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잠정실적 236조원 팔고 36조원 벌어

삼성전자가 28일 주주화원 정책 및 특별배당 확정 발표와 함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등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사진=중앙뉴스DB)
삼성전자가 28일 주주환원 정책 및 특별배당 확정 발표와 함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등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사진=중앙뉴스DB)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삼성전자가 주주환원 정책 및 특별배당 확정 발표와 함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등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2023년까지 정규 배당 규모를 연간 9조8천억원으로 상향한다. 또한 지난 2018년∼2020년 주주환원 정책에서 발생한 잔여 재원으로 특별 배당을 포함해 총 13조원에 달하는 배당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28일 이 같은 2021년∼2023년 주주환원 정책과 2020년 결산 배당을 확정 발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3년간 연간 배당 규모를 기존 9조6천억원에서 2천억원 상향한 9조8천억원으로 확대한다. 또 정규 배당을 한 뒤 3년간의 잉여현금흐름(FCF) 50% 내에서 잔여 재원이 발생하면 이를 추가로 환원하는 정책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매년 연간 잉여현금흐름 실적을 공유해 잔여 재원 규모를 명확히 하고, 의미 있는 규모의 잔여 재원이 생기면 이 중 일부를 조기 환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 정책 기간처럼 3년간 잔여 재원이 확정된 뒤 한꺼번에 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조기 환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코로나19 등 대내외 불확실성과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성장을 위해 실시할 각종 투자와 인수·합병(M&A)을 고려해 새 주주환원 정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회사의 보유 현금이 늘어나는 데 대한 주주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기존 산업에서 주도적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신규 산업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인 시설 투자와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 실장은 “이사회와 경영진은 회사가 계속 성장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삼성전자는 새 주주환원 정책과 함께 파격적인 1회성 특별 배당도 함께 발표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36조원 중 13조원을 배당에 쏟아 붓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2020년 3년간 잉여현금흐름에서 정규 배당을 제외한 잔여 재원이 발생하면 추가 환원한다는 약속에 따라 10조7천억원 규모의 1회성 특별 배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기존 결산 배당금인 보통주 기준 주당 354원에, 잔여 재원을 활용한 특별 배당금 1천578원을 더해 주당 1천932원을 지급한다.

삼성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과 ‘동학개미’라 불리는 신규·개인 투자자들을 고려해 이런 특별배당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증시 상황과 코로나19 불확실성, 향후 업황 불투명성 등을 고려할 때 잔여재원을 환원하는 방식으로 배당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우선주의 경우 기존 결산 배당금 355원에 특별배당금 1천578원을 더해 주당 1천933원을 받게 된다. 이번 특별배당을 포함한 배당금 총액은 13조1천243억여원이다.

보통주 시가 배당률은 2.6%, 우선주 시가 배당률은 2.7%다. 배당금은 3월 주주총회 이후 1개월 이내인 4월쯤 지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코로나19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임직원들과 협력회사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열심히 노력해 특별 배당을 지급할 수 있게 됐다”며 “보유하고 있는 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략적 시설투자 확대와 M&A를 추진하는 한편 ESG와 준법 등 분야에서도 성과를 이뤄 주주가치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같은 날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를 발표했다. 매출은 총 236조8천70억원이고 영업이익은 35조9천939억원으로 밝혔다. 

이는 미중 무역갈등과 코로나19 등 불확실성 속에서도 역대 세 번째 네 번째로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이다. 특히 매출은 230조원을 넘어섬으로써 반도체 슈퍼 호황기에 버금가는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상반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예년보다 부진한 출발을 보였으나 3분기 들어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가 폭발하고 비대면(언택트)·집콕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력인 반도체와 스마트폰은 물론 가전부문까지 선전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9조470억원, 매출 61조5천515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동기 대비 각각 26.35%, 2.78% 증가한 것이다. 이는 전년에 비해선 양호한 성적이지만 분기 12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직전 분기(작년 3분기)에 비해서는 실적이 둔화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올해 삼성전자는 D램 가격 상승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도래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작년 실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증권가에서는 올 한해 영업이익이 반도체 25조∼27조원, 전사적으로는 5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날 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는 코로나19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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