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수도 인스타그램에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애도

[중앙뉴스=윤장섭 기자]국내 최초로 군 복무 중에 성전환 수술(트랜스젠더)을 받았다가 강제 전역한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숨을 거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고인을 추모하며 명복을 비는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군 복무 중에 성전환 수술(트랜스젠더)을 받았다가 강제 전역한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사진=방송캡처)
군 복무 중에 성전환 수술(트랜스젠더)을 받았다가 강제 전역한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사진=방송캡처)

변희수 전 하사는 강제 전역 취소 소송 첫 변론을 한 달여 남겨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지난달 28일 이후, 변 전 하사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지역 정신건강센터의 신고를 받고 변 전 하사의 자택으로 찾아갔다가 이날 오후 5시49분께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신이 꽤 부패한 점으로 미뤄 변 전 하사가 숨을 거둔 지 상당 시간 지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변희수 전 하사가 사망했다는 소식에 SNS상에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들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트랜스젠더 인권단체인 ‘트랜스해방전선’은 지난 3일 SNS(페이스북)에 “수많은 트랜스젠더퀴어 당사자들은 변 하사님의 용기 있는 선택을 보며 힘을 얻었다”라는 글은 게제하며 “변 하사님의 명복을 빌고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렌스젠더의 대모격인 하리수도 4일 인스타그램에 변희수 전 하사 사망 관련 기사를 게재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했다.

숨진 변 전 하사는 육군에서 전역한 뒤인 지난해부터 청주에 내려와서 살았으며, 가족과도 연락이 잘 닿지 않고 심리상담 과정에서 심각한 스트레스를 호소해 정신건강센터 쪽에서 중점 관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3개월 전에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청주 출신인 고인은 2017년 기갑병과 전차승무특기로 임관해 경기 북부의 한 부대에서 육군 부사관으로 복무했다. 변 전 하사는 전차조종수로서 군 임무 수행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으나 성 정체성 문제로 국군수도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등 갈등을 겪다가 2019년 11월 국외 휴가 승인을 얻어 태국으로 건너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왔다.

성전환 이후 변 전 하사는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꾸려고 관할 법원에 성별 정정 허가를 신청하는 한편 군에서 계속 복무하기를 희망했으나 육군은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해 지난해 1월 강제전역을 결정했다. 

당시 변 전 하사는 전역심사를 이틀 앞둔 지난해 1월20일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고 부당한 전역심사 중지를 요청하는 긴급구제 신청도 함께 제기했다. 인권위는 다음날인 21일 긴급구제 결정을 내리고 육군본부에 전역 심사위원회 개최를 3개월 연기할 것을 권고했으나, 육군은 전역심사를 강행했다. 변 전 하사는 육군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지난달, 청주지방법원은 변 전 하사의 가족관계등록부 표기 정정 신청을 받아들였고 성별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뀐 상태였다.

군 당국은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아 강제 전역 처분을 받은 변희수 전 육군 하사의 사망 소식에 공식 반응은 자제하며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육군 관계자는 “민간인 사망 소식에 따로 군의 입장을 낼 것은 없다”면서도 “고인의 안타까운 소식에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