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박종민] 발에 맞질 않는 신발과 몸에 맞질 않는 침대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나으리라. 신발의 기능과 침대의 기능이 상실된 불필요한 물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를 이용함에 신체가 어떠한 제재나 제한을 받게 된다면 사용을 하지 않는 게 순리이다.
발에 알맞도록 신발을 맞추고 누었을 때 신체에 알맞게 몸과 균형적 조화를 이루도록 침대를 구비 해 놔야 하는 게 침대와 신체와의 문리적 문화적 관계 원칙이다.
이는 인체조직의 한 단면에 속한 일례이지만 절대로 변할 수가 없는 철학적 개념이며 철칙이다. 신발에다 발을 맞추거나 침대에 맞게 사람의 몸을 맞출 수는 없다. 사람의 몸을 절단하거나 늘리고 줄여가며 조정해내지 못하기에 말이다.
필자는 도무지 맞질 않는 신발에다 발을 맞춰낸 경험이 몇 번 있다. 군에 입대하여 신병훈련 시에 겪었던 체험으로 실사례이다. 속된 말로 도끼에 마빡을 까라면 까고 대가리 박으라면 박아야만 하는 군기 잡기가 대세이던 시절이다. 군수물자가 열악하기만 했던 60년대이니 당시만 해도 통했다.
동료와 서로 맞는 사람끼리 바꿔 신을 수 있을 정황일 땐 그나마 행운이었다. 문제는 발보다 신발이 작거나 큰 것만 남아 있을 때가 큰 문제였다. 즉 이것이 과제였고 풀고 넘어가야 할 숙제였다. 그걸 해결하고 해소해내는 게 고충(苦衷)이었다. 예를 들면 큰 신발엔 그 안에 헝겊이나 신문지 등을 넣으면 뒤뚱거리며 다소 어색한 걸음이지만 그런대로 걸었다.
재수 없고 운 나쁘게 작은 신발이 배정되었을 경우는 몽둥이나 총 개머리판을 집어넣어 힘껏 늘려내고 억지로 신었다. 그렇다고 불평불만이 있을 수가 없고 하소연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 정황이 오죽하랴! 군기가 빠졌다고 기압을 받아 연병장에 구보를 하거나, 십 리, 이십 리 행군하다 보면 발이 퉁퉁 붓고 멍이 들고 그야말로 엉망진창이 되었다.
야전삽 하나 가지고 무엇이라도 해내라면 이뤄내야만 하는 만능 맥가이버가 돼야 했다. 자주국방이며 강군의 길이란 인식 아래 버텨냈고 사명이기도 했다. 어찌할 도리가 전혀 없었던 것이었다. 오늘날 같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문제이며 성립이 불가한 인권적 사안이다.
‘프로크루 스테스(procrustes)의 침대’라는 게 있다. 고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인간 이하의 악당이 저지른 악행 얘기다. 자기의 영내(營內)에 만들어 놓은 침대를 기준치로 삼아 사람의 키가 크면 잘라내고 키가 작으면 다리나 머리통을 늘려 내어 죽였다. 머리를 자르거나 사지를 잡아빼 늘리거나 줄여 죽인 것이다.
자기만의 독단적인 생각과 방법을 기준치로 정해서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를 그렇게 죽였다. 그 침대는 곧 사형을 집행하는 형틀이다. 절대권력을 거머쥔 실권자가 제 맘대로 저지른 악행이다. 옛날 신화에서나 나오는 엉터리 일화라 하겠지만, 보편적인 인권과 인격을 존중하는 오늘의 사회에서도 지금 그 못지않게 처형을 일삼고 있는 북녘 지도자가 있다. 유아독존의 절대 권력자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은 인류의 비극이다.
프랑스의 사상가 ‘루소’는 “사람 간에 차이점을 존중하는 것이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것이며, 인간은 모두 약점과 모순투성이로 태어나 서로의 모순점을 인정해야 하고 이를 존중하는 게 우선의 법칙인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세기를 초월하여 그의 사상이 회자 되며 존중받고 있는 건 왜일까? 오늘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우리 정치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의 사례와 문제점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따른다. 왜 독선적이며 독단의 도그마에 함께 빠져들어 허우적대는 것일까? 왜 어찌하여 나와 다른 남은 인정하지 않고 치고받는 싸움질만 일삼고 있는 걸까? 신발에 발을 맞추고 침대에다 몸을 맞추라고 하는 듯한 억지가 도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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