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이재용, 지난해 두 차례 차세대 모빌리티와 다각도 협력 모색
삼성 ‘S카’ 외에도 ‘L카’ ‘P카’ ‘H카’ ‘K카’ 등이 물망에 떠오르고 있어

현대차그룹이 애플카보다는 삼성과의 물밑 공감을 통해 ‘S카’에 대한 공감대가 강하게 굳혀졌다는 것이 애플카에서 내리는 진짜 이유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사진=삼성전자)
현대차그룹이 애플카보다는 삼성과의 물밑 공감을 통해 ‘S카’에 대한 공감대가 강하게 굳혀졌다는 것이 애플카에서 내리는 진짜 이유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사진=삼성전자)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현대차‧기아가 ‘애플카’에서 내려 ‘삼성 S카’로 옮겨 탄다는 추측성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애플카’를 내려놓고 무엇인가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현대차의 야심작인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에 삼성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들어간다는 것에 연유하여 현대차가 삼성과의 물밑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현대차그룹과 삼성의 협력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는 8일 현대차그룹이 “애플과의 자율주행차 개발 협의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공시하면서 ‘삼성 S카’가 수면 위로 부상하는 게 아닌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애플과 자율주행차 개발 협의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공시하면서 지난달부터 제기된 현대차·기아와 애플 간의 ‘애플카’ 협력 논의가 일단은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단은 애플과의 협의가 중단된 이유로는 현대차‧기아가 하청업체로의 전락 가능성에 대한 그룹 내부 우려와 애플의 비밀주의가 협력 논의 중단의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애플카보다는 삼성과의 물밑 공감을 통해 ‘S카’에 대한 공감대가 강하게 굳혀졌다는 것이 애플카에서 내리는 진짜 이유라는 관측으로 우세하게 풀이되고 있다.

지난달 8일 “애플과 자율주행차 개발 논의 중이라며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던 현대차그룹은 당시 “다수의 기업과 자율주행차 개발을 협의 중”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오늘 현대차·기아가 동시에 애플과의 협의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힌 현대차·기아 관계자들은 일제히 “공시 이외엔 밝힐 게 없다”며 함구했다. ‘애플카’ 협의 무산이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철저히 입단속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식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공시 후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관련주는 10% 안팎 내림세를 기록 중이다. 시가총액으로 약 10조원이 사라졌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이 10조원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공시한 데는 이를 단숨에 만회하고도 넘칠만한 진짜 이유 대형프로젝트가 수면 밑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공시에서 일단 애플과 자율주행차에 대한 협의는 부인했지만, “다수의 기업과 자율주행 전기차 공동개발”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증권가에서도 현대차가 애플 외에 다른 기업과의 협력은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의미라는 분석을 내놨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8월 ‘완성차 사업 진출설’과 관련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전기차,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완성차 사업을 하거나 완성차 업체를 인수·합병(M&A)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3년여 전의 상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4차산업혁명이 아니 미래가 앞당겨진 지금 상황과는 다르다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삼성과 LG 등은 완성차 뼈대만 빼고 다 만들 수 있는 기술 수준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그간 현대차그룹이 추진해 온 미래차 부문과 공감대를 같이할 것이라는 것이 우세한 관측이다. 

앞서 삼성이 2017년 인수한 전장기업 하만의 제품이 현대차 일부에 들어가기고 있고 삼성디스플레이도 2011년 내비게이션용 8인치 LCD 공급 계약을 맺은 이후 이번 계약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회동이 잇따라 추진됐던 만큼 향후 이 같은 협력 관계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5월 정 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이 부회장과 전고체 배터리 등에 관해 논의했고, 두 달 뒤인 같은 해 7월에는 이 부회장이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답방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다각도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현재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서울교도소에서 영어의몸이기는 하나 옥중 면회가 아니더라도 사전 공감대를 통해 그간 양대 기업 간의 ‘S카’에 대한 물밑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으로서도 자율주행 전기차를 넘어서 미래성장동력인 미래(차)에 대한 열망은 두 총수가 같은 입장일 것이라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은 최적의 파트너다.

자율주행 전기차, 수소차, 인공지능 자동차, 하늘을 나는 자동차 등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미래 비전도 삼성과 잘 맞아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한편, 다수의 기업과 공동 개발하는 것을 협의 중임을 밝힌 현대차그룹은 삼성 ‘S카’ 외에도 유력하게 ‘L카’, ‘P카’, ‘H카’, ‘K카’ 등이 물망에 떠오르고  있다. 

또한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비밀주의를 고수하는 애플 입장에선 일단 현대차와의 협력설로 불거진 논란을 잠재우는 게 급선무”라면서 “시간이 있으므로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해 미래 모빌리티를 선도하는 대한민국과 현대차그룹에 지구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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