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회서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 개최...쟁점은 사면론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이낙연發 전직 두 대통령의 사면론 발언에 대해 여권이 '발칵 뒤집혔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새해 첫날인 1일, 신년사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히자 여당내에서 이 대표의 사면론을 두고 파장이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신년사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히자 여당내에서 이 대표의 사면론을 두고 파장이 적지 않다.(사진=중앙뉴스 DB)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신년사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히자 여당내에서 이 대표의 사면론을 두고 파장이 적지 않다.(사진=중앙뉴스 DB)

현재 구속 수감중인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권한은 대통령에 있지만, 새해 첫날의 이 대표 발언은 집권당의 대표이자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로서의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신년 메시지에서 지난해 코로나19는 물론 정치권이 사분오열되고, 민심까지 흉흉하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이라는 카드를 꺼내 '국민통합'을 신년 메시지로 던졌다.

이 대표는 통합을 전면에 내세워 개혁 동력을 확보하고 정국 주도권을 확실하게 쥐겠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이 대표는 독자적인 행보를 자제해 왔던 점을 생각하면 이번 이 대표의 사면 발언은 이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의 한사람으로 확실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이를 위해 이낙연 대표는 오늘 오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고 신년사에서 밝힌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발언의 배경과 취지를 설명하고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이 대표는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대한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들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일부 최고위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낙연 대표의 신년 메시지는 당내 공식 논의를 거치지 않고 이 대표 스스로가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의 잇단 독대 회동에서 일부 공감대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친문 의원들과 핵심 지지층은 이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사전 논의없이 사면론을 꺼냈다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일부 정치권에서도 이 대표가 사면 건의라는 통합 카드를 통해 외연을 확장과 문재인 정부 막바지 국정동력을 확보하고 나아가 정권재창출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선 극심한 진영 갈등을 극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이 대표의 사면 발언에 대해서, 당 관계자는 "사면은 지금까지 당내에서 논의가 됐던 사안이 아니다"라며 "최근에 통합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나눴던 것은 사실이지만 바로 사면을 이야기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실제 민주당내에서는 여전히 사면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적지 않다.

이 대표가 이날 최고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당내 여론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르지만 이날의 회동이 이낙연 대표의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안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론에 대해서 여야의 입장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야권의 생각은 두손들어 '환영'한다는 입장인 반면에 여권 내부에서는 중진 의원들부터 초선에 이르기까지 사면 이야기를 왜 공개적으로 하느냐고 반발하는 등, 사면론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중진의원들 중에서 5선의 안민석 의원은 두 전직 대통령 모두 사과나 반성이 없는데 사면복권을 거론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며 "사과와 반성을 하지 않은 두 전직 대통령을 석방하면 그야말로 정치적 탄압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사면에 대한 반대 의견을 냈다.

또다른 중진 의원이자 여당내에서 가장 먼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도 "시기적으로도 내용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의원은 "탄핵과 사법처리가 잘못됐다는 일각의 주장을 의도치 않게 인정하게 될 수도 있는 데다 자칫 국론분열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했다.

정청래 의원 역시 "용서와 관용은 가해자의 몫도 정부의 몫도 아니라며 거들고 나섰다. 이외에도 친문 지지층의 탄탄한 지지를 받는 박주민 의원과 초선의 김남국·김용민 의원도 이낙연 대표의 뜻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들은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는 사면은 통합이 아니라 오히려 갈등과 분열의 원인이라며,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추운 겨울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낙연 대표의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론 제기 직후 야권 일각에서 이 대표가 내년 4월 선거를 앞두고 사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개혁보수'를 표방하는 유승민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 등이 '찬성'의 뜻을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전직 대통령 두 분의 사면은 국민통합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며 "대한민국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도 전직 대통령 문제는 이제 정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도층에서는 여권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인 이낙연 대표가 중도층을 겨냥해 대권행보를 본격화한 것 으로 판단하고 있다. 차기 대권이 이제 1년3개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