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분석…서버외 PC·특수 D램 수요도 ‘안정적’

국내 4분기 반도체 시장이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로 인하여 대체 수요로 인해 양호할 전망이다. (사진=연합)
국내 4분기 반도체 시장이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로 인하여 대체 수요로 인해 양호할 전망이다. (사진=연합)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국내 4분기 반도체 시장이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로 인하여 대체 수요로 인해 양호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 4분기 실적 둔화가 예상됐던 D램 반도체 시장이 예상외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증권가의 분석들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제재로 화웨이가 빠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대보다 빨리 오포, 비보, 샤오미 등 다른 모바일 경쟁사들이 반도체 구매에 나섰고, 서버용을 제외한 PC D램 등 가격도 당초 생각보다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1일 업계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가 발표한 11월 D램 고정가격은 대부분 전월 가격을 유지하며 당초 우려보다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PC D램 가격은 10월과 동일했고, 컨슈머(가전) 등 특수 D램 가격은 전월보다 1.33% 상승했다. 클라우드 기업들의 재고 여력이 많은 서버용 D램만 1.79% 하락하며 5개월 연속 내리막이고 나머지 D램들은 양호한 흐름을 보인 것이다.

특히 특수 D램은 DDR3 제품의 공급이 감소하고 있지만 판매 호조를 보이는 TV와 셋톱박스, 5G 네트워크 장비 등의 수요가 강세를 보이면서 11월 들어 가격 반등에 성공했다.

이는 3분기 화웨이의 긴급 선주문 특수가 끝나면 4분기 들어 수요가 급감하고, 서버 업체들의 재고 소진이 4분기까지 이어지면서 D램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 다른 전개라는 분석이다.

가장 큰 이유는 화웨이 제재로 모바일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대체 매출처가 빨리 등장했다는 점이다. 화웨이가 이탈한 휴대폰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중국의 오포·비보·샤오미 등 다른 경쟁사들이 당초 업계의 예상보다 서둘러 모바일용 반도체 주문을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진행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화웨이 제재로 인해 4분기에 중화권 내 다른 휴대폰 생산 업체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최근 애플 등 대형 휴대폰 제조사의 신제품 출시가 맞물린 것도 D램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D램이 모바일 위주로 실수요와 선행구매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이는 당초 기대치를 능가한 수준”이라며 “D램 가격 하락이 크게 확대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요 증가가 관찰되는 점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4분기 삼성전자의 비트 단위 D램 출하량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10%, SK하이닉스는 7% 내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4분기 국내 기업들의 반도체 실적도 비교적 양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서버용 등 D램 가격이 3분기보다 약세지만 모바일 등의 판매 증가로 어느 정도 실적 방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서버용 D램 수요는 올해 4분기에 저점을 찍은 뒤 내년 초부터 다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등 D램 제조사들이 이미 재고가 많은 서버 D램 생산 능력을 상당 부분 모바일로 전환하면서 하반기 들어 서버 D램의 완제품 재고 소진이 빨라지고 있다. 이로 인해 내년 들어서는 서버 D램도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업계는 예상한다.

한편,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D램 시장이 내년부터 2022년까지 2017∼2018년에 나타난 반도체 슈퍼 호황기가 재현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황고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D램 수요 증가율은 10% 후반으로 예상되는데 (제조사들의) 공급 증가율은 이에 못 미치면서 D램 가격이 내년 1분기 말부터 상승 전환해 슈퍼 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라며 “다만 낸드는 삼성전자의 점유율 확대 전략으로 공급 과잉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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