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 전국 대학교수 906명 대상 설문조사…지난해는 `공명지조'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올 한해를 잘 설명해 주는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가 선정됐다. 교수신문이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전국의 대학교수 906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아시타비'(我是他非)가 588표(32.4%)를 얻어 올해의 사자성어 1위에 뽑혔다.

교수신문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 '아시타비'(我是他非)를 정상옥 전 동방대학원대학교 총장(문학)이 예서체로 휘호한 것.(사진=교수신문 누리집 캡처)
교수신문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 '아시타비'(我是他非)를 정상옥 전 동방대학원대학교 총장(문학)이 예서체로 휘호한 것.(사진=교수신문 누리집 캡처)

`아시타비'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한자로 옮긴 신조어다. 이어 '후안무치'(厚颜無耻)가 두번째로 많은 21.85%의 지지를 얻었다.'얼굴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이다.

3위에는 304표(16.7%)의 지지를 받은 `격화소양'(隔靴搔·신을 신은 채 가려운 부위를 긁는다)이 교수들의 선택을 받았다. 4위는 12.74%의 지지로 `첩첩산중'(疊疊山中· 겹겹으로 덮인 산속)이 뽑혔다. 2020년 올 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빗댄 말이기도 하다.

이어 마지막으로 다섯번째는 천학지어(泉涸之魚∙8.16%)가 차지했다. "말라가는 샘에서 물고기들이 서로를 돕는다"는 의미다. 

한편 교수신문은  매년 교수 설문조사를 통해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하고 있다. 2019년에는 `공명지조(共命之鳥·목숨을 함께 하는 새)'가 선정됐다.

아시타비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정태연 중앙대 교수(심리학과)는 "모든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서로를 상스럽게 비난하고 헐뜯는 소모적 싸움만 무성할 뿐 협업해서 건설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최재목 영남대 교수(철학과)역시 "올 한해에는 유독 정치권이 여야 두 편으로 갈려 사사건건 서로 공격하며, 잘못된 것은 기어코 남 탓으로 돌리는 상황이 지속돼 왔다." 나는 옳고 다른 이는 그르다 식의 판단과 언행이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반에 보편화됐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어 '아시타비'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했다고 했다.

이외에도 많은 교수들이 비슷한 의견들을 게제했다. #"조국, 추미애, 윤석열 기사로 도배한 한해였다. 이들 모두는 '나는 깨끗하고 정당하다'는 것, #"진보 정권은 잘못을 인정하는 일이 없고 보수 세력은 과거를 뉘우치지 않는다". #"도덕적 시비에 빠진 적폐청산과 야당의 방어전략으로 추상적, 도덕적 차원에 국정이 고립됐다"등 다양한 의견들에 올라왔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