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확보되지 않은 직업 지시에는 ‘작업중지권’ 철저히 실행할 것”
“안전 챙기느라 생산이 미달하는 것은 책임 대신 오히려 포상 한다”

3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은 최근 열린 그룹운영회에서 발언의 대부분을 ‘안전’ 관련 내용으로 할애했다. (사진=포스코)
3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은 최근 열린 그룹운영회에서 발언의 대부분을 ‘안전’ 관련 내용으로 할애했다. (사진=포스코)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포스코 최정우 회장에게 시선이 간다. 그의 광폭 경영행보가 심상치 않다. 특히 ‘안전’에 대한 최 회장의 강한 의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포스코의 올해 새벽 벽두부터의 화두는 ‘안전’이다. 최 회장이 올해 모든 경영활동의 최우선을 ‘안전’에 두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 한해 포스코 임직원들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안전’을 내세운 바 있다.

3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열린 그룹운영회에서 발언의 대부분을 ‘안전’ 관련 내용으로 할애했다.

최 회장은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작업 지시를 받거나, 신체적 혹은 정서적 요인으로 인해 일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으면 작업자들은 이에 대한 거부를 요청할 수 있다”며 “이는 직원들의 권리로 확실히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업 중지권’을 직원들에게 적극 안내하고 철저히 실행할 것을 지시했다.

최 회장은 “안전조치를 취하느라 생산이 미달하는 것은 앞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포상해야 한다”라고도 언급했다.

아울러 “누구라도 안전에 대해 신고하면 해당 부서에서 즉시 조처를 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며 “안전 관련 투자는 최우선으로 반영하고 ‘패스트트랙’으로 신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최 회장은 올해 초 포항, 광양제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안전을 최우선 핵심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새해 첫 현장 행보에서도 ‘안전’을 최우선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이와 관련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이 지난 7일 새해 첫 행보로 포항제철소 현장을 찾아 설비를 둘러보며 안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에 따르면, 최 회장은 먼저 포스코노동조합과 노경협의회 사무실을 찾아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어 수소플랜트, 연주공장, 2전기강판공장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안전을 최우선 핵심 가치로 삼아 일터를 행복한 삶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자”고 거듭 강조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 8일에도 최 회장은 광양제철소로 이동해 포스코노동조합 광양지부와 노경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자동차강판생산공장, 리튬생산공장 등을 차례로 찾았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자동차강판 등 철강사업은 타사와의 경쟁력 격차를 확고히 하고, 이차전지소재사업은 그룹 차원에서 리튬 등 원료부터 양극재, 음극재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을 강화해 글로벌 ‘톱 티어’로 도약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생산우선’에서 ‘안전우선’ 프로세스로 전환하고, 작업중지권을 철저히 시행하는 한편 안전신문고 신설, 안전 스마트 인프라 확충, 협력사 안전관리 지원 강화, 직원 대상 안전교육 내실화 등 ‘6대 중점 안전관리 대책’을 즉시 시행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작업자의 안전 확보를 위해 작업중지권을 적극 안내하고, 작업자의 동의를 받은 뒤 작업할 수 있도록 했다.

협력사 직원을 포함한 제철소 내 모든 근무자는 불안전한 작업을 요구받거나 안전에 위협이 되는 요소들을 발견할 경우 안전신문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즉시 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안전 관련 스마트 인프라도 더 확충한다. 탈부착 가능한 휴대용 CCTV 및 보디캠 보급을 확대해 안전 사각지대 없는 현장을 만들 예정이다. 작업 전 밀폐 공간 내부 파악이 가능한 ‘세이프티 볼’ 도입도 추진한다. 세이프티 볼은 밀폐공간에서 작업하기 전에 가스 농도를 측정하기 위한 스마트 장비를 말한다.

앞서 포스코는 2018년부터 3년간 노후설비 교체 등에 1조3천157억원을 투자해 작업환경을 개선해왔으며, 작년 말에도 안전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하며 올해부터 향후 3년간 1조원을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정우 회장은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공감했다. 이 들은 1년여 만에 만나 함께 봉사활동을 펼쳤다.

지난달 31일 포스코에 따르면,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두 회사 임직원들은 지난 29일 경북 포항시 송도동에 위치한 소규모 식당에서 ‘희망나눔 도시락’을 함께 만들고, 거동이 불편한 독거 어르신 가정을 찾아 직접 전달했다.

두 회장의 만남은 지난 2019년 12월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이다. 당시 최태원 회장이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의 행사에 참석해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특별강연한 바 있다.

이날 열린 합동 봉사활동은 코로나19 여파로 운영이 중단된 포항·광양지역 무료급식소 이용자들에게 간편식 제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포스코가 대안을 강구하던 중 최태원 회장의 제안에 따라 추진됐다.

최태원 회장이 최정우 회장에게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 같은 양질의 도시락을 취약계층에 제공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평소 기업시민 경영이념과 사회적 가치를 각각 강조하며 기업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데 공감하는 두 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뜻이 맞아 봉사활동을 함께 시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이번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무료급식소가 다시 운영될 때까지 포항과 광양에서 자체 운영해온 무료급식소 5곳을 비롯해 포항시와 광양시가 운영하는 12곳의 무료급식소까지 총 2천600여명의 이용자에게 주 3회 양질의 도시락을 제공할 방침이다.

특히 지역 내 소규모 식당을 통해 도시락을 주문, 제작할 방침으로 지역 골목상권 매출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최태원 회장은 “팬더믹 장기화로 인한 결식 문제 지원 노력에 포스코와 함께해서 뜻깊고, SK의 도시락 제안을 받아주셔서 감사하다”며 “기업의 존재 이유를 더욱 넓게 잡아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더 많은 기업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의 기업시민과 SK의 사회적 가치는 서로 뜻하는 바가 맞닿아 있다”며 “기업시민으로서 시대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해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재계에 따르면, 두 회장이 봉사활동을 계기로 그룹 간 협력방안을 강화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포스코)
(사진=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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