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수필가/시인
박종민 수필가/시인

[중앙뉴스=박종민]지난 한 해 동안 엄마 찬스 아빠 찬스 라는 생소한 용어가 대유행하면서 우리 사회를 후끈하게 달궜다. 익히 알려진 바대로 정교수, 조장관이 진원지이다.

조장관이야 서울대법대교수를 거쳐 장관에 이르렀으니 이미 많이 알려진 유명인사지만, 정교수는 지방대교수 신분으로 그 명성이 별로 알려진 바가 없었다.

찬스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그도 인플루언서 반열에 오르는 찬스가 됐다. 기회를 올라타 좋든 나쁘든 명망을? 거머쥐었다. 민심이 흉흉하고 사회가 각박하니 더욱더 찬스라는 말이 약한 자들의 마음을 박박 긁고 할퀴었다. 

 그런데도 자기들 행위가 정당하다고 하니 상처 난 민심에 고춧가루를 뿌리고 공업용 초를 친 격이다. 사회제도가 어쩌니, 교육제도가 그리 만들었다느니 하면서 질 좋은 레시피를 데치지도 않고 생으로 버무리고 무치고 주무르려 한 요리이다.

민심과 인심을 무시한 무지막지한 처사이다. 욕심에 눈이 먼 것이다. 보통 이하의 사람과 달리 지식인이라서 일말의 양심이 있겠지, 하면서 기대했던 사람들이 등을 돌리는 걸 오히려 탓하고 나무라는 뻔뻔함은 해외 토픽깜이다.

이들에게서 뭘 얼마나 얻어 자셨는지 모르지만, 발 벗고 나서 응원하는 열성 팬덤은 또 뭔가? 앞뒤도 분간하지 못하는 질 낮은 bias다. 외 골수에 외눈박이이다. 진정한 부모 찬스(one’s parents chance)를 생각해 본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기들은 희생하고서라도 자식을 위해 역량껏 잘 기르고 가르쳐 어디에 가서도 뒤지지 않을 성인으로 육성해 내는 열정과 능력에 자기가 가진 화력을 집중하는 데 올인하며 사력을 다하고 있다 하겠다.

자기 자식을 제대로 잘 키워낼 책임과 의무를 다하려 하는 게 부모 마음이며 부모만이 가진 자식 사랑이다. 이런 게 진정한 부모 찬스다. 이러한 부모 찬스는 거부할 수가 없고 그 누구라도 옆에서 태클 걸며 꼬집을 이유가 없다.

자식 잘 되게 가르치고 자식을 건강하고 튼튼하게 키워내 이 사회에 내로라하는 듯 진입시키겠다고 하는 교육열이며 양육행위이다. 위에 언급한 조장관이나 정교수의 아빠찬스 엄마찬스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과거 한동안은 낙하산이란 용어가 흥행하면서 서한 민심에 불을 질렀다. 아직도 여전히 남아있다.

정관계를 비롯해 공공단체나 기업에서 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가 자기 지위를 이용해 하명(下命)하는 것이다. 평정심을 잃고 내리꽂는 것이다. 마땅히 여기 낙하산엔 금품이 오간다. 부탁받은 아랫사람은 벌벌 기며 납쭉 엎드릴 수밖엔 없다. 자기 신분도 생각해야 하니까. 이 역시 찬스다.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다.

쥐도 새도 모르게 쉬쉬하고 조용히 넘기려 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새나가기 마련으로 바짝 마른 민심과 인심은 인화성 물질이 되어 활활 잘도 타오른다. 성이 났고 울화에 치달은 인심이 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을 가져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뿐 조금 지나면 그만, 별반 달라지는 게 없다.

경험을 익힌 노련한 유력정치인들은 하거나 말거나 늘 무대응 무 대꾸로 국면을 전환해 간다. 시간이 해결하리라는“그럼 에도 불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명문화된 리벨롱의 반지 설법을 교훈으로 삼은 것이리라. 아무 댓 구 없이 무대응으로 나가면 제풀에 주저앉는다고 믿은 것이다.

과연 그럴까? 아빠찬스 엄마찬스는 식지 않고 두고두고 오랫동안 회자 되며 곱씹게 되어있다. 불공정 불균형 불평등이기 때문이다. 문재인대통령이 취임 일성으로 내뱉은 정의 공정 평등을 강조했던 게 이건 아니다. 최측근의 아빠엄마 찬스에 방방 뜰 수밖엔 없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