레와 함께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 중 한 명으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디에고 마라도나가 향년 60세의 나이로 25일(현지시간) 사망했다.(사진=연합)
펠레와 함께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 중 한 명으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디에고 마라도나가 향년 60세의 나이로 25일(현지시간) 사망했다.(사진=연합)

클라린, 라나시온 등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마라도나가 이날 오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자택에서 숨졌다는 소식을 전했고 아르헨티나 국민들과 세계의 축구팬들은 마라도나의 죽음을 애도했다.

고인은 지난달 말 60세 생일을 맞았으며 지난 3일에는 뇌 경막 아래 피가 고이는 경막하혈종으로 뇌 수술을 받았다. 이후 마라도나는 11일 퇴원해 회복 중이었으며, 당시 수술을 담당했던 주치의는 수술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마라도나는 수술이후 통원 치료를 받으며 회복 중이었다. 현지 언론인 라나시온은 마라도나가 심장마비를 일으켰고 이날 9대의 구급차가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자택에 도착했으나 마라도나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지는 못했다고 보도했다.

마라도나의 생존 모습은 그가 60세 생일이던 지난 10월 30일 자신이 이끌던 팀 힘나시아의 경기를 앞두고 생일 축하를 받은 것이 마라도나의 공개 석상에서의 마지막 모습이 됐다.

마라도나는 현역시절 등번호 10번을 달고 세계 축구를 정복했다. 그런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축구 전설이자 영웅이다.

마라도나는 현역시절 등번호 10번을 달고 세계 축구를 정복했다.(사진=YTN 캡처)
마라도나는 현역시절 등번호 10번을 달고 세계 축구를 정복했다.(사진=YTN 캡처)

고인이 된 마라도나는 1960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에서 태어나 16살 나이에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일찌감치 프로에 데뷔한 마라도나는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나폴리 등을 거치면서 수많은 골을 넣었다. 특히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A매치 91경기에 출전해 34골을 넣었다. 마라도나는 비록 체격은 작았으나 화려한 드리블과 위력적인 왼발 킥으로 그라운드를 평정했다.

고인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었고 일약 국민영웅이 됐다. 당시 마라도나는 월드컵 MVP로도 선정됐다. 고인은 은퇴 후,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맡기도 했다. 국가 대표팀 감독 이후에는 아르헨티나와 중동, 멕시코 등에서 프로팀을 이끌었고, 지난해부터 아르헨티나의 힘나시아 라플라타 감독을 맡았다.

고인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전에서 잉글랜드 골키퍼와 벌였던 '신의 손' 사건으로 논란도 많은 선수였다. '신의 손' 논란은 은퇴 이후까지 따라다녔다.

'신의 손' 논란은 이렇게 탄생했다. 당시 고인은 잉글랜드와의 전에서 마라도나의 손을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간 공이 그대로 골로 인정된 후 마라도나는 "내 머리와 '신의 손'이 함께 만들어낸 골"이라고 말했으며 이후 마라도나는 당시 의도적으로 손을 뻗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고인에겐 약물 스캔들도 이어졌다. 고인은 1994년 미국 월드컵 도중 도핑 테스트에 적발돼 중도 귀국해야 했고 마약 중독 치료도 몇 차례 받았다. 마약과 알코올 복용, 비만 등으로 과거에도 심장 문제를 겪는 등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다.

한편 같은 시기에 그라운드에서 마라도나와 함께 했던 많은 축구 스타들은 그의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나타냈다.

같은 시기에 그라운드에서 마라도나와 함께 했던 많은 축구 스타들은 그의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나타냈다.(사진=YTN 캡처)
같은 시기에 그라운드에서 마라도나와 함께 했던 많은 축구 스타들은 그의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나타냈다.(사진=YTN 캡처)

브라질 펠레는 "분명히 언젠가 하늘에서 우리가 함께 공을 차게 될 것"이라고 애도했고 고인이 몸 담았던 팀 나폴리도 작별을 전했다. 클라우스 아우겐탈러 전 독일축구대표팀 감독은 그를 처음 본 게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때였는데 그때 그는 전성기였고, 세계 최고의 선수였다고 회상했다.

게오르게 하지 전 루마니아 축구대표팀 감독도 지금은 메시나 호날두 같은 선수가 있지만 우리 때도 좋은 선수가 많았는데 크루이프와 마라도나를 정말 좋아했다고 전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이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앞서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도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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