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까지 나서 체육회 폭력근절 지시...‘맷값 폭행’ 당사자 사퇴할까?

[중앙뉴스=윤장섭 기자]대한체육회가 과거 ‘맷값 폭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최철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당선인(마이트앤메인 대표)에 대해 인준이 불가하다는 공문을 아이스하키협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어제(16일)오후 대한체육회로부터 인준 불가 공문을 받았다며 "임원 결격 사유란에 '사회적 물의'라고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가 최철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당선인에 대해 인준이 불가하다는 공문을 아이스하키협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사진=방송 캡처)
대한체육회가 최철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당선인에 대해 인준이 불가하다는 공문을 아이스하키협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사진=방송 캡처)

대한체육회가 최철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당선인의 인준을 거부한 이유는 최근에 붉어지고 있는 스포츠 폭력 근절을 바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앞서 최철원 마이트앤메인 대표는 지난해 12월에 이루어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차기 회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이후 최 당선인은 체육회에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 당선인 인준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대한체육회 산하에 있는 협회의 임원 인준 절차는 일반적으로 하루 이틀 사이에 마무리되는 것이 보통의 상식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최 당선인에 대해서 체육회는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가장큰 이유는 지난 2010년 최철원 대표가 화물노동자를 폭행하고 2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라는 것,

이른바 ‘맷값 폭행’ 사건으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등, 결격 사유가 있는인물을 체육회 산하의 협회장으로 인준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최 당선인은 이일로 당시 1심에서 징역 1년6월을 받았고 항소를 통해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때 이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도 만들어 졌다. 바로 영화 ‘베테랑’이다. 

최철원 마이트앤메인 대표가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에 당선되자 사회 각층에서 최 당선이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정치권에선 비윤리적 행위로 형사상 처벌을 받은 인물을 체육 단체장으로 선임할 수 없도록 하는 이른바 ‘최철원 금지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최 당선인의 입장에서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체육회 산하 협회장에 대해 인준을 거부한 전례가 없고 선거 절차상에도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불복할 가능성이 많다.

이런 상황을 잘 인지하고 있는 체육회 역시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최 당선인의 인준 여부를 논의했으나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갈리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보류를 하고 있다가 최근 붉어진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의 과거 학교폭력 사건을 계기로 되풀이되는 체육계 폭력을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분위기가 돌변했다.

여기에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체육계 폭력을 근절하라고 지시를 내리자 판단을 미루지 않고 인준 거부를 결정했다. 대통령의 지시가 있기 전까지 체육회는 최 당선인을 참석시켜 공정위원회를 열고 양쪽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 신중하게 결정을 내릴 계획이었다.

한편 체육회의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당선인준 거부에 최 당선인은 체육회를 상대로 소송에 나서 법정에서 다투거나 아니면 스스로 사퇴를 하는 두 가지 방안을 두고 고민해야 한다. 최 당선인인 자진 사퇴할 경우 아이스하키협회는 재선거를 통해 새로운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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