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연합, 한진칼에 주주제안서 안 보내…접수 기한 이미 지나

한진의 경영권 다툼이 사실상 종료됐다. (사진=중앙뉴스DB)
한진의 경영권 다툼이 사실상 종료됐다. (사진=중앙뉴스DB)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한진의 경영권 다툼이 사실상 종료됐다. 이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인 3자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이 다음달 열릴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3자연합은 이날까지 한진칼에 주총 관련 주주제안서를 보내지 않았다. 주주총회는 3월 말 열릴 예정이어서 주주제안 접수 기한은 이미 지난 것으로 알려졌다. 상법상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려면 주총 개최 6주 전까지 주주제안을 해야 하는 것인데 3자연합이 보내지 않은 것이다.

3자연합은 지난해 주총에서 김신배 전 포스코 이사회 의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제안했지만, 모두 주총에서 부결됐다. 반면 조 회장 사내이사 연임 건은 주총에서 통과됐다.

업계에 따르면, 3자연합은 이번 주총에서도 이사 선임 안건을 제안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항공업계 위기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진행 중이라는 점이 고려돼 제안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산업은행(산은)이 한진칼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지분율이 변동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한진칼에 8천억원을 투자해 지분 10.66%를 확보했다. 이에 3자연합의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 지분율은 45.23%에서 40.39%로 감소했다.

산업은행을 조 회장 우호적 지분으로 본다면 주총에서 표 대결로 3자연합이 승리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산업은행이 한진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제도화를 제안하는 주주제안서를 이미 발송했기 때문에 경영 건전성 제고라는 명분도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조 회장을 상대로 했던 3자연합의 주주제안 포기로 인해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조 회장의 승리로 종료됐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한편, 앞서 3자연합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한진칼 신주 발행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된 이후 경영권 다툼을 이어갈 동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자연합은 향후 산업은행의 움직임을 살펴보며 3자연합 해체나 지분 추가 매집 등의 ‘출구 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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