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키로나주 우려 정면 반박 온라인 기자간담회 가져 
“중증 환자에 효과 없고 ‘독’이라는 건 무책임한 이야기”
코로나19 백신, 기술자립·기술주권 강조하며 가능성 내비쳐

서정진 명예회장이 조건부 허가를 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임상 결과와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셀트리온 온라인 감담회 화면 캡처)
서정진 명예회장이 조건부 허가를 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임상 결과와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셀트리온 온라인 감담회 화면 캡처)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의 입에 국내외 안팎의 온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서정진 명예회장이 조건부 허가를 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CT-P59)의 임상 결과와 관련한 우려와 의혹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렉키로나주의 임상 결과를 소상히 설명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항체 플랫폼을 활용하면 향후 어떤 코로나19 변이가 발생해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면서 코로나19 백신 기술자립 못 하면 백신 개발까지도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1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경증 및 중등증을 대상으로 진행한 렉키로나주의 임상 2상 결과를 다시금 소상히 밝히고, 향후 계획 등을 설명했다.

렉키로나주는 지난 17일부터 전국 의료기관에 공급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해당 의약품을 제조원가에 공급 중이며, 환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없다.

이날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가 임상에서 일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경증 환자에 효과가 없다는 지적, 항체치료제가 중증 환자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등에 대해 해명했다.

김성현 셀트리온 임상기획담당장은 “임상 2상 시험에 참여한 환자 수(327명)가 적다 보니 통계적 유의성에 대한 의문이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임상 2상 시험은 모든 지표에 대한 데이터의 일관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임상 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른 데 대한 것이다. 그러면서 경증 환자에 대한 효과도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김 임상기획담당장은 “경증 환자에게서도 임상적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2일 이상 단축됐다”며 “다만 이런 효과가 고가의 항체치료제를 사용하기에 경제성 측면에서 유효한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경증 환자에 효과가 없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서 명예회장 역시 “통계적 유의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300여 명에게서 나타나는 바이러스 감소, 회복 기간 단축 등의 효과가 어떻게 모두 우연이겠느냐”며 “폐렴에 쓸 수 있는 약이 어떻게 경증 환자에 효과가 없을 수 있겠냐”고 거세게 반박했다.

특히, 항체치료제가 중증 환자에게는 ADE 반응을 일으켜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ADE는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나 백신을 투여한 사람이 추후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증세가 훨씬 더 심해지는 걸 말한다.

김 임상기획담당장은 “항체로 인해 바이러스 증상이 심해지거나 바이러스양이 증가하는 ADE 현상은 특이 조건이 맞을 때만 가능한 일”이라며 “중화항체를 개발한 후 세포실험 등을 진행한 결과 ADE 부작용 발견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서 회장 또한 “ADE는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보고되지 않았다”며 “이게 약이 아니라 ‘독’이라고 표현하는 건 너무 무책임한 이야기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날 셀트리온은 코로나19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도 강조했다. 이미 셀트리온은 지난 11일 ‘변이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히며, 6개월 이내에 임상까지 완료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셀트리온은 38개의 중화항체를 확보하고 있고, 이 중 32번 후보항체는 영국 및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도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능력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렉키로나를 주력 공급하는 동시에 32번 후보항체를 활용한 신규 '변이 맞춤형 칵테일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은 “이미 다양한 중화항체 풀을 확보했기 때문에 어떤 변이가 와도 대응할 수 있다”며 “이와 함께 변이를 구분할 수 있는 유전자 진단을 통해 맞춤형 치료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 명예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백신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서 명예회장은 “항체를 만든다는 건 항원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라며 “코로나19 백신의 기술 주권의 문제를 고려했을 때 기술자립 못 할 경우 백신 업계까지 진출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명예회장은 “진단키트 등 진단을 위한 시스템은 이미 갖춰져 있고 항체치료제의 허가로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술 주권도 확보했다”며 “단 백신의 경우 해외 도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산 백신이 따라갈 수 있을지가 숙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불을 끄려면 불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미리 가서 방화벽을 지어야 하는 거 아니겠느냐”며 “우리도 백신의 기술 주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변이가 현실이 됐을 때 (유행의) 터널 끝에서 유턴해야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전세계에서 코로나19 변이용 백신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백신 개발에서 뒤처질 경우 개발에 뛰어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 명예회장은 “백신을 만들 수 있는 준비는 돼 있다”면서도 “코로나19 백신이 하고 싶은 게 아니라 향후 변이에 따라 2가, 3가 백신을 만들어야 할 때 우리나라에 대한 공급량이 늦어지면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성이 나오는 사업이 아니지만, 국가 기술자립을 위해 필요하다면 영리성 안 따지고 긴급하게 할 준비는 돼 있다”면서 “우선 백신 주권을 확보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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