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본부 내 그린사업 떼내 세계 3위 부품회사 마그나와 합작법인 설립키로

LG전자는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사진=LG전자)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 동력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 부품 및 전기장비(전장)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구 회장의 승부수를 내건 것이다. 자동차에 점차 많은 전기·전자부품이 탑재되고 있는데 그룹의 주력인 전자·부품 개발 능력을 응집해 전장사업을 미래 캐시카우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이하 마그나)과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LG Magna e-Powertrain Co.,Ltd)’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전장사업을 회사의 성장동력 중 하나로 키우겠다는 구 회장의 의지로 보인다.

이로써 LG그룹은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과 LG이노텍, LG전자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부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파워트레인, 차량 통신·조명용 부품을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 전장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3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VS 본부 내 그린사업 일부를 대상으로 물적분할과 합작법인 설립을 의결했다. (사진=중앙뉴스DB)
LG전자는 지난 23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VS 본부 내 그린사업 일부를 대상으로 물적분할과 합작법인 설립을 의결했다. (사진=중앙뉴스DB)

@ VS본부 내 그린사업 일부 합작법인 설립키로

LG전자는 지난 23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VS 본부 내 그린사업 일부를 대상으로 물적분할과 합작법인 설립을 의결했다. 분할회사인 LG전자가 물적분할을 통해 분할신설회사의 지분 100% 를 갖게 되는데, 마그나가 분할신설회사의 지분 49%를 인수하게 된다. 인수금액은 4억 5,300만 달러(한화 약 5,016억 원)다.

LG전자에 따르면, 내년 3월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과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면 합작법인은 7월경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본사 소재지는 대한민국 인천이며 그린사업 일부와 관련된 임직원 1천여 명이 합작법인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분할되는 그린사업 일부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모터, 인버터, 차량 충전기는 물론 구동시스템(모터, 인버터, 감속기가 모듈화된 제품) 등이다.

이처럼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에 더욱 집중하고 사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물적분할을 결정했다. 또 합작법인이 독립적이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성장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LG전자에 따르면, 마그나는 풍부한 사업경험과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포함해 파워트레인 분야의 통합시스템 설계, 검증 등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또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 부품인 모터, 인버터 등에 대한 기술력 및 제조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LG전자와 마그나는 친환경차 및 전동화 부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사의 강점이 최상의 시너지를 내며 합작법인의 사업 고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작법인은 마그나는 물론 마그나의 고객사로부터 신규 수주를 기대할 수 있게 돼 조기에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앞서 LG전자는 전기차인 쉐보레(Chevrolet) 볼트(Bolt) EV와 재규어 I-PACE 등에 탑재되는 주요 부품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마그나 차기 CEO 스와미 코타기리는 “파워트레인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를 위해 세계적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마그나의 전략을 LG전자와 함께 하게 됐다”며 “양사의 강점을 활용해 급부상하는 전동화 부품 시장에서 앞서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지금이 전기차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적기로 보고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사진=LG그룹)
재계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지금이 전기차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적기로 보고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사진=LG그룹)

@ 구광모 회장, 전장사업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LG그룹은 LG화학의 배터리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찌감치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뛰어들어 현재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했고 배터리 부문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사시켰다.

이에 비해 LG전자의 전장사업은 경쟁사에 비해 시작이 다소 늦은 편이다. 2013년 5월 자동차 부품 설계 엔지니어링회사인 V-ENS 인수를 시작으로 그해 7월 VS사업본부(당시 VC사업본부)를 신설하며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이후 초기 수익원 발굴과 시설 투자 등에 돈을 쏟아 부으면서 VS사업본부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냈다. LG전자는 그럼에도 전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했고, 2018년 8월에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하며 자동차 램프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런 노력으로 LG전자의 VS사업부는 올해 3분기부터 매출 성장률이 고정비 상승률을 앞지르면서 내년 3분기부터는 VS부문의 흑자 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취임 3년차를 맞은 구 회장이 전장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한 결과다.

LG전자가 이번에 VS사업부문의 그린사업을 떼어 별도 합작회사로 만드는 것도 흑자 전환기를 맞아 전장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편, 24일 재계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지금이 전기차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적기로 보고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신설법인이 앞으로 자동차 모터와 인버터 등 부품 포함해 전기차 파워트레인 관련 사업을 총괄하며 LG전자의 전장사업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신설법인이 앞으로 자동차 모터와 인버터 등 부품 포함해 전기차 파워트레인 관련 사업을 총괄하며 LG전자의 전장사업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내년 7월 신설법인 설립…2022년부터 흑자 전환 가능

LG전자 측은 내년 7월 설립하는 신설법인은 이르면 2022년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앞으로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중심), ZKW(램프),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파워트레인) 등 3개 축을 완성하면서 전장사업에 대한 시너지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의 VS사업본부는 현재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재규어랜드로버(Jaguar Land Rover)와 공동 개발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는 유럽 비영리 자동차 심사단체 오토베스트로부터 최고 커넥티드 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LG전자는 신설법인이 앞으로 자동차 모터와 인버터 등 부품 포함해 전기차 파워트레인 관련 사업을 총괄하며 LG전자의 전장사업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이와 관련 LG전자 VS사업본부장 김진용 부사장은 “무한한 가능성과 성장 기회를 가진 전동화 부품 사업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과감하면서 최선의 선택을 내렸다”며 “합작법인은 LG전자의 뛰어난 제조기술력과 마그나의 풍부한 경험,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물론 양사 모두 자동차 부품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모빌리티 기술 회사인 마그나는 1957년에 설립됐으며 본사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업체 가운데 하나이며 지난해 매출액 기준 세계 3위다. 파워트레인 외에 샤시, 내·외장 등 다양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며 글로벌 자동차 부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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